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스트레스…당신은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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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직무 스트레스…당신은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건강·업무 역량 떨어뜨리는 주범 스트레스…조직 차원에서 관리 나서

기사입력2022-08-23 00:00

10년 차 직장인 A씨는 최근 들어 부쩍 눈이 침침한 증상과 함께 두통이 늘었다고 한다. 업무시간에는 바짝 긴장한 채 일에 집중하느라 자신의 증상을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퇴근 후 건물 밖으로 나가면 어김없이 몸이 보내오는 통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스트레스는 사람에게 적당한 긴장감을 부여해 집중력과 효율성을 높이지만, 강도 높은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 오히려 업무 역량을 떨어뜨린다. 이에 기업이나 기관은 근로자 직무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직원의 심리적 어려움을 살펴 치유와 회복을 지원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좋은 스트레스 vs 나쁜 스트레스=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스트레스는 양면성을 지닌다. 스트레스는 무조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사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대 아사프 오쉬리 가정소비자과학대 연구팀에 따르면, 적당한 스트레스는 장기적으로 정신 건강에 더 좋다. 마치 백신이 미래 감염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것처럼 사람이 더 힘든 미래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시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지원하는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Human Connectome Project)’에 참여한 1200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는데,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일의 대처 능력을 더 키워준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좋은 스트레스의 종류로는 ▲빡빡한 업무 마감 기한으로 인한 긴장감 ▲시험을 앞둔 심정 ▲휴가 계획에 대한 압박감이 해당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어떤 한계점을 지나면 독성을 띠게 된다. 이것이 바로 나쁜 스트레스다. 사람들이 대체로 느끼는 스트레스 요인들은 인체에 어떠한 형태로든 악영향을 끼치는 나쁜 스트레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자신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될 때 생기는 스트레스가 그것이다. 사람이 이런 스트레스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전조증상은 직장이나 가정에서의 기능 저하, 불면증 등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면역력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코로나 시대에는 스트레스 관리를 철저히 해줘야 한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지속해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이것이 인체 항상성을 무너뜨려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취약해지는 몸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울증과 같은 질병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스트레스가 조직 생산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자, 많은 기업이 조직 차원에서 직원의 스트레스를 해결해 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직장 내 ‘나쁜 스트레스’는 무례함=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산업재해에 포함했다. 직장인의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스트레스가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장인이 스트레스 때문에 업무 중 사고로 이어지거나 퇴직을 하는 등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직장인이 회사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불안감 ▲비정규직이 느끼는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함 ▲과중한 업무 ▲실적에 대한 압박 등 스트레스 요인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은 대인관계 갈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스트레스는 구성원의 직무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직무 소진과 이직 의도를 높인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은 도미노처럼 퍼져 업무성과 하락으로 이어지고, 조직에 대한 헌신도를 급격히 낮춘다는 데 있다. 즉, 조직 전반으로 스트레스의 영향력이 확산된다는 말이다.

최근 한 조사를 살펴보면, 직장인이 일터에서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 엿볼 수 있다. 한국EAP협회와 비폭력대화연구소가 직장인 315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무례한 경험 실태’에 과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근 6개월 내 직장에서 무례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직장인의 비율은 100%였다.

이 중 3.2%는 무례함을 ‘매일 경험한다’고 답했고, ‘자주 경험한다’가 13.3%, ‘가끔 경험한다’가 42.2%로 일상 직장생활에서 반복적으로 무례함을 경험한다는 응답자가 58.7%에 달했다. 나머지 41.3%는 6개월 이내에 한두 번 무례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무례함 중 가장 많은 유형은 ‘말을 자르거나 의견을 무시한다(63.5%)’였고, ‘자신의 상태를 함부로 판단하고 단정 짓는다(43.5%)’, ‘다른 사람 앞에서 면박을 준다(38.7%)’ ‘알아야 할 정보를 주지 않는다(37.8%)’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성과·능력·노력을 무시한다(29.5%)’, ‘외모 및 성격 등 개인 특성을 비하한다(14.0%)’ 등의 무례함을 경험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무례함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애매하고, 그냥 넘기기에는 마음이 불편해지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런 무례함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개인의 정신 건강과 직장 생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 조직원 ‘마음’ 관리에 나서다=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조성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개인이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조직 차원에서 직원의 스트레스를 해결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조직 생산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자, 많은 기업이 조직원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유하기 위해 EAP(Employee assistant program)라는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AP는 근로자의 직무만족도나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들을 상담 코칭 등의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으로 한국교직원공제회를 들 수 있다. 2019년부터 심리 전문가의 상담을 제공한 한국교직원공제회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직무 스트레스 ▲자녀 양육 ▲우울·무기력증 등을 상담해 관리해주는 ‘The-K 마음쉼’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조직원의 심리적 위험도를 측정한 결과,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고위험군의 비중이 상담 전 52.5%에서 상담 후 22.2%로 30.3%p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건강증진센터는 신청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스트레스 관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 센터는 10분 동안 뇌파 검사를 진행해 정상범위 분포 여부를 확인하는 등 두뇌건강 상태를 측정한다. 이외에도 ▲의사소통 향상 ▲안전 심리 ▲심리적 외상 예방 등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종합교육기업인 에듀윌은 최근 사내에 무인 스트레스 측정실을 오픈했다. 이곳에는 손끝으로 혈관 건강도와 누적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유비오 맥파를 설치, 혼자서 자유롭게 측정하고 결과지를 바로 출력해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심층 상담을 원하는 경우에는 결과지를 토대로 심리상담실에서도 상담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 시민을 위한 심리지원 서비스도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민의 일과 생활 균형,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마음잡고(Job Go)’를 운영한다. 이 프로젝트는 ▲번아웃 ▲직장 내 관계갈등 ▲직무 불안 등 근로자가 겪을 수 있는 고민을 진단하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