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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文대통령,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시장만능주의에 매몰된 경제관료를 배제해야 

기사입력2018-10-08 20:22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국정감사를 이틀 앞둔 8일, 자유한국당은 국정감사 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對정부 공세를 위한 포문을 열었다.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통해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정책오류를 명확하게 짚고, 멋진 한판승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결기를 보였다. 

자유한국당이 이날 선정해 발표한 3대 슬로건은 ▲재앙을 막는 국감 ▲미래를 여는 국감 ▲민생파탄 남 탓 정권 심판을 위한 국감이다. 그리고 5대 핵심 중점사업으로 ▲민주주의 수호 ▲소득주도성장 타파 ▲탈원전 철회 ▲정치보복 봉쇄 ▲북핵 폐기 촉구를 선정했다. 

3대 슬로건이야 국민정서와 무관하게 자유한국당의 정치적인 입장이 담긴 구호이기에 관심 밖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올해 국감에서 집중 공략하겠다는 5대 중점사업에 대해서는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이 對정부 공세를 통해 우리사회를 ‘촛불혁명’ 이전으로 돌리려는 反역사적인 목표를 공공연히 내세웠기 때문이다. 

5대 중점사업 각각에 내포된 퇴행적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겠다. 다만 ‘정치보복 봉쇄’란 목표가 더이상 자유한국당의 치부를 건들지말라는 초법적 발상임은 쉽게 알 수 있다. ‘북핵 폐기 촉구’로 북한을 자극하고, 또다시 반북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한반도를 만들고자 함이다. 숙의민주주의 통해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탈원전정책을 무산시켜, 토건·원전 마피아에게 한몫 챙겨주려는게 자유한국당의 속셈이다. 지금으로부터 2년도 안된 2016년 말, 국민주권을 부정해 전 대통령 박근혜와 함께 탄핵됐던 자유한국당 입에서 ‘민주주의 수호’란 목표까지 나왔다. 

‘소득주도성장 타파’란 목표 이외 나머지 4개 중점사업의 경우에는 국감에서 문제가 제기돼도, 정부여당이 어렵지 않게 방어할 수 있는 사안이다. 국민 대다수가 이들 4대 중점사업 관련현안을 꿰뚫고 있어, 자유한국당도 무차별적인 폭로에 따른 역풍 가능성을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국민여론에 밀려 정치공세가 아닌 정책국감이 된다면, 자유한국당의 문제제기는 정부가 간과했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그러나 5대 중점사업중 ‘소득주도성장 타파’는 나머지 4개 목표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자유한국당은 이미 재미를 봤고, 그 여파가 지금도 우리사회에 작동한다. 정의당을 제외한 보수·극우 정치집단 모두가 反문재인 연합을 구축했고, 그 전선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보수·극우 언론의 ‘가짜뉴스’나 다름없는 무차별적 선동 역시 정부여당이 넘어야 할 벽이다. 소득주도성장을 혐오하는 보수·극우 정치집단 및 언론이 對정부 공세를 위해 또다시 칼을 가는게 지금 정세다. 반면 이들의 무차별적 공세를 저지해야 할 정부여당의 방어력은 6.25전쟁 당시 남한의 군사력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6.25 전쟁 당시 국군은 인민군으로부터 남한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와 의지가 있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내각과 여당 상층부가 소득주도성장을 관철하겠다는 목표의식조차 가졌는지도 의문이다.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철회, 최저임금액을 낮추는 근로기준법 개정, 1주40시간 노동 상한제 6개월 유예는 노동자 소득증대와 역행된 대표적인 정책이다. 이들 모두 정부와 집권여당의 합작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벌대기업과 땅·주택부자 모두 저항할 필요조차 없었던 법인세 및 보유세 인상은 기득권자의 특권을 보장해주겠다는 정부여당의 메시지였다. 나아가 지난 4일 정부는 대통령이 주재한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신산업 일자리 창출 민간 투자프로젝트 지원방안’을 의결, 재벌대기업에 대한 사실상의 특혜도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국무회의는 8일 ‘先허용 後규제’을 내용으로 한 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지역특구법 개정법률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쯤되면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강력하게 추진됐던 ‘소득주도성장’은 쭉정이만 남고, 그 자리를 ‘기업주도성장’이 대신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올해 국감이 더욱 걱정이다. 고용쇼크, 저성장 등을 이유로 보수·극우 세력은 총공세를 벌여, ‘소득주도성장이란 껍데기마저 아예 벗기려 할 태세다. 이들의 공세를 맞아 예상되는 정부여당의 방어책은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기업주도성장으로 보완하겠다는 형태의 자충수일 가능성이 99.99%다. 노동자와 가계 소득을 늘릴 수 있는 방법으로 기업, 특히 재벌대기업의 몸집불리기 외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경제관료 속성 탓이다. 

시장을 우상화하는 이들 경제관료는 대중소기업간, 사회계층간,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극단적인 사회 양극화의 근본적 원인이 시장 그 자체란 사실을 부정한다. 대한민국이 당면한 가장 절박한 과제는 생산물 총량을 늘리는게 아니라, 재벌대기업이 독점하는 생산물이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는 시장구조 재편이다. 생산 기여도에 따라 적정하게 분배되는 공정경제만이 모든 경제주체의 생산동기를 촉발하고, 사회 전체가 생산하는 부가가치 역시 커진다는건 경제학의 기본중 기본이다. 

시장만능주의로 무장한 보수·극우집단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공세를 저지할 유일한 해법은 시장만능주의 자체를 거부하는 방법뿐이다. 시장만능주의에 매몰된 경제관료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공격을 막아낼 방법은 없다. 이는 올 상반기 끝없이 증폭됐던 최저임금 논란 과정에서 이미 확인했다.  

시장경제를 애기할 때 공정경제로 반박하고, 양적 성장을 주장하면 질적 성장으로 항변해야 한다는 말이다. 보수·극우집단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을 요구했다고 하자. 사업주의 지불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과도한 이익을 가져간 재벌대기업에게 돈을 거둬 이들에게 나눠줄 방안을 찾는다고 답해야 한다. 최저임금 부담으로 소상공인이 알바를 해고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하자. 건물주의 불로소득을 환수해 이들에게 분배할 법적수단 마련을 국회도 함께 고민해 달라고 맞서야 한다.   

희망사항일 뿐이다.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한 경제관료 대다수는 이명박근혜와 궤를 같이하는 시장만능주의자다. 청와대와 정부 내 일부 개혁적 인사가 발탁됐지만, 기존 관료의 사고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소득주도성장론은 또하나의 실패한 경제정책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기우이길 바라지만,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득세했던 극단적인 수준의 기업주도성장론으로 회귀하는 퇴행도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소득주도성장론이 다시 힘을 받길 고대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한 정부 그리고 문대인 대통령 또한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기 바란다. 지금 이 순간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보수·극우집단을 저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는 문재인 대통령뿐이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재벌기업과 기득권자 편의의 시장구조를 공정한 룰이 지배하는 시장으로 바꾸는게 최상책이다. 시민사회가 나서 대통령이 결단할 있도록 힘으로 모아야 할 때다. 그리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내 개혁적 인사들도 시민사회 목소리를 받아 대통령에게 전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 가면 문재인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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