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숭숭’ 원전격납고, 한빛 3·4호기 폐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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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구멍숭숭’ 원전격납고, 한빛 3·4호기 폐쇄해야 격납고, 최후의 안전장치…“시공사 현대건설, 국민에게 사과하라”

기사입력2019-08-22 17:0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빛 4호기에서 157cm 크기의 구멍이 발견되자, 환경단체들이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부실시공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환경단체들이 한빛 3·4호기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구멍에 대해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에너지정의행동, 환경운동연합 등 30여개 환경단체들이 참여한 탈핵시민행동은 22일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빛 3·4호기 건설책임자를 처벌하고, 건설사인 현대건설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누가 봐도 건설사의 부실시공임에도 세월이 지났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줘서는 안된다”며 “특히 국민안전과 밀접한 핵발전소 건설을 엉터리로 했다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수원 한빛원자력본부는 한빛 4호기에서 지난 7월 발견된 구멍이 가로 331cm, 세로 38~97cm, 깊이 4.5~157cm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구멍발생 원인에 대해 “건설당시 콘크리트다짐 불량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구멍이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한빛 4호기에서 발견된 구멍은 100개를 넘겼고, 현재 추가검사와 정비가 진행 중이다. 한빛 3호기에서도 구멍이 98개 발견됐다.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빛 3·4호기에서 그간 20여년 가동기간 동안의 환경방사능 측정값 등을 확인한 결과 방사능 물질 누출은 없었으나, 향후 격납건물 구조물 건전성 평가 등을 통해 격납건물의 격납기능 건전성을 객관적이고 확실하게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격납건물, 방사능 외부유출을 막아주는 최후 안전장치”

이날 기자회견에서 녹색연합 임성희 팀장은 “격납건물은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사능의 외부유출을 막아주는 최후의 안전장치”라며 “이곳에 구멍이 뚫린 것은 방사능이 유출됐을 때, 어떻게 얼마만큼 확산될 수 있는지 그 피해를 장담할 수 없다”며 격납건물의 중요성과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 원전을 시공한 현대건설은 물론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는 한수원이나 정부, 원안위의 책임도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녹색당 이상희 탈핵특위 위원장은 “많은 시민들이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신화를 만든 것 중 하나가 우리의 안전기술이 높다, 건물을 튼튼하게 지었다는 것”이었으나, 한빛원전 3호기에서만 98개, 4호기는 100개가 넘는 구멍이 난 부실시공으로, 이 신화가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7월 한빛원전의 구멍에 대해 알려졌지만 “한달이 지났음에도 어떤 대책도 어떤 변화도 없다.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이 침묵들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건설을 책임졌던 현대건설을 찾아오게 된 것”이라며, 책임소재를 밝히고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빛 3·4호기는 한국형 원자로로 현대건설이 주도해서 건설했다. ©중기이코노미

현대건설 수의계약…감사원 문제제기, 국감서도 논란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문제가 되는 한빛 3·4호기는 한국형 원자로의 시초”라고 말했다. 그 이전에는 원전건설을 외국업체에 의존해왔지만, 한빛 3·4호기는 현대건설이 주도해서 건설했으며, 이후 지어진 모든 원전은 한국업체들이 건설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3호기가 1994년, 4호기는 1996년에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1987년 사업착수 당시, 현대건설과의 수의계약을 두고 감사원이 문제제기를 하는 등 의혹이 있었다. 1988년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문제였다. 이헌석 대표는 “안타깝게도 그 의혹에 대해 명백한 사실이 밝혀지지는 못했다. 그러고 나서 30년이 지나서 이제야 부실시공에 대한 내용이 하나씩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헌석 대표는 한빛 3·4호기를 폐쇄해야 하며 “저렇게 엉터리로 핵발전소를 지은 현대건설의 책임자를 처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기가 한빛 3·4호기를 건설했다고 자랑했다”며 “그 발전소에서 이런 구멍이 나왔다. 이것에 대해 세월이 지났다고 누구도 책임지고 있지 않다. 정말 불합리하고 부정의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