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논란중…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해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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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아직 논란중…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해답은 “중고차 시장 대기업에 개방해야” vs “생존권 위협”

기사입력2022-03-16 12:00

신지아 기자 (jiah1288@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중고차 업계의 반발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현대차는 기존 업계와의 상생을 내걸며 출고 5년, 10만㎞ 이내 자사 중고차만 매입해 품질을 인증해 되파는 방식을 공표했다.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선언 이후에도 중고차 업계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입할 경우 2026년에는 시장점유율의 최소 7.5%에서 최대 12.9%를 차지할 것으로 진단했다.

소비자단체 “허위 매물 등 소비자 피해사례 개선 시급”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중고차 판매는 약 260만대로 신차 판매 190만대의 1.4배 규모에 달한다. 중고차 시장 규모가 커져갈수록, 중고차 매매 과정에서 허위매물 등 소비자 피해가 늘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소비자가 본 자동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과 소비자 후생’ 토론회에서, 이호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책위원장은 중고차 시장 문제를 크게 2가지로 지적했다. 빈번한 허위 및 미끼 매물, 실제와 불일치한 성능점검 상태, 과도한 알선수수료 등 소비자 피해사례가 만연하고 있는 점과 함께 중고차 매매 후 수리나 교환·환불이 어려운 관련 시스템이 정착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재철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장은 허위·미끼 매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중고 차량의 사고 여부와 보험 이력, 침수 여부, 결함 등 인증 체계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는 “소비자의 80.5%가 국내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고 낙후돼 있다고 생각하고, 대기업 진출을 통해 보호받고 선택권을 보장받기 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완성차 업계의 단계적 시장 진입 등 준비시간은 필요해 보이므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중고차업계 “투명성 강화 명분으로 소상공인 말살“

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이 사업 개시와 인수, 확장 등을 할 수 없었다. 이후 2019년 2월 지정기한이 만료되면서 중고차업체가 다시 한 번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으나, 추천 권한을 가진 동반성장위는 같은 해 11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추천하지 않았다.

이에 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 독과점을 막기 위해 기자회견, 집회 등을 통해 항의성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인해 6만5000명이 넘는 업계 종사자와 협력사 직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지호 경기도중고차딜러협회 회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차량 번호판만 조회해도 해당 차량의 가격을 빠르게 볼 수 있는 헤이딜러 앱 등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 출시로 정보 불균형이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라며 “이에 더해 경기도 일부 지역에선 허위 매물 근절에 적극 나서는 등 기존 중고차 업계의 자정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고 강변했다.

또, “수원시만 해도 지난해부터 허위매물을 올린 게 적발되면 중고차 영업을 할 수 있는 종사원증을 회수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진행하고 있다. 깨끗한 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여기서 대기업 진출이 더욱 가시화된다면 중고차 시장은 대기업이 독점해 중고차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꾸준히 지적돼온 중고차 시장 문제들에 대해선 “허위 광고를 올리는 전산 업자들을 강력 처벌할 수 있는 법안 발의가 국회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 이런 부분을 중고차 업계에만 돌리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로선 (현대차의) 시장 진출을 막을 방법이 거의 없다. 중기부 심의 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대기업과 우리는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상생할 수 없다”며, “투명하고 건전한 중고차 시장을 위해 각 관할청 및 국토부 등 행정 기관의 도움이 간절하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손 안대고 코 푸는 식의 판매방식은 영세업자들을 다 죽이자는 것과 다름 없다. 선점과 독점을 시작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횡포를 부릴 것이 뻔하다”며 “영세업자들의 영역과 대기업의 영역은 엄연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추후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허용 여부를 판단할 중고차 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중고차 판매업이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된다면 완성차 업체들은 중고차 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