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게임 셧다운제 폐지 ‘시간선택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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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10년 만에 게임 셧다운제 폐지 ‘시간선택제’로 정부, 확률형 아이템 확률정보 표시의무 부과 입법 추진

기사입력2021-08-25 15:23

10년을 이어온 게임 셧다운제 논란이 마침내 폐지로 결론났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자율적 방식의 ‘게임시간 선택제’로 청소년 게임시간 제한제도를 일원화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청소년의 자기결정권 및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해 자율적 방식으로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 여가문화가 정착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0시에서 6시 사이 심야시간대에는 16세 미만 청소년 대상에게 인터넷게임 제공을 제한토록 정하고 있다.

정부는 셧다운제를 완전 폐지하는 대신, 만 18세 미만 청소년이나 부모의 요청 시 원하는 시간대로 게임 이용시간을 설정토록 하는 게임산업진흥법의 게임시간 선택제를 통해 당사자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2011년 국회 통과…폐지법 발의 국회의원 낙선운동도

게임 셧다운제는 지난 6월 국무조정실의 규제챌린지 과제로 선정된 후, 관계부처 협의를 거치면서 폐지로 결론났다. 2011년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시행된지 10년 만이다.

정부는 셧다운제의 강제성을 완화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법개정에 이르지 못했다. 셧다운제를 지속 시행하면서 부모의 선택에 따라 적용에 예외를 두는 안이었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셧다운제 폐지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지만 깊이있는 심의가 이뤄지지도 않았다. 이 과정에서, 셧다운제 찬성 단체들이 폐지 법안을 제출한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낙선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인기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청소년 이용이 불가능해진 원인으로 셧다운제가 지목되면서 폐지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메타버스의 대표주자이자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마인크래프트는 올해들어 계정통합을 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 이용자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을 국내에서는 성인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 이용자들은 졸지에 게임 이용이 불가능해졌다. 청소년과 게이머들이 한마음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셧다운제 폐지에 목소리를 높인 계기가 됐다.

마인크래프트 논란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셧다운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웹사이트 캡쳐>

정부는 이번 셧다운제 폐지 배경으로 모바일 이용 시간 급증에 따라 게임만 규제하는 것이 불합리해진 환경 변화를 첫손에 꼽았다. 또 게임을 즐기던 세대가 부모 세대가 되면서 부모가 게임이용 지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가정의 변화도 배경으로 지목했다. 청소년 권리침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 낙인효과 등도 함께 고려했다.

정부 “확률형 아이템 확률정보 표시의무 부과 추진”

정부는 셧다운제 폐지와 함께 청소년 권익 강화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정보에 대한 표시의무를 부과하는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게임산업법 개정안은 게임 내에 포함된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정보를 표시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2018년 공정위는 넥슨·넷마블·넥스트플로어 등 3개 게임사에 확률형 아이템 판매 과정에서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한 확률 상승 이벤트 광고에는 확률이 10배 상승한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실제로는 3.3~5배에 그쳤다. 또다른 사례로, 획득확률을 1% 미만이라고 표기했지만 실제로는 0.0005~0.008%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

현재 게임업계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획득 확률을 자율규제 방식으로 공개 중이다. 그러나 게임 이용자들은 자율규제가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며, 의무부과를 통해 확률아이템 관리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강원랜드 슬롯머신도 당첨 확률과 환급률을 공개하고 있다”며, 확률공개 의무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셧다운제 폐지와 확률형 아이템 확률공개 의무화의 도입 시기에는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셧다운제 폐지법안의 연내 국회통과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 확률공개 의무화 등을 담은 법안 처리는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