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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본사 對국민사과 한번 더 하겠다는 것이냐

프랜차이즈협회, 가맹본사 탐욕을 부추기는 우매한 짓을 중단해야  

기사입력2019-02-08 18:53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부적절한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잘못된 관행으로 가맹점주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최근 여러가지 일로 국민에게 불편을 끼친데 대해 프랜차이즈 산업인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가맹본사의 ‘갑질’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오자, 2017년 7월19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박기영 협회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머리 숙이면서 했던 말이다. 이날 그는 갑질 근절을 위해 자체 개선안을 만들겠고 약속했고, 이후 1년 6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박기영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협회 회장(오른쪽 세번째)이 지난 2017년 7월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러 가지 일로 국민 여러분에게 불편한 심경을 끼쳐 드리고 있는데 대해 프랜차이즈 산업인들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국민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봇물처럼 쏟아졌던 사회적 비난 여론이 잠잠해졌다고 생각했나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다시 고개를 바짝 들었다. ‘차액가맹금’을 고리로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을 넘어, 이젠 정부를 상대로 법적투쟁으로까지 나서는 모양새다. 법률이 보장한 수단으로 자기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행위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거짓과 과장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며, 자기만의 탐욕을 채우려는 작태는 단죄돼야 마땅하다.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사가 가맹점주에게 공급하는 제품가격과 가맹본사가 그 제품구입에 지출한 비용을 뺀 차액이다. 지난해 8월 bhc가맹점주협의회가 bhc본사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2만원 선에 구매한 튀김용 기름 ‘고올레산 해바라기 오일’을 가맹점에는 6만원에 되팔아 (bhc본사가) 차익을 챙겨왔다”고 폭로해 특히 문제가 됐던 그 유통마진이다. 

폭리수준의 유통마진이 프랜차이즈업계 관행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가맹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차액가맹금 관련정보를 정보공개서에 명시하도록 했다. 가맹점주 보호와 함께 가맹점을 창업하려는 자에게 가맹본사 선택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함이다. 이같은 내용의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올해 1월부터 시행돼, 가맹본사는 4월 말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변경)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달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차액가맹금 관련정보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액가맹금’과 필수물품 공급가격 상·하한선을 공개하도록 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보공개서 등록(변경)을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한다고 했다. 

영업비밀 및 원가·마진 공개를 가맹사업법 시행령으로 강제해 위헌이란 주장의 타당성 여부는 검토하지 않겠다. 위헌 주장의 전제인 사실관계 자체가 틀렸기 때문이다. 정보공개서 기재 대상은 제품의 원가가 아닌 공급가 상·하한선이다. 그것도 산업프랜차이즈협회가 주장하듯, ‘모든’ 필수물품이 아닌 품목별 구매대금 합을 기준으로 상위 50%에 해당하는 ‘주요’ 품목에만 적용된다. 그럼에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사실상’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원가 및 마진 공개는 타 산업에도 전례가 없는 과도한 규제로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높아 법적대응이 불가피했다”며 억지논리를 편다. 

차액가맹금(유통마진) 공개도 품목별 원가·마진을 개별로 공개하는 방식이 아니다. 정보공개서에는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규모와 가맹점의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차액가맹금의 비율만 기재한다. 정보공개서만으로는 가맹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개별 품목별 마진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개별품목별 공급가격이 경쟁업체에 공개될 경우 시장에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강변했다. 

지난 2018년 3월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가맹본부 간담회’에서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결론적으로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정한 정보공개서만으로는 각 가맹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의 원가 및 마진을 알 수 없다.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원가 및 마진을 공개하도록 강제한다는 주장 자체가 틀렸다는 말이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보호해야 할 권리로 생각하는 영업비밀이 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가맹본사는 냅킨과 젓가락 심지어 쓰레기통까지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이들 제품의 구입가 및 공급가를 영업비밀이라고 했다. 영업비밀 뒤에 숨어서 유통마진, 통행세 명목으로 폭리를 취했던 적폐를 근절하기 위해 만든 최소한의 장치가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정한 정보공개서다. 

대국민 사과는 한번으로 족하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차액가맹금 공개거부 방침 나아가 법적투쟁 운운은 후안무치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2만원에 오일을 사서 가맹점에 6만원에 팔아먹는 갑질을 계속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시장에서 ‘을’의 지위를 가진 가맹점주가 전에 그랬듯이 가맹본사의 횡포를 앞으로도 감내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건 오산이다. 가맹본사의 갑질에 분노해 불매운동까지 주도했던 소비자 또한 가맹점주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가맹본사의 탐욕을 부추겨 프랜차이즈업계 전체를 공멸로 몰아가려는 우매한 짓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가맹본사를 향해 가맹사업법 시행령을 준수하라고 독려하는 일, 그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지금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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