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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보이지만 학연·지연 쉽게 벗어나지 못해

美 휘트니 뮤지엄서 Whitney Biennial 관람 후 느낀 허기 

기사입력2019-10-17 10:48

뉴욕에 도착했을 때, 하루 날을 잡아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옆에 위치한 비행접시 모양의 구겐하임 뮤지엄에 들러 매플소르프(Robert Mapplethorpe, 1989년 사망)1차 특별전을 관람했다. 43살에 에이즈로 작고한 매플소르프는 미국 사진계에 큰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연애를 주제로 한 작품들 때문에 사후에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1989년 국가기관인 예술진흥원(NEA)에서 매플소르프 전시를 지원했는데, 보수파 상원의원들이 이를 빌미로 예술진흥원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한 사건이 그 중 하나다. 당시 매플소르프 전시를 주관한 신시내티 현대미술관 큐레이터가 잡혀 들어가는 상황도 벌어졌다.

 

1993년에 매플소르프 재단은 200점 가량의 작품을 구겐하임 뮤지엄에 기증했고, 올해 서거 30주년을 맞아 1년 동안 2차례에 나눠 그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매플소르프전 관람 후, 구겐하임을 나와 거리에서 파는 6불짜리 중동음식으로 허기를 때우고(치킨오버 라이스에 요거트 소스를 곁들이면 정말 맛있다) 휘트니 뮤지엄으로 향했다. 그 전날 인터넷으로 오후 4시에 입장하는 표를 구입했는데 뮤지엄은 6시에 닫는다.

 

휘트니미술관.<사진=김윤아>

 

휘트니 뮤지엄은 미국 재벌 반 데빌트가의 딸이면서 다른 재벌 휘트니가의 며느리이기도 한 조각가 겸 콜렉터인 Gertude Vanderbilt Whitney에 의해 시작됐다. 그는 20세기 초 무명의 Edward Hopper, Max Weber같은 미국 작가들의 작품을 사들였고, 1928500점이 넘는 작품들을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기증하려 했으나, 유럽작가들을 선호하는 메트로폴리탄은 기증을 거절했다. 휘트니는 20~21세기 미국 미술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한다. 현대 휘트니는 23000점의 작품을 영구 소장하고 있다. 이사회는 가족들이 장악해 운영하다가 자금부족으로 1960년도부터 가족 아닌 이사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휘트니 뮤지엄은 뉴욕 현대미술관 등 여러 군데에서 전세를 살다가, 1966년 맨하탄 북동쪽 75가에 Bauhaus 출신 건축가 Marcel Breuer가 설계한 건물에 안착하게 됐다. 하지만 협소한 공간문제로 개조를 몇 번 시도했지만 엄청난 비용 때문에 계속 무산되다가, 현재의 맨하탄 남서쪽 허드슨 강 옆 Meatpacking District(옛날 마장동 같은 정육시장이 있던 곳. 지금은 고급 상가와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에 위치한 건물로 5년 동안 원화로 5000억원의 공사비용을 들여 준공한 후 2015년에 이사했다.

 

현재의 건물은 파리 퐁피두 센터를 설계한 이태리 건축가 Renzo Piano에 의해 설계됐다. 크기는 8층에 19000. 오프닝 때는 미셀 오바마 영부인이 테이프를 끊었다. 입장권에는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일정시간에 수용인원을 조정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휘트니가 나간 건물에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 현대미술 전시를 위해 Met Breuer라는 이름으로 뮤지엄을 운영했는데 적자로 내년에 손들고 나간다. 매년 원화로 230억원 정도 손해 봤다는 소문.

 

지난 가을 뉴욕에 왔을 때도 휘트니를 방문해서, 특히 백남준의 설치작업을 인상깊게 관람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 방문은 Whitney Biennial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휘트니는 1932년부터 매년(Annual) 미국의 젊고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그룹전을 열었다. 취지는 현재 미국 미술계의 동향을 반영하려 한 듯하다. 1970년도 초부터 매 2(Biennial)마다 열린다. 젊은 작가 중심의 그룹전이라서 그런지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는 작품들이 나왔다.

