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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그림의 떡’ vs 美 ‘pie in the sky(하늘에 있는 파이)

Food and eating culture Metaphor⑪ double dipping, plate, grass greener 

기사입력2019-09-16 11:37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번 글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식사문화 이야기를 시작으로 몇 가지 유용한 표현을 살펴본다.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문화전공 학자인 Geert Hofstedt는 전세계의 문화를 비교문화적 시각에서 분석하기 위한 비교 틀을 제시한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집단주의(collectivism, groupism)와 개인주의(individualism) 대비 틀이다. 한국사회에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문화적 전통이 이어져왔다. 이 집단주의 성향은 한국사람들의 일상 문화의 다양한 단면들에 잘 반영되어 있는데, 식사문화에도 그 특징이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사람들은 집단으로 모여 식사하는 것을 중시하며 특유의 회식문화를 발전시켰다. 일단 식사의 내용과 절차 그 자체가 집단주의적이다. 밥과 국은 각자 먹지만, 찌개나 다른 요리와 반찬은 자기 접시에 가져가지 않고 함께 먹는다. 영어에서는 특히 하나의 그릇에 담긴 찌개 등을 각자의 수저로 공동으로 먹는 것을 ‘double dipping’이라한다. 외국인들은 이런 관습을 비위생적이라고 말한다. 

한국인들은 왜 이런 식사습관을 갖게 된 것일까? 오래 전부터 한국사람들은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을 한 가족처럼 대하는 가족주의(familism) 전통이 강했다. 가족 단위로 식사하며 함께 식사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식구(食口)라는 용어도 가족주의 전통이 반영된 표현이다. 어느 정도의 친분이 있는 사람이 식사를 하면서 찌개를 함께 먹지 않고, 따로 접시에 덜어먹기를 고집한다면, 정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할 정도로 한국사회의 가족주의 전통은 유난했다. 비위생적인데도 불구하고 찌개 같은 음식을 함께 공유해 먹는 이유를 외국인들이 묻는다면, 한국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대답할 수 있다. 

Doubling dipping is insanitary, of course, but it's very common in Korean culture because of the influence of groupism. 

반면 미국식 식사는 함께 먹더라도 공유할 음식을 자신의 접시(plate)에 가져다 먹는 식이다. 개인주의적 특징이 식사문화에도 잘 녹아있다. 미국 영어에서 널리 쓰이는 ‘clean/empty your plate’란 굳어진 표현이 있다. 말 그대로 자기가 먹으려고 가져 온 음식을 모두 다 먹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식사예법으로 다음과 같이 강조하곤 한다.

You have to clean your plate, if you want dessert.

한국사람들은 손님을 식사에 초대했을 때,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십시오~!”라고 흔히 인사한다. 실제로는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많은 음식을 차린 상황에서도 그같이 말한다. 이렇게 완전한 거짓말에 기초한 과장법 인사를 하는 데에는 한국 특유의 체면문화가 깔려있다. 반면 미국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인사하지 않고 주로 “Help yourself~!”라고 말한다. 또는 프랑스어에서 차용한 표현으로 아래와 같이 말하기도 한다. 영어로 직역하면 ‘good appetite’란 의미다. 

“Everyone. Bon Appetite~!!!"

이 두 표현을 보면 영어에 개인주의적 성향의 인사말이 발달됐음을 알 수 있다. 식사에 초대한 손님에게 자신의 체면을 내세우기보다, 즐겁게 맛있는 식사가 되기를 바란다는 인사말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식사 때 흔히 사용하는 인사말에서도, 그 문화권 사람들의 특징적 사고나 가치관이 잘 드러나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지난 글에서 음식 관련 속담과 관용 표현들을 소개하면서, 한국어에서 떡 관련 표현들이 광범위하게 쓰인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요즈음은 빵에 밀려 한국사회에서도 떡을 먹는 문화가 많이 쇠퇴했다. 하지만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던 필자의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명절은 물론 생일을 비롯한 잔칫날, 그 외 집안에 경사가 있은 경우에는 흔히 떡을 만들어 이웃에게 돌렸다. 특히 고사떡으로 팥떡을 만든 후, 동네 이웃들과 골고루 나누어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한 풍습 중 하나였다. 일상에서 떡을 간식으로 먹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이유로 한국어에는 유독 ‘떡’을 근원 영역으로 하는 은유 표현이 많이 발달됐다. 예를 들어 기대하지 않았던 대접을 받거나 좋은 일이 생기면, “이게 웬 떡이냐?”라고 말하며 기뻐한다. 이 표현을 비롯해 떡의 의미가 은유 확대된 속담과 관용 표현은 부지기수로 많다. 

‘그림의 떡’, ‘싼 게 비지떡’,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남의 떡이 커 보인다’ 등 등 

한국어에서 ‘그림의 떡’은 이룰 수 없는 허황된 꿈을 꾸거나, 마음에는 드는데 차지할 수 없는 대상을 두고 아쉬움을 표현할 때 널리 쓴다. 흥미로운 것은 영어에서도 유사한 맥락을 음식 은유표현을 사용해 ‘pie in the sky’라는 표현한다는 사실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위 표현들 중에서 ‘그림의 떡’과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를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비교분석해보자. 한국어에서 ‘그림의 떡’은 이룰 수 없는 허황된 꿈을 꾸거나, 마음에는 드는데 차지할 수 없는 대상을 두고 아쉬움을 표현할 때 널리 쓴다. 흥미로운 것은 영어에서도 유사한 맥락을 음식 은유로 표현한다는 사실이다. 미국영어에서 ‘pie in the sky’라는 표현은 ‘an impossible, unlikely, or fanciful idea or plan(불가능하거나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환상적인 생각이나 계획)’의 의미를 전달할 때 사용한다. 예를 들어 요즈음 한류 아이돌 스타의 인기에 현혹돼 별다른 노력없이 가수가 꿈이라고 말하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 정당한 노력이 없이 허황된 꿈을 꾸는 이들에게 이 표현을 써 다음과 같이 점잖게 충고할 수 있다. 

You keep saying that your dream is to become an idol star some day. It's just pie in the sky, if you don't make serious effort.

이 비교를 통해 한국은 떡을 즐겨 먹는 문화인 반면, 미국은 파이를 즐겨 먹는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단편적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표현을 보자. 같은 크기로 고르게 자른 떡을 두고도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상황적 의미를 은유 확대해, 자신의 처지보다 남의 처지가 더 좋아 보인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미국영어에서는 이와 비슷한 뜻으로 음식 은유를 쓰는 대신 주택 관련 표현을 사용한다. 실제는 그렇지 않음에도, 남의 집의 잔디가 더 푸르게 잘 가꾸어졌고 예뻐 보이는 상황에 비유해 “The grass i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다른 회사에서 다니는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끊임없이 불평하고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고마움을 모르는 동료가 있다. 그에게  다음과 같은 표현을 써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함축의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다.

A: My job is so boring here. I wish I could work in another company.
B: Well.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 This is a very good company to work for.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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