구름 위를 걷는 듯한 오솔길에 풍덩!…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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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가족여행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오솔길에 풍덩!…북한산 유철상의 가족여행 <76>북한산둘레길 흰구름길

기사입력2017-04-20 10:08

유철상 객원 기자 (poetry77@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북한산 흰구름길은 13개의 북한산 둘레길 구간 중 비교적 긴 코스(4.1㎞) 중 하나다. 보통 사람 걸음으로 대략 2시간가량 거닐 수 있는 흰구름길 구간은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12m 높이의 구름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정상에 올라가지 않아도 북한산(북한산·도봉산)의 경관과 서울 도심 그리고 멀리 수락산 등을 구름 위에서 조망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원형 계단을 이용해 다른 전망대와 차별화했으며, 올라가서 보는 경치 또한 일반적인 전망데크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멋이 있다.

북한산<사진=상상출판>

곳곳에 배드민턴장과 체육시설 등이 조성돼 있어 미리 운동기구를 준비해 간다면 자녀들과 트레킹 중간중간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또 강북구청 자연 생태체험장도 있어 체험학습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으로도 좋다. 멋진 조망, 운동시설, 학습효과까지 흰구름길에서는 1석3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둘레길은 계속된다. 울창한 숲 사이로 나무계단과 데크가 이어진다. 길이 참 좋다. 흰구름길 구간이 대체적으로 걷기에 적합한 길 같다. 예쁘게 만들어진 돌계단이 여행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다.

도로를 잠시 건너는 횡단보도가 나온다. 횡단보도를 건너 인도를 따라 잠시 걷다보면 본원정사 앞이 나오고 여기서 다시 마을길로 들어간다. 다리를 넘자 텃밭이 나오고 다시 오솔길이 이어진다. 오솔길에서 인공 계단을 훌쩍 올라서니 제법 커다란 공원이 나온다. 약수터도 있고 벤치가 잘 갖춰져 있어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과일과 김밥을 먹기도 한다. 한데 희한한 점은 쓰레기가 없다. 사람들이 가져온 음식을 먹은 뒤 가방에 다시 쓰레기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북한산 둘레길<사진=상상출판>

쉼터에서 휴식을 취한 뒤 또다시 출발. 계단을 따라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이 구간이 흰구름길에서는 조금 경사가 있다.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갔더니 왼쪽에 화계사 일주문이 있고 작은 다리를 건너자 화계사 이정표가 나온다. 약 30분간 둘레길 구간을 걸으니 화계사가 나왔다. 화계사의 매력은 넓은 마당에 있는 평상이다.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화계사 신도들이 차와 바자회를 열기 때문에 쉬면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화계사는 오래된 사찰이다. 화계사(華溪寺)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이다. 외국인들이 머물면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는 공간으로도 유명하다. 화계사는 조선 중종 17년인 1522년에 고려 때부터 있던 암자를 옮겨 건립했다. 조선 광해군 재위 중에 화재로 전소됐다가, 왕의 할아버지인 덕흥대원군 가문의 도움으로 다시 지어졌다. 흥선대원군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에 얽힌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흥선군이 재야에 있을 때 화계사에서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이장하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행했으며, 이로 인해 아들이 왕위에 오르게 됐다는 이야기다.

흰구름길 구간은 높이 12m의 구름전망대가 설치돼 있는 곳이다. 독특한 모양의 원형계단을 통해 전망대에 오르면 북한산, 도봉산 인수봉, 수락산, 불암산, 용마산, 아차산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빨래골 계곡은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해 대궐의 궁중 무수리들이 빨래터와 휴식처로 이용하면서 ‘빨래골’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북한산에서 바라다 본 서울 도심<사진=상상출판>

경기 북부지방의 선비들이 한양에 과거를 보러 나설 때 우이령을 넘어 이곳에서 손발을 씻고 한양으로 들어가던 길목이었다고 한다. 옛날의 빨래터이자 쉼터였던 이곳은 계곡이 제법 넓어 가볍게 탁족을 즐기거나 계곡 옆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김밥이나 음료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구름 전망대는 하늘길 구간에 있는 ‘스카이 워크’ 전망대와 함께 둘레길 구간 중에서 경치가 좋기로 손꼽히는 전망대 중 하나다.

구름 전망대에서 8분정도 가니 빨래골공원지킴터가 나왔다. 빨래골은 옛날 궁중무수리들과 마을 주민이 빨래터로 이용했을 만큼 골짜기가 길게 늘어져 있다. 구름전망대를 지나 빨래골공원지킴터 방향으로 출발. 역시나 둘레길은 많은 노력이 살아있는 길임이 틀림없다. 빨래골공원지킴터 주변에 평상과 벤치가 곳곳에 있어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13개 둘레길 구간은 이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강북구와 성북구 경계선인 흰구름길 구간 끝은 솔샘길 구간의 시작이기도 하다. 북한산 둘레길 구간이 쉬운 길로만 된 것이 아니어서 등산화는 필수다. 흰구름길 구간 입구에서부터도 오르락 내리락의 연속이었다. 계단이 설치된 곳도 있지만 흙으로 된 구간은 이날 내린 비로 질퍽거리거나 미끄러웠다. 하지만 북한산 경치를 두루 구경하며 곳곳에 설치된 마루와 운동 기구, 약수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