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부담금, 해당지역 주거안정에 사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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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재건축부담금, 해당지역 주거안정에 사용해야 국가 차원 사회불균형 해소·균형발전은?…부의 재분배 조세제도로 해결

기사입력2018-05-24 09:48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재건축부담금을 ‘사회적 형평’이라는 입법목적에 걸맞도록, 저소득층이 부담할 수 있는 주택재고 증가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주최한 ‘재건축 규제, 공익 VS 사유재산 침해 균형점은?’ 토론회에서 명지대학교 김준형 교수는 “재건축이익환수법 목적은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환수함으로써 ‘사회적 형평’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재건축초과이익을 환수함으로써 사회적 형평을 제고할 수 있다는 확답을 주지 못하면, 초과이익 환수 정당성은 앞으로도 계속 도전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건축초과이익 배분…중앙(50%) vs 광역 (20%) vs 기초(30%)

재건축이익환수법은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고 개발이익 독점을 막기 위해 2006년 도입했다. 2012년부터 유예됐다가 올해 부활했다. 재건축초과이익은 재건축사업으로 정상상승분을 초과해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의미한다. 재건축사업 종료시점 주택가격에서 개시시점 가격과 정상상승분, 개발비용을 공제한 금액이다. 징수된 부담금은 중앙정부 50%, 광역자치단체 20%, 기초자치단체 30%로 배분한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재건축부담금은 해당지역 주거안정에 활용해야 한다

김준형 교수는 재건축이익환수법 목적으로 명시된 ‘사회적 형평’을 실현하기 위해 재건축부담금을 해당지역 주거안정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재건축 초과이익을 환수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사회적 형평의 실체는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개선”이라고 주장했다. 재건축 부담금은 지자체의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 재정비특별회계, 국민주택사업특별회계 등의 재원으로 귀속된다. 2006년 법 도입 당시 건설교통부는 “징수된 부담금은 주거환경 정비, 임대주택 건설, 저소득층 주거지원 등 주거복지 증진을 위해 전액 사용된다”고 밝혔다. 법령 및 정부발표를 토대로 볼 때, 환수 목적으로 제시된 사회적 형평은 구체적으로는 저소득층 주거복지를 의미한다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기성시가지 재건축은 해당지역 저소득층을 외곽으로 몰아낸다. 김준형 교수는 “재건축이 추진되는 지역은 대부분 기성시가지이다. 기성시가지는 상대적으로 직장과 가까이 있거나 편의시설이 많으며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는 등 입지조건이 양호하다. 이처럼 양호한 환경요인을 갖춘 지역에서 신축주택으로서 주택의 질까지 높아지면 가격은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오래된 주택은 지역내에서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구가 부담가능한 주택으로 기능한다. 재건축은 기존주택을 신규주택으로 대체함으로써 기성시가지내 부담가능주택을 줄이는 결과를 야기한다. 주거비부담능력이 낮은 가구는 기성시가지내 주거기회가 줄어들면서 주거공간이 도심외곽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성시가지에서 저소득층이 줄면 지역경제 성장이 저해된다. 김준형 교수는 “지역경제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저소득 근로자가 필요하다. 직장과 주거가 멀어지는 교외확산 현상은 자가용 의존도를 높인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저임금 서비스근로자의 직장과 주거가 멀어지면 교통량이 폭주하고 환경오염을 야기할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지역 불균형 문제를 초래한다.

프랑스 경우 저소득층 주거안정을 위해 지역주거계획을 수립할 때, 정부가 저소득층에게 저가로 임대해 주는 아파트(HLM) 건설계획을 포함한다. 2000년부터 인구가 5만명이상인 도시에 대해 주택 20%를 HLM으로 확보하도록 의무화했다.

현행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저소득층 부담가능주택 늘리는데 한계

23일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재건축 규제, 공익 VS 사유재산 침해 균형점은?’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현행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도는 부담가능주택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는게 김준형 교수 주장이다. 김 교수는 “현행법은 부담금을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 재정비특별회계, 국민주택사업특별회계 등에 귀속하라고 돼 있을 뿐, 부담가능주택 재고의 유지나 증가를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며 “중앙정부로 귀속되는 부담금을 배분할 때, 지방자치단체 주거복지 증진 노력과 주택사업실적, 재건축부담금 활용실적 등과 연계하고 있으나, 부담가능주택 재고와는 연동하지 않는다. 징수한 부담금이 부담가능주택 재고를 유지, 확충하는데 기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준형 교수는 환수한 부담금이 해당지역에 활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 교수는 “재건축사업에 따른 주거복지 악화는 지역주민에게 발생한다. 그 영향이 미치는 범위는 넓게 잡아도 광역자치단체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현재는 징수된 부담금 50%가 중앙정부로 귀속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지역으로 분배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행법은 지역의 특수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주거복지정책을 도시계획과 연동해 집행하는 주체인 지방정부 역할을 간과한 채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과이익을 왜 환수해야 하는지 주민 공감대를 형성시키지 못하면 강한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건축 부담금의 사용처와 관련 해당지역 주거복지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사회 불균형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이에대해 김준형 교수는 “정부는 현재 부의 재분배 경우 소득세와 종부세, 양도세 등 누진구조를 가진 조세제도를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재건축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사회적 형평 과제는 주거복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