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자두 제대로 알렸다”…‘푸룬’ 전도사 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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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건조자두 제대로 알렸다”…‘푸룬’ 전도사 자부 건조 과일·주스 제조 및 유통 전문기업 ㈜테일러팜스 장기수 대표

기사입력2017-10-31 15:07

웰빙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늘면서 다양한 효능을 지닌 ‘슈퍼푸드’가 인기다. ‘푸룬’도 이 가운데 하나다. 푸룬은 서양 자두를 말린 것으로 식이섬유, 철분, 칼륨 등 미네랄과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변비, 피부미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푸룬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겨우 몇해 전. 여기에는 한 중소기업의 십수년간 노력이 숨어있다.

건조 과일·주스 제조 및 유통 전문기업 ㈜테일러팜스 장기수 대표 ©중기이코노미

‘웰빙지향’의 건조과일·과일주스 제조 및 유통 전문기업인 ㈜테일러팜스 장기수 대표는 “지금은 푸룬하면 적잖이 알고 있지만, 사업을 막 시작했을 때는 거의 대다수가 몰랐다”며 “한국에 푸룬을 최초 수입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제대로’ 알린 최초의 사람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일곱번 넘어지면 여덟번 일어나는 ‘푸룬 전도사’ 해외시장 개척

장 대표가 푸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대웅제약과 풀무원 합자회사인 피앤디에서 근무하면서 장 대표는 풀무원의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 유통하게됐고, 이 때 국내 여성의 60~70%가 변비로 고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2003년 당시만해도 몸에 자극적인 습관성 변비약이나 식이섬유를 이용한 팽창성 변비약이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장 대표는 효능이 좋고 안전한 푸룬이라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기세좋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푸룬이라는 생소한 과일을 아는 이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푸룬의 효능을 잘 알고 있는 의사, 약사 등을 중심으로 푸룬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영업부서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두발로 뛰며 푸룬을 알린지 몇개월이 지나자, 시장에서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는 게 장 대표의 얘기다.

자리를 잡아가나 싶던 테일러팜스는 또 한번 고비를 맞는다. 2008년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였다. 환율은 1500원대까지 치솟았고, 푸룬을 유통·판매하던 주변의 회사들은 수입을 중단했다. 당시 한미FTA가 시행되기 전으로 푸룬주스의 경우 50%에 달하는 관세를 지불해야 했는데, 높은 환율과 고율의 관세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지금의 ㈜테일러팜스를 있게 해준 푸룬주스.<자료=테일러팜스 홈페이지>

그러나 정 대표는 사업을 그만두는 대신 다른 방법을 택했다. 완제품이 아닌 원료를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유통해 보자는 것이었다. 2011년 부산에 자체 공장을 설립하고 제품수출에도 욕심을 냈다. 이 과정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당시 미국에서 유통되는 푸룬주스와 동일한 품질을 구현하려다보니,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또 해외시장 제품유통과 관련, 믿을만한 현지 바이어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홍콩에 수출하겠다고 결심한 이후 2011년 하반기부터 홍콩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에 참여하면서 바이어를 찾아다녔지만, 성과없이 부스 참여횟수만 늘어갔다. 그러던 중 2012년 초 테일러팜스 제품에 관심을 가진 바이어를 만날 수 있었고, 한화 3000만원에 해당하는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체험단 유치, 광고 등을 통해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십수년간의 노력에 힘입어 테일러팜스는 건조과일 시장에서 현재 국내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만 75억원에 달한다. 2014년에는 수출개시 3년만에 100만불 수출탑을 받는 성과도 냈다. 2015년기준 전체 매출의 20%가량이 수출이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출비중은 5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주 수출국은 홍콩과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등 총 7개국에 이른다.

“브랜드로 품질이 보장돼야 지속적으로 제품 판매가 가능하다”

장 대표는 사업초기부터 푸룬과 테일러팜스 브랜드가 국내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광고, 홍보 등 모든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제대로 된 브랜드가 있어야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지속적인 사업도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테일러팜스가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 푸룬뿐만 아니라 살구, 석류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중기이코노미

“소비자들은 무엇을 구매하더라도 브랜드있는 큰 회사의 것은 믿습니다. 대기업은 상관없어요. 그렇지만 중소기업은 아니거든요. 매출규모만 컸지 브랜드를 말하면 모르는 기업이 대다수입니다. 브랜드가 없으면 결국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죠.”

OEM은 언제나 다른 회사가 대체할 수 있다. 당장 매출이 나올지는 모르나, 지속적으로 사업을 해나가는데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장 대표의 판단이다. 중소기업이라면 처음부터 브랜드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 장 대표가 사업을 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장 대표는 브랜드 대중화를 위해서 회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게 중요다고 말한다. 예컨대, 일반 제조기업에서 고품질의 생산공정을 유지하면서, 제품디자인이나 광고를 잘 하고 싶다고 해서 이 모두를 만족스럽게 실행하기는 어렵다. 품질에 강점이 있다면, 강점을 보다 강화하면서 디자인이나 광고부문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디자인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고, 광고전문가를 잘 선별해서 회사의 철학을 담아내도록 하는 일은 경영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장 대표는 활용할 수 있는 모든 툴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를 알리는데 필요한 비용은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테일러팜스의 경우 미국의 캘리포니아푸룬협회와 미국 농무부를 통해 마케팅 비용의 일부분을 지원받았다.

장 대표는 당분간 푸룬을 알리는 ‘푸룬 전도사’로 나설 생각이다. 이후 여건이 되면 푸룬을 원료로 하는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시장으로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테일러하면 누구든지 알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브랜드로 품질이 보장돼야 지속적으로 제품 판매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원’도 처음에는 특정회사의 상표였지만 이제는 조미료의 대명사가 됐듯이, 푸룬하면 ‘테일러’가 자연스레 떠오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