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상황…임차인 보호 위한 특례, 제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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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재난상황…임차인 보호 위한 특례, 제도화를 자영업자 고충 1위 임대료…계약 갱신권은 보장, 해지권은 제한

기사입력2020-06-11 18: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고민은 매출하락으로 임대료조차 제때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감염병 확산과 같은 비상시기에는 한시적으로 계약갱신권을 보장하고, 임대료 연체로 인한 계약해지 및 퇴거를 제한하는 입법을 통해, 자영업자의 고충을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남주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는 더불어민주당 전용기·김남국·박주민 의원 등이 10일 주최한 ‘코로나19로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 구제방안’ 토론회에서 “코로나 위기로 취약계층의 일자리 상실 위험이 증가하고, 소득감소도 현실화되고 있어 주거위기를 겪을 가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임차가구의 60.5%(445만3000가구)가 월세가구다. 이 중 불안전 취약 직업군이 절반이상(244만8000가구)에 달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특히 매출하락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은 사업장과 주택 임대료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울시내 카드 매출액 변화를 조사한 결과, 올해 2월19일부터 3월29일까지 카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조6868억원 감소했다.

지난 5월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경영비용 중 가장 큰 부담은 임대료라는 응답이 38.5%로 가장 많았다.

긴급재난지원금·착한임대인운동, 위기극복에 역부족

당장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잠시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계속된 수출감소로 제조업 가동률이 저하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상당기간 매출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임차인의 가중될 고통을 완화시켜줄 방안을 만들어야한다는 게 김 변호사 주장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기관 임대료를 인하했다. 민간 차원의 착한임대인 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임대료 인하에 따른 소득세·법인세·지방세 감면 등의 세제지원 방안도 내놨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소벤처기업부가 4월9일 발표한 착한임대인 운동 현황에 따르면 전국 513곳 전통시장·상점가 등에서 3425명이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했고, 대상 점포는 3만여개 수준이다.

그러나 전국 소상공인 점포수는 약 600만개. 서울시만 해도 67만명의 소상공인이 있어, 3만여개는 현저히 적다. 또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도 한계가 있어, 임차인에게 차임감액협상권 및 차임감액청구권을 보장해야한다는 게 김 변호사의 견해다.

세계 각국 코로나19에 따른 주거권 보호대책 시행 중

유엔 주거권 특별보고관은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거권 보장을 위한 가이드라인 권고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임대료·주택담보대출·관리비체납으로 인한 퇴거, 퇴거의 위협 금지 ▲즉각적인 임대료 동결, 임대료 인상 전면 금지 ▲임대차계약 해지 금지(다른 세입자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는 제외) ▲소득이 감소한 세입자의 주거비를 부담 가능한 수준(총 소득의 30%미만)이 되도록 보장 ▲임대료상한제로 수입이 줄어드는 임대인에 대한 보상책 제공 등이 담겨있다.

독일과 영국·미국·호주 등도 주택·상가 임대료 연체에 대해 한시적으로 계약해지 금지, 퇴거 금지 등 임차인 보호대책을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 법무부도 지난 3일 상가법 개정을 통해 코로나 사태와 같은 재난상황이 발생한 경우 차임감액청구권을 보장하고, 일정기간 차임을 연체해도 계약해지를 제한하는 등의 임차인 보호방안을 제시했다.

21대 국회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상가·주택 임대차법 두 법의 개정안에는 감염병 피해에 따른 계약갱신 요구와 해지 특례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도 이와같은 내용의 상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들 개정안에 담긴 내용 외에도 ▲한시적 임대료 동결, 강제퇴거 금지, 인도집행 금지 ▲신규 명도소송 개시 중단, 임대차 소송 개시 전 필수적 조정절차 진행 ▲차임 증감청구권 인정 사유 완화(재해와 전염병 등 사회적 재난 추가), 차임증액청구 한도 하향 ▲홈리스 등 긴급 주거지원 확대 및 방역지원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