 

정치색이 강한 작품들이 자유롭게 전시돼 있었지만, 너무 백인 작가들 중심의 전시회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전회시에 4명의 공동 조직위원장이 있는데, 그중 한명은 한인여성이다. 그는 현재 휘트니 뮤지엄의 부이사장이고, 옛날 한국에서 장관했던 양반의 딸이라는 말이 있다.

 

휘트니미술관.<사진=김윤아>

 

이 전시를 위해 휘트니 뮤지엄은 먼저 두명의 큐레이터를 선정하고, 그 큐레이터들이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다. 2019년 전시에는 두명의 여성 큐레이터가 선정됐고 40대 이하의 작가들이 대부분이었다. 한국 출신의 작가들도 보였다. 이번에는 좀 더 다양한 문화와 인종의 작가들이 선정된 느낌. 현재 미국 정치·사회 문제를 볼 때 이번 전시회가 정치색이 강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생각보다도 심하지 않았다는 게 대부분 평론가의 의견이다.

 

잭슨 폴락, 마크 로스코 등등 20세기의 유명한 작가들도 이 Biennial에 전시됐었다. 휘트니는 이 전시를 위해 오픈콜을 하지 않는다. 이 큐레이터들이 작가 선별을 위해 300개가 넘는 작가 스튜디오를 방문해서 작가를 선별한다. 올해에는 75명의 작가들이 선정됐는데 어떤 절차에 의해서 뽑혔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 큐레이터의 입맛과 관계가 크게 작용했을 듯. 뽑힌 75명 중 고인이 2, 그룹 작품이 다섯. 그래서 생존하는 개인 작가가 총 68.

 

과연 큐레이터의 입맛은 어떤 걸까? 인터넷에 떠다니는 분석을 찾아보았더니 일단 68명중 38명이 뉴욕에서 살거나 작품생활을 하고 있다. 다른 5명은 뉴욕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산다. 43명이 뉴욕 중심이고 미 동부 출신은 49. 갤러리 방문이 수월해서 인가? 이에 비해 미 서부(캘리포니아와 오레건주)출신은 11. 이번에는 미 중부 출신 작가는 없었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한국출신 작가도 두 명이 있었다.

 

큐레이터중 한명인 Rujeko Hockley는 뉴욕 할렘스튜디오 뮤지엄에서 큐레이터로 일했고 Brooklyn에 위치한 Recess라는 아트 레지던시에 이사로 있다. 이번에 선출된 외국에 거주하는 5명의 작가와 다른 7, 12명의 작가들이 Recess와 연관이 있다. 14명의 작가가 뉴욕 할렘스튜디오 뮤지엄에서 레지던시를 했거나 그룹전시회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Skowhagen이라는 레시던시 프로그램에 관련된 작가만 20명에 이른다.

 

더 나아가 조사를 해보니, 대학원 출신을 보면 8명이 예일대 대학원, 6명이 UCLA, 4명이 콜롬비아, 3명이 Bard. 대부분이 뉴욕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학교 출신이며 시카고의 아트 인스티튜트도 몇 된다. 인종별로는 흑인이 68명 중 29, 아시아계는 6, 순수 백인은 13명이다. 29명이 남성이고 20명이 33세 이하다.

 

한국은 학연, 지연 등의 구조가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건 다 아는 사실. 이번 휘트니 전시회를 보면서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그룹전 중 하나도 자료조사 수치에서 알 수 있듯, 한국보다는 나은 다양성을 보이고 있지만 이런 구조를 쉽게 벋어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뮤지엄에 나와 3불짜리 핫도그를 사먹었다. 미술관만 다녀오면 왜 이리 서둘러 허기가 지는지. (중기이코노미 객원=김윤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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