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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저임노동자에게 연대손길 내밀어야

그래야만, 정부가 재정을 동원해 자영업자를 지원할 명분도 선다 

기사입력2018-12-03 18:13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편의점업계 자율규약을 통해 출점 거리제한제가 시행되고, 폐업을 희망하는 편의점주의 위약금이 감경 또는 면제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3일 당정협의를 통해 편의점업계 고질적 문제인 과다출점과 그에 따른 제살깎기 경쟁을 억제할 근본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을 회원사로 가진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이마트24가 함께 합의한 자율규약안 시행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 당정협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정부 측 인사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날 당정협의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회는 7월 이후 업계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과밀화 해소를 위한 종합적 접근을 시도했다”며 “그 결과 출점거리 제한에 그치지 않고, 출점은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하게 하되 폐점은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 과밀화를 해소하게 하고, 운영과정에선 본부와 점주의 상생방안을 강구하게 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 메이저 모두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자율규약안은 조만간 확정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됐던 편의점 본사와 편의점주 간의 분쟁 또한 상당히 잦아들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다만 자율규약안 내용 중 편의점주의 핵심 요구사항인 최저수익보장제가 빠진 것은 아쉽다. 그럼에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현재 1~2년 시행하고 있는 최저수익 보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공정위뿐만 아니라 여러 부처와 협력해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저수익보장제 보장기간 확대 등 편의점주의 핵심 요구 또한 어떤 형태로든 수용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브랜드를 불문하고 날이면 날마다 생업대신 생존권보장을 주장하며, 거리를 떠돌았던 대다수 편의점주에겐 단비같은 소식이다. 앞서 당정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율을 최근 인하했고,부가가치세 환급대상 확대 및 환급한도 상향조정 방침도 확정 발표했다. 이에따라 연매출 10억원이하 소규모사업장의 경우 0%대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적용됨으로써 수수료 차별을 둘러싼 논란도 종지부를 찍었다.

 

자율규약안 시행도 그렇고 카드수수료 대책을 보면서 ‘만시지탄’이란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편의점 자율규약이 좀더 일찍 시행됐다면, 편의점주와 알바생 간의 다툼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소규모사업장에 대한 카드수수료 차별을 사전에 바로잡았다면, ‘을간의 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무엇보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수익을 보장하고 경영여건을 개선함으로써,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본궤도에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게 뼈아프다.

 

자율규약안 시행에 따라 편의점주에게 돌아갈 수익규모를 당장 수치로 뽑아내긴 어렵지만, 긍정적 효과가 작지 않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카드수수료체계 개편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귀속될 수익은 연매출액을 통해 어렵지 않게 추정 가능하다. 예컨대 연매출 5억원인 가맹점의 경우 부가세 공제액을 감안하면, 해당가맹점은 카드사에 지급했던 신용카드수수료 전액(65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연매출 10억원이하 사업장을 ‘중간 규모’로 분류하고, 이들 사업장의 수익보장을 위해 국민세금을 퍼붓는 대책이란 극우·보수 언론의 주장까지 나온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들 극우·보수 언론은 가계와 소비자를 자영업자·소상공인에서 떼어내 서로 다투라고 선동한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과 저임금노동자를 분리해 재미를 봤다. 비교조차될 수 없을 만큼의 부와 시장권력을 독점한 재벌대기업에겐 한없이 관대한 것도 이들 집단이다. 그런 극우·보수 언론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최소한의 재정지원조차 반대한다. 이들의 억지주장이 먹혔던 이유는 가계와 소비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저임금노동자가 서로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를 보인 탓도 없지 않다.     

 

극우·보수 언론은 오늘도 여전히 ‘580만 자영업자의 위기’를 말하면서, 위기상황에 처한 자영업자에 대한 재정지원을 포퓰리즘이라 비난한다. 대기업정규직의 반도 안되는 저임금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주장하는 이들이 최저임금 현실화 정책을 무산시켰다.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뇌관이라고 떠드는 자들이 강남 집값 하락을 걱정한다. 일관성이란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재벌대기업을 포함 기득권세력의 지위를 보장·강화하기 위해 논리를 짜맞춘다. 이들 극우·보수 언론이 혁파되지 않는한 한국시장에 공정경제가 들어설 틈은 없다.

 

중소기업까지 포함 같은 처지에 있는 가계와 소비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저임금노동자 모두는 가진 것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당정협의 결과로 나온 편의점업계의 자율규약안과 카드수수료 개편을 계기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먼저 저임금노동자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밀었으면 한다. ‘최저임금액에 휴일수당 포함’, ‘지역·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주장하는 소상공인단체가 자신의 주장을 거둬들이기를 기대한다. 그럴 때만이 가계와 소비자의 혈세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먹고 산다는 극우·보수 언론의 억지주장을 깰 수 있다. 그래야만 정부 또한 보다 많은 재정을 동원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할 명분도 선다.

 

정부에 당부한다. 만시지탄으로만 끝나선 안된다. 편의점업계 자율규약 시행, 카드수수료체계 개편 등과 같은 실효성있는 대책을 연이어 쏟아내야 한다. 反문재인 전선에 목을 매는 극우·보수 야당의 처분만 기다리는 우매함을 반복해선 안된다. 국회입법이 필요하면 국민여론을 모아 극우·보수 야당을 압박하되, 행정부 권한 또는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한 개혁안은 즉시 실행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한다. 가맹사업법·대리점법·하도급법·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등 ‘을 관련법’에 존재하는 을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관련시행령을 정비해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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