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안되는 유류세 인하…소비자에게 환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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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체감 안되는 유류세 인하…소비자에게 환급을 정부 민생안정대책을 언제쯤 체감할까…방향 재설정 시급

기사입력2022-07-16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유류세 인하 등 정부의 기름값 대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여전히 기름값 폭등에 고통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의 유류세 인하의 효과를 분석해 보건대, 2주 뒤에 떨어지는 액수도 만족스럽지 않으실 겁니다.”

유류세가 추가 인하된 지난 7월1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오피넷 자료를 보면 오늘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5원, 경유는 9원이 떨어진 것으로 나온다. 25%밖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썼다. 또, 기존 재고 소진 후 2주 후 쯤에는 가격에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는 관련업계의 입장에 대해서도, 소비자가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거가 있다. “지난 11월부터 6월까지 휘발유 유류세 인하액 182원은 69원, 경유 인하액 129원은 53원밖에 소비자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기간동안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총 30%의 유류세를 인하한 바 있다. 7월 들어 추가로 7%를 더 내렸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유류세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2주가 지난 지금, 유류세 인하가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 12일 소비자단체 에너지·석유시장 감시단은 “유류세 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유소는 국제유가 인상보다 더 많이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의 가격정보를 분석한 결과, 7월10일 기준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11일보다 리터 당 평균 285.70원 올랐다.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가 인상분에서 유류세 인하분을 뺀 값이 130원인데, 전국 주유소 1만744개의 주유소 중에서 130원보다 적게 인상한 곳이 48곳으로 0.45%에 그쳤다는게 이 단체의 분석이다. 마찬가지 계산으로 경유 가격을 국제유가 인상분에서 유류세 인하분을 뺀 값(402원)보다 적게 올린 곳은 43곳(0.4%)에 불과했다고 한다.

소비자단체의 이같은 지적에 정부와 관련업계가 부랴부랴 입장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국내 평균 판매가격은 유류세 추가 인하분을 모두 반영 중으로, 향후에도 최근 국제가격의 하락분을 감안할 때 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석유협회 역시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3차례에 걸쳐 정부가 유류세를 37%까지 인하할 때마다, 직영주유소와 저유소에서의 판매 및 출하물량을 시행 당일 즉시 내려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를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협조해 왔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가 이같은 입장을 내놓은 것이야 그렇다해도, 정부의 입장은 실망스러운 면이 있다. 소비자가 기름값 인하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니,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게다가 유류세 인하분이 정유사 또는 유통단계의 마진으로 남아버리고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할 가능성은 처음부터 제기된 문제점이다. 지금이라도 보다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정부가 정책을 수정할 필요성이 커 보인다. 유류세 인하분을 소비자에게 직접 환급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앞서 소개한 글에서 용혜인 의원은 “유류세 인하 정책 자체가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고 본다”며, “정유사 초과이익에 과세하는 횡재세를 거두어서 유류세 세수와 합쳐서 국민들에게 지원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소비자 직접 환급의 범위를 유류세에서 더 확대하자는 의견이다.

이런데도 의견표명만 하고 있으면 정부가 할일을 다하지 못한다는 인식만 확산될 뿐이다. 고금리, 고환율에 고물가까지 겹치는데 정부의 민생안정대책을 언제쯤 제대로 체감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커진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