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창업부터 가맹거래사 컨설팅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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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가맹점 창업부터 가맹거래사 컨설팅있어야” 본사·점주 함께해야 프랜차이즈 발전…가맹거래사협회 김승완 협회장

기사입력2017-09-11 19:26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후, 가장 먼저 관심을 둔 분야는 가맹사업과 대리점이다. 그리고 100여일이 지난 지금, 관련 실태조사도 나오고 또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스스로 나서 자정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하루가 멀다고 가맹사업 ‘갑질’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는 그동안 폐단이 켜켜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곪아 왔던게 한꺼번에 터진 것입니다. 가맹본사가 갑질을 해도 가맹점주들은 부당함을 호소할 데가 없었던 것이죠. 법원은 엄격한 증거를 요구하고, 계약내용을 바탕으로 판결을 내리는데, 이를 계약 당시부터 챙기는 가맹점주들이 없습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 말만 믿고 창업을 하는데, 나중에 틀리거나 달라도 사업을 접을 수도 없죠. 창업을 하기 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면 이런 문제는 줄었을 겁니다.”

(사)대한가맹거래사협회 김승완 협회장은 “가맹점주들이 창업을 고민할 때 가맹거래사를 만나 전문적인 의견을 들으면, 조금 더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가맹거래사 분쟁 참여 가능…“창업부터 컨설팅 이뤄져야”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사)대한가맹거래사협회 김승완 협회장은 올해 초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과 함께 가맹사업법 개정을 통해 가맹거래사의 활동 범위를 확대했다.

“공정거래조정원에서 분쟁조정을 할 때, 본사에서는 전문가가 나오는데 이들을 가맹점주들이 상대하기 어렵죠. 그러다보니 분쟁조정이 본사에 유리한 쪽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리인으로 분쟁조정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조정원에 요청도 해봤지만 거절을 당했습니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입법을 추진했고, 올해 9월부터는 가맹거래사가 가맹점주들과 함께 분쟁에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게 가장 좋다. 창업을 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가맹거래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는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예를들어 가맹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점주가 본사로부터 받는 정보공개서와 계약서는 몇십 페이지에 이른다. 양도 많을 뿐더러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도 사실 쉽지 않다. 김 협회장이 분쟁을 겪는 가맹점주들에게 ‘정보공개서를 받지 못했나’를 물어보니, ‘봐도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점주들이 창업 이전 가맹거래사를 찾아 컨설팅을 받았으면, 선택 자체가 좀더 신중했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사)대한가맹거래사협회는 약 600명의 가맹거래사 중 2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는 단체다. ©중기이코노미

또 현행 가맹사업법에는 가맹점주의 신중한 선택을 위해 정보공개서를 받은 후 14일의 숙고기간을 가진 이후에 계약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가맹거래사를 통하면 숙고기간을 7일로 줄일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활용하는 건 본사다. 숙고기간을 줄이기 위해 본사들이 가맹희망자들에게 본사가 지정한 가맹거래사를 찾아가도록 한다. 본사가 지정한 가맹거래사의 경우 본사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점주가 직접 가맹거래사를 찾아 객관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1명당 가맹점 500곳…“본사, 개선하려 했는지 돌아봐야”

김 협회장에 따르면, 가맹거래사 자격시험 합격자는 현재 누적 600명 정도다. 그러나 합격후 연수를 받고 활동하는 가맹거래사는 절반에 못 미친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6년 12월기준 가맹점 수는 약 30만개다. 가맹거래사 1명당 가맹점이 약 500곳이다.

“공정위에서도 가맹거래과는 그간 한직으로 여겨졌고, 잠깐 스쳐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가맹거래사가 가맹사업 전문가로서 가맹점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에도, 매년 적게는 20여명에서 올해 70여명까지 선발인원이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시장에는 프랜차이즈가 대부분인데, 가맹점주들이 가맹거래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죠.”

지난 6일 열린 ‘가맹사업법 개정 촉구대회’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김승완 협회장. ©중기이코노미

김 협회장은 지난 2003년 가맹거래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전에는 특허청에서 근무를 하다 변리사로 활동을 했다. 가맹거래사들이 김 협회장의 경우처럼 변리사나 노무사, 변호사 자격을 함께 취득한 경우가 적지않다고 소개했다. 가맹거래사협회는 여러 곳에서 활동을 하며, 가맹사업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가인 가맹거래사를 직접 찾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 협회장은 프랜차이즈 산업계가 발전하기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 가맹점주들의 협상력 제고를 꼽았다.

“가맹본사가 본사에 우호적인 가맹점주들에게는 좋은 물품이나 잘 팔리는 물품을 몰아주고, 또 우호적인 점주들로 구성된 가맹점주단체만을 협상대상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 분쟁이 생기고, 골치 아프다고 차라리 직영점만 하겠다는 본사도 나오고 있죠. 가맹본사도 이익을 내야 하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간 본사가 잘못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나 아이템의 가치에 맞는 적정한 수준을 요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고 개선의 노력이 있었나를 짚어봐야 합니다.”

프랜차이즈는 결국 가맹본사가 가맹점을 지원해주고, 가맹점주가 그만큼 수익을 내 가맹본사에 합당한 가치를 지불해야 운영되는 구조다.

“가맹거래사협회도 일방적으로 가맹점주를 편드는 것은 아닙니다. 가맹점주와 가맹본사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인드를 갖추고 프랜차이즈 산업을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맹거래사는 그런 양측의 의견을 기회가 될 때마다 경청하고, 중간 입장에서 사전에 분쟁을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