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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 민심을 바로 듣기 위해 ‘日新又日新’해야

새로워져야 할 것은 백성이 아닌 왕, 국민이 아닌 정치인 

기사입력2018-07-02 11:22
김준모 객원 기자 (gubtree@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지난 6월13일 치러진 지자체 선거결과는 그야말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었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선거방송화면에서 파란색으로 뒤덮인 지도를 보며 확연히 달라진 민심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의 증거로 삼을만한 이번 선거결과는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는 절망을 안겨주었겠지만, 구여권이 몰락하고 집권여당이 주도권을 장악했다는데 다른 의견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파란색으로 물들인 광역 시·도 안에도 빨간색 기초 시·군·구는 있고, 빨간색을 지켜낸 광역 시·도 속에서도 파란색 기초 시·군·구가 있더군요. 변화 속에서도 정체된 모습은 남아있고, 정체된 듯 보이는 곳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불었습니다. 그렇더라도 대세는 기울어 압승을 거둔 여당이 정국을 주도해 나갈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은 널리 알려진 구문입니다. 중국 고대에 은나라를 세운 탕임금이 대야에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라는 글귀를 새겨 넣고, 매일 세수할 때마다 그 뜻을 되새겼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구문이지요. 전설적인 성군 탕왕은 손을 씻을 때마다, 마음을 닦으며 날마다 새롭게 천명(天命)을 받들었나봅니다. 

동양사상에서 민심은 천심이니, 역동적으로 변하는 민심을 바로보지 못하는 왕은 천명을 받들 수 없습니다. 민심의 소리를 바로 듣기 위해 진정으로 날마다 새로워져, 날로날로 새로워져, 또 날로 새로워지려고 스스로를 곧추 세우는 탕왕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구태를 떨치고 새로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만이 하늘의 뜻, 민심을 얻을 수 있는건 고금을 관통하는 진리인가 봅니다.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집권여당은 민심을 얻었습니다.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고 새로워지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많은 국민들이 믿어준 결과입니다. 전쟁위기를 불러오는 대결국면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남북관계 변화를 대다수 국민들이 지지한 결과입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재벌개혁에 앞장서며, 비정규직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등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정책을 많은 국민들이 신뢰하고 지지한 결과입니다.

중앙정부 이슈에 압도된 지방정부선거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그만큼 지역 이슈가 묻혔다는 것이고, 그만큼 올바른 지자체를 만들기 위한 선택이 방해받았다는 의미도 됩니다. 이런 모습 역시 민심이 반영된 것이지만, 민심은 중앙정부에 기대하는 구태타파와 평화공존, 민생개선을 지방정부에서도 실현하라는 요구지, 전국적인 이슈만 쫓아 지역의 민심을 살피는 노력을 게을리 하라는건 아닙니다.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민심의 변화가 놀랍고 무섭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비바람 불고 천둥쳐서 무섭다가도고운 무지개를 수놓아 미소짓게 하는 하늘처럼, 민심은 변화무쌍하고 종잡을 수 없다는 말도 합니다. 하지만 아침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과 별이 뜨고지는 하늘은, 우리 머리 위를 덮은 하늘은 늘 한결같습니다. 변화무쌍한 것은 잠시잠깐일 뿐, 하늘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세상을 덮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바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 같은 화려한 인생이 부럽기는 하지만, 매일 출근하는 직장이 있고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보내는 저녁이 있으면 만족합니다. 연로하신 부모님 병원비 걱정과 애들 학원비 걱정이 없고, 일 년에 한두번 일주일정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요.

변하는건 민심이 아니라 대통령과 집권당, 시·도지사와 광역의원, 시·군·구청장과 기초의원, 정치인들입니다. 당선만 되면 선거기간동안 숙였던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거들먹거리는 정치인이 많습니다. 시장상인과 복지시설을 찾던 발길은 돈과 권력을 쫓아가고, 민심을 살피겠다던 눈은 사리사욕을 살피느라 한눈 팔 데가 많아집니다. 한번 지지해주었으면 계속 지지해줄 거라 여기는지 선거철만 되면 다시한번 지지를 호소합니다. 그러다 낙선이 되고 정치지형이 바뀌면 변화무쌍하고 종잡을 수 없는 민심에 놀라겠지요.

하늘은 변함이 없고 민심도 변함이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민심은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습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적당한 휴식, 아프면 치료받고 차별없이 배울 수 있는 환경,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따뜻한 인심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평범한 사람들이 바라는 것들입니다. 바라는 것은 변함없는데 바람을 이룰 수 있는 길을 모르니, 그 길을 찾느라 이리저리 움직일 뿐입니다.

그러니 새로워져야 할 것은 백성이 아니라 왕이었고, 국민이 아니라 정치인입니다. 기득권에 안주해 구태에 머무르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를 새롭게 해야 합니다. 이미 많이 가졌으니 더욱 많이 가지려는 욕심을 떨치기 위해, 하나 가진 사람 것을 빼앗아 백을 채우려는 탐욕에서 벗어나기 위해 권력자는 날마다 새로워져야 합니다.

왕이든 대통령이든 권력자가 진정으로 날마다 새로워지려면 민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자신의 의지에 따르도록 강제로 민심을 동원하여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권력자는 독재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는 항상 변함없는 민심에 자신을 비추어 잘못을 고쳐야 합니다. 매일매일 민심의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날로날로 새로워져야 합니다. 

새로워지지 않는 정치인은, 구태로 돌아가 악습을 이어가려는 정치인은 민심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시·군·구청장이든, 시·도지사든, 대통령이든 민심을 거스르는 권력자는 선거에서만이 아니라 임기 중에라도 민심에 의해 끌어내려져야 합니다. 그럴 수 있어야 민심이고 천명(天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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