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한번 노력 불필요 Zero Effort Shop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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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터치 한번 노력 불필요 Zero Effort Shopping “소비심리 회복 당분간 어려워”…1인 가구, 액티브 시니어 주목

기사입력2017-11-24 19:07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이스라엘의 학자 유발 하라리는 자신의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에서 “오늘날의 모든 해가 혁명적이다”라고 말했다. 시대의 변화가 빠르다는 얘기다. 하루 아침에 트렌드가 변하고, 소비행태도 바뀐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AT커니의 심태호 파트너는 24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유통트렌드와 미래성장 전략 세미나’에서 “이처럼 소비자가 변하기 때문에 유통업계가 변한다”며 “특히 24시간 온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통매체와 연결성(connectivity)을 유지하는 ‘커넥티드 컨슈머’ 비중이 급속히 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세분화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 밀레니얼 세대, 액티브 시니어=소비자는 크게 9개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20·30대 미혼의 소비자는 ▲다양한 쇼핑몰에서 문화와 소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싱글 몰링족’ ▲가격보다는 새로운 경험과 트렌드를 추구하는 ‘트렌드 추구형’ ▲적극적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합리성을 중요시하는 ‘합리적 소비형’ ▲소비 자체에 큰 흥미나 의미를 두지 않거나,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소극적 소비형’이다.

‘대시(Dash)’는 생필품이 떨어졌을 때 집에 설치된 대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아마존에 주문이 들어가는 서비스다.<자료=아마존>

30대 이상의 소비자는 ▲영화관, 푸드코트를 중심으로 가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자녀의 문화체험을 중시하며, 적극적 소비력을 보유한 ‘가족동반 몰링족’ ▲트렌드와 고급화된 상품을 선호하며 쇼핑과 문화생활에 활발한 소비를 하는 ‘프리미엄 지향형’ ▲가성비나 현재 경제력을 고려하고,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40대 이상의 ‘가치소비형’ ▲이용하는 쇼핑몰이 정해져 있으며, 영화나 쇼핑몰 방문에 뚜렷한 목적을 가지는 30~40대 소비자인 ‘목적방문형’ 그리고 ▲50대 이상의 ‘실버족’이다.

심 파트너는 “소비심리가 당분간 살아나기 어렵기 때문에 9개의 소비층을 좀 더 세분화해, 그 중 높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1인 가구와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액티브 시니어 소비층을 눈여겨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심 파트너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인가구는 나를 위한 소비와 사회활동을 위한 여가 소비를 중시한다. 또 1인가구의 증가는 반대로 30대 기혼 가구의 감소를 의미한다. 2014년 대비 2025년 1인가구는 27만3000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반대로 30대 기혼 가구는 82만9000가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하는데, 향후 생산활동의 주축이다. 이 세대의 특징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에 익숙하다. 25세에서 34세 사이 소비자 중 온라인 구매를 경험한 비율은 73.6%로 전체 59% 보다 높다. 이들의 구매력이 커질수록 소비의 脫오프라인화는 심화될 것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연금이나 보험, 재테크를 통해 은퇴 이후에도 높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소비층이다. 또 액티브 시니어는 적극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에도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시니어시장 규모도 급속히 성장할 전망이다. 심 파트너에 따르면, 2012년 27조원의 시니어시장 규모는 2015년 39조원, 2018년 56조원, 2020년은 72조원에 이른다.

◇노력 없이 가능한 쇼핑 ‘Zero Effort Shopping’=이처럼 변화하는 소비자에 맞춰 유통산업 역시 바뀌어야 한다. 심 파트너는 한마디로 “Zero Effort Shopping이 현재 가장 진보된 유통의 모델”이라고 했다. Zero Effort Shopping은 소비자가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쇼핑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다. 달리 말하면, 고객에게 구매욕구가 있을 때, 그 욕구를 시간이나 공간, 상황의 제약없이 바로 구매로 연결해주는 것이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Toch’는 영상콘텐츠와 함께 쇼핑을 함께 서비스 하고 있다. 영상의 빨간 점(①)을 클릭하면 영상 하단에 쇼핑 가능한 목록이 뜨며(②), 목록을 터치하면 바로 쇼핑사이트로 연결된다. 사진은 Toch 어플 캡쳐화면. ©중기이코노미

대표적인 Zero Effort Shopping이 아마존의 ‘Dash’다. Dash는 한 개의 버튼만이 달려있는 기기다. Dash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마존 어플에 연동만 하면 된다. 이후 Dash 기기로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거나, 이미 제품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구매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이뤄진다. 원하는 제품을 제품목록에서 찾거나, 결제하기 위해 카드번호를 입력하는 등 기존의 쇼핑과정이 필요없다. 심 대표는 “아마존은 웹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분석하며 자신들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의 발달은 콘텐츠 소비와 쇼핑의 경계를 허물며, 미디어 커머스로 이어진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Toch’는 영화나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을 제공하고, 영상에서 구매 가능한 상품은 점으로 표시한다. 이용자가 점을 터치하면 쇼핑사이트로 연결한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텍스트 보다는 동영상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쇼핑과 연결한 것이다.

심 대표는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보면, 하나의 콘텐츠가 문화와 광고, 마케팅, 커머스의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며 “최근 웹드라마나 스낵컬쳐, 인포테인먼트 등은 디지털화에 맞춰 짧은 시간에 정보를 주거나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쇼핑과 연결하면서 서로 시너지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확실한 것은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것”이라며 “백화점은 백화점과, 마트는 마트와 경쟁을 했다면, 이제는 백화점에서 파는 제품을 온라인에서 사기도 하고, 전문점에서 사기도 한다. 경쟁의 틀 자체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