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유출…반드시 컴퓨터에 흔적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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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영업비밀 유출…반드시 컴퓨터에 흔적 남긴다 ‘디지털포렌식’ 통해 ‘복제하고 삭제한’ 기록과 시간 확인 가능

기사입력2018-12-12 12:4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던 A사는 하마터면 수년동안 일궈온 사업을 접어야 할 뻔한 일을 당했다. 퇴직한 임직원이 A사와 똑같은 회사를 만들어 고객을 빼가고 있었던 것이다. A사 대표는 변호사에게 의뢰해 경업금지 계약을 바탕으로 민사소송을 진행했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증거 확보에도 한계가 있었다.

“같이 일궈온 회사의 기술과 영업비밀을 가지고 나가 이렇게 경쟁회사를 만들 수 있느냐”며 항의하는 A사 대표에게 퇴직 임직원은 “완전히 새로운 회사”라며, “증거가 있으면 고소하라”고 큰 소리를 쳤다.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제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이다.

디지털포렌식 통해 유출 흔적 찾고 분석해 증거자료화

수소문 끝에 A사 대표는 한국디지털포렌식센터㈜에 조사·분석 컨설팅을 의뢰했다. 2주 후 건네받은 ‘디지털포렌식 보고서’에는 퇴직 임직원이 회사자료를 복제한 기록과 복제시간, USB접속 기록·시간, 삭제자료 목록과 시간 등이 자세히 나와 있었다. A사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을 해 회사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다.

한국디지털포렌식센터 최운영 대표는 “디지털포렌식은 영업비밀이나 기술 유출에서 소송의 판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퇴직직원이 영업비밀 등을 유출했을 경우 반드시 회사에 있는 PC, 노트북, 스마트폰, 서버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에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다. 따라서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이런 흔적들을 찾아내고 분석해 증거자료화 함으로써 회사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기이코노미

특히 영업비밀 유출은 기업 내부 임직원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관련된 인물의 컴퓨터, 휴대폰 등의 전자기기를 수집해 분석함으로써 유출 흔적을 찾아 피해확산을 막아야 한다.

영업비밀 유출…내부인인 경우 많아 증거 확보 필수

지난 2016년 5월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모든 디지털 증거에 대한 디지털포렌식(Digital Forensic)을 법정 증거능력 요건으로 규정했다. 이에따라 영업비밀·기술 유출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이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포렌식은 단순 데이터 복구와는 다르다. 디지털포렌식은 컴퓨터나 디지털저장장치 등에 저장돼 있는 전자정보나 네트워크 상에서 전송되고 있는 전자정보 중 증거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를 식별하고 이를 수집·분석한 후 법정에 제출하고, 재판이 최종적으로 종료될 때까지 전자정보가 증거로써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제반의 행위와 절차를 의미한다.

기업이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 인터넷 망을 이용하는 네트워크, 휴대폰, 이동식 저장매체, 디지털 카메라 등 그 대상도 다양하다. 다양한 분야로 확대돼 있는 광범위한 정보 속에서 증거로 채택될 수 있는 정보만을 수집하는 것이 디지털포렌식의 핵심이다.

최 대표는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증거가 확보되면, 형사기관이 수사 개시를 할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고 수사의 방향성을 제공하는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또, 증거로써의 가치가 확고할 때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를 제공한다.

이와함께 피해내역에 대한 객관적 산출이 가능해 향후 수사와 소송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덧붙여 소송에서 상대측이 제시한 디지털 자료는 디지털포렌식 감정을 통해 데이터의 무결성을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함께 디지털포렌식은 단순히 데이터 복구가 아니기 때문에 법정에서도 전문성을 체크하므로 반드시 검증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에게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