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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력 있는 내용이 빠졌을 때 ‘고기(meat)’ 활용

Food and eating culture Metaphor⑤ beef, bacon, cold shoulder 

기사입력2019-07-31 12:05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번에는 미국사람들이 즐겨 먹는 고기류와 관련된 표현을 중심으로 한 영어의 역사와 미국문화 이야기다. 미국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고기는 소고기(beef). 그런데 미국영어와 한국어를 비교해 보면,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흥미로운 차이 한 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한국어에서는 소나 돼지 등 가축의 이름 뒤에 고기라는 명사를 붙여서 합성명사로 쓰지만, 영어에서는 소고기(beef)와 돼지고기(pork)를 뜻하는 명사와 가축을 지칭하는 명사(bull, cow, pig)를 따로 쓴다.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언어는 문화의 거울이자 역사를 담은 그릇이다. 위에서 관찰한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어의 역사를 살펴보아야 한다. 영국 역사에서 1066년 프랑스 노르망디 공국의 William 공작(후에 William the Conqueror라고 불림)이 영국을 침략·정복(이 역사적 사건을 ‘Norman Conquest‘라고 함), 거의 100년의 기간 동안 영국이 프랑스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 적이 있다. 그 결과 지배층인 귀족의 언어는 프랑스어가 됐고, 피지배층의 언어로는 그대로 영어가 쓰이게 돼 두 언어가 공존하게 됐다.

 

위에서 던진 질문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그 당시 평민이었던 영국인들은 가축을 키우는 일에 종사했으므로 소와 돼지를 그들의 언어인 영어 단어(bull, cow, pig)로 불렀던 반면 귀족층으로서 식탁에 올려 진 그 고기를 먹던 프랑스인들은 그 고기를 자신들의 언어인 불어 단어(boef, porc)로 불렀을 것임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boef’가 후에 영어식 발음에 가깝게 변해서 ‘beef’가 됐고 ‘porc’‘pork’가 됐던 것이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는 프랑스어에서 수많은 단어를 차용하게 된다.

 

‘beef’는 미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고기다. 일상에서 그들은 ‘Where's the beef?’라는 말을 속어(slang) 표현으로 널리 쓴다. 이 표현은 본래 미국과 캐나다의 대중적인 fast food 업체인 Wendy's에서 1984년에 ‘Where's the beef?’라는 선전 문구를 내세워서 크게 인기와 주목을 끈 이후 ‘the substance of an idea, event, or product(어떤 생각이나 행사 혹은 상품 등의 실체)’가 내실 있게 존재하는지를 묻는 뜻으로 널리 쓰이게 됐다고 한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누군가 올린 사업제안서가 겉으로는 멋있어 보이지만, 독창적인 것이 없어서 그 실체적 내용이 의심스럽다면 이 표현을 응용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His proposal looks good on paper, but where's the beef? There is nothing new.

 

모든 종류의 고기류를 통칭하는 ‘meat’도 이와 유사한 뜻을 나타낸다. 미국사람들은 일상에서 ‘There is no meat to ~’ 이라는 표현을 널리 쓰는데, 어떤 생각이나 주장이 설득력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을 고기가 들어가 있어야 할 음식에 그 핵심인 고기가 빠져있음에 은유해 이해하는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의견을 이 은유 표현을 써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There's no meat to their arguments.

 

회사에서 누군가 올린 사업제안서가 겉으로는 멋있어 보이지만 독창적인 것이 없어서 그 실체적 내용이 의심스럽다면, 미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고기 ‘beef’를 활용해 표현할 수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국영어에서 널리 쓰이는 ‘beef’가 들어간 또 다른 관용 표현으로 ‘have (a) beef with ~’이 있다. 이 표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미국 역사상 서부 개척시대에 소를 키우던 농장주들이 땅을 서로 다투다가 말로 하던 싸움이 주먹이 오가는 수준까지 악화됐을 때, 얼굴이 마치 간 쇠고기(ground beef)’처럼 뻘겋게 된 모습에 기인해 생긴 표현이라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는 듯하다. 현대 미국영어에서 이 표현은 누군가와 논쟁을 하거나 싸움이 붙었을 때 그 갈등을 묘사하기 위해 널리 쓰인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동료나 상사 등과 갈등이나 분쟁이 있을 때 어떻게 처신하면 좋은지에 관해 조언(tips)을 담은 웹 사이트의 제목으로 아래의 것을 발견하게 된다.

 

Trouble in Workplace:What to do when you have beef with a co-worker.

 

‘pork’는 미국사람들이 beefchicken보다 덜 먹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미국영어에는 pork에서 발달된 은유 표현이 많지 않다. 그런데 미국사람들이 아침으로 즐겨먹는 돼지고기인 ‘bacon’이 들어간 관용 표현으로 ‘bring home the bacon’이 널리 쓰인다. 이 표현은 ‘to provide enough money to support your family(가족을 먹여 살릴 만큼 충분한 돈을 벌어오다)‘는 뜻을 나타낸다.

 

이 표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15세기에 영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기름을 바른 돼지를 맨손으로 잡는 사람에게 두둑한 상금을 주는 대회에서 유해했다는 설이 주목할 만하다. 본래 ‘bacon’은 돼지의 등과 옆구리 살에서 나온 기름진 살인데, 17세기부터 사람의 몸을 뜻하는 속어 표현으로 곧잘 쓰여 오다가 현대영어에서 그 뜻의 연장으로 생계(livelihood)와 수입(income)을 나타내게 된 듯하다. 가장이라면 누구나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늘 압박감을 느끼며 살 수밖에 없다. 이 일반적 사실을 지난 글들에서 살펴본 ‘shoulder’를 이용한 신체 은유 표현과 최근의 음식물 관련 은유 표현들(bread winner, bring home the bacon)을 모두 응용해 다음과 같이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As a sole bread winner in my family, I feel the pressure of bringing home the bacon on my shoulder every day.

 

미국사람들은 beef 못지않게 chicken도 정말 즐겨 먹는다. 신기한 것은 미국영어에 가축과 동물로서의 chicken에서 파생된 은유 표현은 많이 발달돼 있는 반면 고기로서의 chicken을 근원 영역으로 한 은유 표현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가축과 동물로서의 chicken 관련 은유 표현들은 앞으로 예정된 동물 은유(Animal metaphor) 편에서 다루기로 한다.

 

끝으로 미국사람들 자신도 이 표현이 음식 은유 표현인줄 모르고 널리 쓰는 또 다른 표현을 소개 분석하기로 한다. 그들이 일상 영어에서 잘 쓰는 표현으로 ‘give ~ the cold shoulder’가 있다. 미국영어에서 이 표현은 누군가를 냉정하게 대하거나 무시하다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이 표현에 ‘shoulder’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 표현이 신체 은유 표현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 이 표현은 서양 역사에서 전통적으로 중요한 손님이 집에 오면 따뜻한 고기를 대접하지만 환영할 이유가 없고 마음에 들지 않는 손님에게는 ‘cold shoulder of mutton(찬 양고기 어깨 고기 부분)’을 대접한 데에서 기인한 음식 관련 은유 표현이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자신이 나쁜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라는 오해로 인해 동료가 일주일 내내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She seems to think that I have started the rumor. She's been giving me the cold shoulder all week long.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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