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방역 무시…소상공인 생존 위협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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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도 넘은 방역 무시…소상공인 생존 위협말아야 거리두기 완화 분위기 반전 관측…교회 향해 분노하는 이유 있어

기사입력2021-01-2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TCS국제학교 벽에 계란이 날아들었다. 소상공인들의 분노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사진=뉴시스>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TCS국제학교 벽에 계란이 날아들었다. 계란을 던진 이는 스스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라고 밝혔다. 영업제한이라는 강도 높은 방역조치에 참여하느라 많이 고통받고 있는데, 종교계를 위시한 일각에서 방역을 무시해 확진자가 급증하니 분노가 폭발했다는 사연이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집단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개신교계에 각별히 호소한다.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방역조치 이행에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

종교시설발 집단감염은 모든 집단감염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까지의 집단감염 1만7338명 중 신천지 발이 18.6%, 신천지를 제외한 종교관련이 14.5%로 전체의 30%를 넘어섰다.

게다가 최근에 발생한 IM선교회 발 집단감염 시점도 너무 안 좋았다. 일일 확진자 수는 12월 마지막주에 평균 1000명을 넘어섰으나, 1월 넷째주 들어 300명대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집단감염 발생 이후 27일 하루 확진자가 559명까지 치솟았다. 28일에는 다소 감소한 497명을 기록했는데, 최근 1주일간 300~400명대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여전히 많다.

12월 크게 치솟았던 확진자가 1월 들어 감소세를 보이기까지 전국민이 고통을 감내하면서 방역에 동참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큰 역할을 했다. 18일부터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9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는 이어지고 있다. 면적당 이용인원 제한으로 모든 식당들이 테이블을 줄여야 하는 것도 큰 고통이다. 5명 이상의 사적 모임금지가 모든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돼, 5명부터는 동반입장이나 예약도 못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확진자 감소세에 따라 거리두기 완화 등이 논의 중이었는데, 집단감염 충격이 발생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생계의 위기에 봉착한 소상공인들이 분노를 표하는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집단감염이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게 아니란 점이 더욱 문제다. 일부 교회에서는 거리두기 강화로 소모임과 식사 금지조치가 내려졌음에도 모임을 가지는 일이 있었다. 적지 않은 개신교 단체와 교회들이 거리두기 단계 상향이나 대면예배 제한 등 방역수칙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최근 부산 세계로교회는 대면예배 금지라는 방역수칙에 반발해 예배를 강행하고, 시설폐쇄 조치가 내려지자 소송전을 벌였다.

뒤늦게나마 한국교회총연합이 26일 회원교단에 공문을 보내 “관련 시설 책임자는 즉시 사과하고, 방역 당국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협력함으로써 상황악화를 막아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한 것은 바람직한 대처다. 정규예배 외 모든 집회나 교회 밖 집합 활동을 중단하도록 적극 지도해 줄 것을 요청한 것도 다행이다.

특정 단체나 교단, 개별 교회 차원이 아니라 교계 전반이 힘을 합쳐 방역 실천에 동참하기를 간절히 호소한다. 생계의 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이, 감염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국민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