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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이든 지금이든 변함없는 ‘자영업자 몰락’

편의점 3곳 들어서, 지금도 동네슈퍼 문 닫는데…여야, 말만 무성 

기사입력2018-09-01 08:00
김종보 객원 기자 (jongbokim518@gmail.com) 다른기사보기

법률사무소 휴먼 김종보 변호사
최근 동네 구멍가게 행복슈퍼(가명)가 문을 닫았다. 30년도 넘은 가게라 한다. 평생 그 자리에 있을 줄만 알았던 작은 가게였다. 하지만 입구 언저리에 놓인 음료수나 담배 한 두 갑 샀을 뿐,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본 적도 없었다.

 

행복슈퍼 주위에 편의점이 생겨났다. 골목길로 갈라지는 큰 길가에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바로 그 앞에 GS25 편의점이 생겼다. 가장 먼저 생긴 편의점. GS25와 행복슈퍼의 거리는 약 40미터. 걸어서 1분도 안걸린다. 유동인구가 많아 GS25에는 항상 사람이 붐빈다.

 

행복슈퍼가 있는 골목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주택가 한복판에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하나 있다. 두 번째 생긴 편의점. 행복슈퍼와 세븐일레븐 사이의 거리는 약 180미터, 걸어서 2분 정도 걸린다. 주택가 한복판이라 장사가 될까 싶었는데, 자취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은근히 손님이 있다.

 

작년에 행복슈퍼와 세븐일레븐 사이에 이마트24 편의점이 생겼다. 세 번째 생긴 편의점. 행복슈퍼로부터 골목길 안쪽으로 약 50미터 옆이고, 이마트24에서 세븐일레븐까지는 약 130미터 떨어져 있다. 이마트에서 파는 노브랜드 상품이 그대로 판매된다.

 

동네 슈퍼 100m안팎으로 편의점 3곳이 들어서 있다.<이미지=김종보 변호사>

 

이마트24가 새로 생긴 다음에는 행복슈퍼에 갈 일이 더더욱 없어졌다. 담배도 이마트24에서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처럼 무신경하게 그 앞을 지나다녔는데, 어느 날 사정상 행복슈퍼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플래카드와 함께 빨간색 덮개로 입구가 덮여져 있었다. 마음 한 켠이 시큰해져 사진에 담았다.

 

오늘이오? 두 마리 팔았습니다. 지난해 말부터는 하루 3만원 벌기도 힘들어요. 서울 화곡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 모(41)씨는 요즘 한숨 쉬는 일이 잦아졌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며 버텨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올들어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 살던 집을 팔기 위해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전세를 얻으면 치킨집을 하면서 빌린 은행 대출금을 어느 정도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933일자 경향신문 기사 중 한 토막이다. 그런데 2018년 오늘의 기사로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 ‘내몰리는 자영업자등의 제목이 붙은 언론기사는 지난 10여년 동안 쉬지 않고 보도됐다. 10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내몰리는데, 아직도 내몰린단 말인가. 내몰리는 자영업자만큼 신규 자영업자가 들어오기에, 멈추지 않고 내몰리는 것 같다. 정부는 매번 무슨 자영업자 대책을 내놓았지만, 10년 동안 아무 소용이 없다.

 

30년도 넘었다는 동네 슈퍼 앞에 어느날 ‘사정상 문을 닫는다’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마음 한 켠이 시큰해졌다.<사진=김종보 변호사>

 

얼마간의 퇴직금에다 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집을 담보로 은행 돈을 빌리는 등 많은 자금을 투자해 식당을 차리고 가게를 연 자영업자들이 투자원금을 채 회수할 사이도 없이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중략) 정부는 법제도를, 기업은 인사규정을 내세워 아무런 준비 없는 초로의 가장들을 허허벌판으로 내모는 원시적이고 폭력적인 인력 구조조정 방식에서 이제 우리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유수 해외선진기업들처럼 우리도 최소한의 기간동안 퇴직 후를 준비할 수 있는 퇴직자 전환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기업이 더 많아질 수는 없을까? 또 허허벌판에 나선 퇴직자들이 제2의 인생을 좀더 내실 있게 설계하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와줄 방법은 없을까? 요즘 유행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정부의 사회안전망을 꼭 거창하고 먼데서 찾을 필요는 없다. 자영업자들의 몰락은 곧 우리사회를 지탱해 온 수많은 중산층 가정의 붕괴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LG경제연구원이 발간하는 LG주간경제에 실린 조용수 연구위원의 20041013일자 자영업자들의 몰락이란 제목의 기고글 일부다. 하지만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식은 전환되지 않고, 제도가 발전된 것도 별로 없다.

 

정부는 지난 822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없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10년 뒤까지 내다 본 것 같지는 않다. 여당은 자영업자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상가임대료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최소한 함부로 쫓겨나지 않게라도 해달라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말로는 영세자영업자를 보호해야한다고 하면서도, 건물주에게 조세혜택을 줘야 한다며 법개정을 무산시켰다.

 

지금대로라면, 10년뒤 20년뒤에도 내몰리는 자영업자란 제목의 언론보도가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내몰린 자영업자들과 그 가족들은 각자의 고유한 삶의 고통을 겪을 것이다. 우리는 과연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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