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처진 4차산업혁명…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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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뒤처진 4차산업혁명…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 민간주도·네거티브 규제·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기본원칙

기사입력2017-06-08 20:3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율촌 김선희 변호사는 ‘4차 산업혁명 법제도 개선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신산업 육성을 위한 분야별 규제가 너무 많고 이해관계자가 복잡해 통일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한 4차 산업혁명 기본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준비도가 주요국에 비교해 뒤처져 있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와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에서 ‘4차 산업혁명과 수출 중소기업의 미래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새 정부의 정책 추진방향을 모색했다. 법무법인 율촌 김선희 변호사는 ‘4차 산업혁명 법제도 개선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ICT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한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대응이 더딘 이유는 다양한 분야에서 중복적으로 나타나는 규제 때문”이라며 “신산업 육성을 위한 분야별 규제가 너무 많고 이해관계자가 복잡해, 통일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한 4차산업혁명 기본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각국 4차 산업혁명 준비에 잰걸음…뒤처진 대한민국

스위스 글로벌금융그룹 UBS가 최근 OECD 주요 45개국의 4차 산업혁명 적응 수준, 즉 국가시스템이 갖추고 있는 역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준비도는 25위였다. 대만, 말레이시아보다 뒤진 순위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4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새로운 문명’이라고 할 만큼 예측불가 영역이다. 따라서 각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주요국 대응전략을 살펴보면 미국, 독일 등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가운데 일본, 중국 등도 대응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은 기업 중심의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정부는 파트너십 형성 등 기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독일은 기업만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기업과 정부의 공동대응체제를 선택했다. 일본은 정부 중심으로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산업·기술 육성뿐만 아니라 교육·노동 등 사회 전반의 국가개혁에 중점을 뒀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중국은 정부 주도의 제조강국 계획을 수립했으며, ‘중국제조 2025전략’을 통해 정부의 독자적인 역할보다는 민간과 협력하겠다고 공언했다.

4차 산업혁명 동력 가로막는 규제 많다…기본법 필요

우리나라는 다양한 주체들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스마트코리아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현 상황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금융권 클라우드, 핀테크 등 신산업을 활성화하고 성장시키는 것을 가로막는 규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변호사에 따르면 기본법의 기본원칙은 네거티브(Negative) 규제 방식이다. 열거된 것만을 허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기존의 포지티브(Positive) 규제를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 전환해, 금지한 것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제도개선을 통해 민간주도의 자율규제가 이뤄져야 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벤처기업의 상생화 협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함께 정보의 자유로운 활용과 개인정보의 실질적인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서 4차 산업혁명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변호사가 제안한 기본법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산업에 대한 정의와 유형화를 통해 법 적용범위를 확정하고, 새로운 기술개발시 이를 즉시 포괄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법에는 4차 산업혁명 전담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담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담위원회는 4차산업의 발전과 육성을 위한 전략과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실태조사와 추진실적 분석·점검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여러 정책들이 상호 충돌하거나 중복으로 규제가 될 때는 이를 조정하고, 정책과 규제에 대해 영향평가를 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도 마련한다.

4차산업을 위한 규제프리 샌드박스 제도의 도입도 기본법에 담길 내용이다. 규제프리 샌드박스란 기업의 혁신적인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현재 시행중인 규제를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업이 정부에 신청하면 정부가 이를 심사하고 허가한다. 사업시행 이후 정부와 기업은 효과를 분석해 향후 규제방향을 설정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