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내일채움공제’ 中企 구인난 해소 도움됐나

프린트

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청년내일채움공제’ 中企 구인난 해소 도움됐나 단기책 외 청사진 필요…중소기업 취직꺼리는 원인부터 제거해야

기사입력2017-07-11 18:32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실업률은 11.3%로, 1998년 외환위기(11.8%)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고질적인 구인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비해 임금이 낮고 복지혜택도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도 그중 하나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취직한 청년(만 15~34세)들이 2년동안 매달 12만5000원(총 300만원)을 납입하면, 12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7월초 기준 국내에서 가장 금리가 높은 2년만기 정기적금의 금리(최고 우대금리포함 3.1%)와 비교하면, 100배에 달하는 이자율이다.

채용한 회사와 채용된 직원이 각각 2년간 300만원을 적립하고 정부가 600만원을 지원해 1200만원을 만든다. 여기에 예금금리를 더해 청년 노동자에게 돌려준다. 얼핏보면 기업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정부가 참여기업에 채용유지지원금을 2년간 500만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200만원의 이득을 보는 셈이다.

5인 이상의 중소기업에 취직한(업종에 따라 5인 미만도 가능) 만 15세~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단, 고용노동부의 사업을 수료한 이력이 있어야 하고, 해당직장에 2년이상 다닐 것을 약속해야 한다. 기업이 고용노동부에 해당사업을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900만원, 기업이 400만원을 내서 최대 1600만원까지 만들어 준다는 방침이다. 9월부터는 중소기업이 아닌 중견기업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청년근로자에게는 목돈을 마련할 기회가 되고, 기업에는 근로자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어 구인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말 기준 청년 노동자 3838명만이 청년내일채움공제의 혜택을 봤다.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1만명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기준이 까다로워 실제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게 근로자들의 얘기다.

사업에 참여하려는 근로자는 고용부의 청년인턴제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취업성공패키지 1단계 이상, 또는 일학습병행제를 이수해야 한다. 또 사업을 신청하려는 기업은 반드시 최저임금의 110%이상을 월급으로 줘야 한다. 올해 최저임금을 적용한 월급 135만2230원을 기준으로 할때 149만원이상이거나 연장수당을 제외한 월급이 150만원이상인 경우만 가능하다. 최저임금만 받으며 근무하는 영세기업 직장인들은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권고사직률에 따라 기업당 지원받을 수 있는 대상자의 수도 달라진다. 사업신청에 필요한 서류가 많고, 상시 근로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점도 기업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일이다.

국가재정으로 이뤄지는 사업인 만큼 깐깐한 심사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십분 공감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으로 청년 구직자들이 몰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달성하기 고민이 더 필요한 대목이다. 청년 구직자들이 중소기업 취직을 꺼리는 이유는 열악한 근무환경, 낮은 복지수준과 임금 등이 대표적이다. 즉 지금 당장의 지원책도 필요하겠으나, 그 실효를 볼수 있도록 세분화해야 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청년 구직자가 중소기업을 기피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제거해 나가는 종합적인 대책 다시말해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