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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없이 반복되는 규제완화 요구, 기업의 욕심

공공의 이익과 함께 규제로 보호해야 할 사회적 약자도 배려해야  

기사입력2019-01-18 14:13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장면은 많은 것이 생각나게 한다.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라서 이런 자리가 불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봐왔던 모습들과 너무나도 똑같다. 대통령 자리에 사람만 바뀌었을 뿐 기업인들 면면도 차이가 없다. ‘보여주기’식 쇼라는 지적이 과한 측면도 있지만, 오고 간 내용들도 새로운 것이 없다. 

대통령이 나서 일자리와 투자를 주문한다. 그러면 기업대표는 어렵지만 정부요구에 부응한다면서, 규제완화 주문을 덧붙인다. 대통령과 기업인이 만나는 자리에서는 언제나 공식 같은 장면이었다. 일자리와 기업의 투자를 규제완화와 맞바꾸어 왔던 정부와 기업 간의 만남.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정부가 얻는 거라고는 거의 없었다. 일자리와 투자 약속은 번번이 지켜지지 않았고 기업이 요구했던 규제완화만 속도를 더했을 뿐이다. 정권마다 몇차례씩 있어왔던 기업인과의 만남. 되짚어 보면 이렇게 불공정한 거래도 찾아보기 힘들다.    

규제완화라는 용어 자체도 다분히 기업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규제가 권력과 기업인의 요구만으로 훼손되고 완화된다면, 규제로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사진=이미지투데이>
규제완화라는 용어 자체도 다분히 기업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업에서 말하는 규제라는 것은 입법부가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 규범화시킨 제도다. 노동자를 위해, 기업간 공정경쟁을 위해, 자연훼손 방지를 위해, 해서는 안되는 행위를 정한 규율이다. 이런 규제가 권력과 기업인의 요구만으로 훼손되고 완화된다면, 규제로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입법부가 공공이익을 위해 만든 각종 규제를 대통령이 기업인을 만날 때마다 선물처럼 내놓은 모습은 결코 좋은 일로 볼 수 없다. 

그렇다해서 규제완화 자체를 부정하자는 게 아니다. 법이나 규범, 규칙은 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권위주의적인 행정절차나 기업활동을 불필요하게 제약하는 규제는 현실에 맞게 고치거나 없애야 한다. 또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춰 새로운 규제가 필요한 영역도 있다. 카카오의 요구만으로 카풀서비스를 전면 허용할 수 없는 택시노동자의 절박한 현실이 있고,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개발을 뒷받침해야 하는 정부의 역할도 있다. 이렇듯 규제의 양면성을 고려하지 않고 기업의 요구만을 수용해 규제완화가 계속된다면, 약육강식의 비열한 경제질서만 점점 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각 부처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에게 규제완화를 약속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수없이 반복됐던 규제완화. 아직도 얼마나 많은 규제가 남았기에 촛불정부, 국민의 호주머니를 채워주겠다는 정부조차 규제완화를 입에 달고 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일자리 창출, 기업의 투자를 내세워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기업들의 욕심, 참 나쁘다. 규제완화를 마치 경품처럼 내걸고 일자리 창출과 기업의 투자를 주문하는 정부, 참 어리석다. 기업의 욕심과 정부의 무능이 국민을 값싼 노동, 위험한 노동으로 내몰고 있다. 

화력발전소 컨베이어 사고로 죽은 故 김용균 노동자의 장례가 해를 넘겼다. 24살 청년이 죽어간 사업장은 여당 대표의 방문에 물청소를 했다는 소식만 있을 뿐, 산업재해를 막을 강력한 규제에는 정부와 여야 모두가 인색하다. 이른바 김용균법이 가까스로 통과됐지만, 이마저도 여론에 떠밀린 것일 뿐 산업재해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김용균법으로는 김용균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죽음·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는 규제 하나만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를 너무 많이 봤다. 아직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비정규직 청년의 죽음을 두고, 규제완화를 기업인과의 잔칫상을 내놓은 정부, 이러고도 촛불정부라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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