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 독과점 사건처리 시간 오래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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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사건처리 시간 오래 걸려 “그 사이 쏠림현상 견고…특별규제 대상 독과점 플랫폼 지정을”

기사입력2023-04-01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회 소상공인정책포럼이 지난달 30일 개최한 소상공인 온라인플랫폼 상생협력과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실>

온라인 플랫폼은 소상공인에게 매출 상승의 기회이지만, 종속과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독점화된 온라인 플랫폼은 양면시장 매개자라는 위치와 우월적 지위 등을 통해 불공정한 거래를 일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독점화 폐해를 막기 위한 법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 소상공인정책포럼이 지난달 30일 개최한 ‘소상공인 온라인플랫폼 상생협력과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소비자가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입점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통로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중소상공인인 입점사업자는 이와같은 시장지배적 온라인 플랫폼의 막강한 통제력 하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양면시장의 매개자라는 지위에서 비롯된 이점으로 인해 입점사업자의 정보와 소비자의 정보를 둘 다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다량의 거래를 동시다발적으로 매개, 소비자의 선호정보와 수요패턴을 빅데이터 수준으로 집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 산업에서의 시장지배력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소상공인 필수 판매경로 이지만=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11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7조200억원으로 전체 유통업 매출의 51.4%를 차지했다. 오프라인 업체 매출은 48.6%인 6조6400억원에 머물렀다. 산업부가 2016년 온라인 유통업체를 조사에 포함한 이후, 온라인 유통 매출이 처음으로 오프라인을 넘어선 시점이었다.

이처럼 온라인 플랫폼은 소상공인에게는 이제 없어서는 안될 판매경로가 됐지만, 독과점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김 연구위원은 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은 민간 영리기업으로서 설계·운영·관리를 직접 담당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조작 가능성이나 불투명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의 조작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운영의 불투명성과 정보 우위성으로 인해 사업자나 소비자와 같은 이용자와 규제당국이 플랫폼의 문제점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플랫폼의 위험성은 이중적 지위에도 있다. 김 연구위원은 독점 플랫폼은 시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그 시장 안에서 다른 사업자와 경쟁을 하기 때문에 시장운영자 지위를 이용해 경쟁자에 대한 규칙을 설정하고 유사 규제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독과점 플랫폼은 수많은 거래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통해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핵심 플랫폼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업집단 생태계를 형성해 진입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독과점 폐해 막기위해 입법 추진=실제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 디지털 플랫폼 거래 관행 실태조사를 한 결과, 온라인 쇼핑몰 입점사업자의 80%가 플랫폼에 고착화돼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 독과점 플랫폼이 입점사업자에게 불이익한 내용으로 규약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입점 또는 상품 게시를 거절하거나 고액수수료를 부과하는 등의 실태가 밝혀졌다.

미국에서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플랫폼의 과도한 정보 보유, 플랫폼 검색결과의 편향성 등을 우려해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공정위가 앱마켓 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앱마켓으로부터 불공정거래 행위를 경험한 업체는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입점업체는 대기업과의 불합리한 차별이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 앱삭제·앱종료 관련 기준이 불명확하며, 구글의 시스템이 아닌 입점업체 자체 결제시스템을 사용하면 불이익을 제공한다는 사례는 발생했다.

해외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2020년 특정디지털플랫폼법을 제정했으며, 독일에서 2021년 경쟁제한방지법을 개정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해 사업자 지정절차와 금지행위 유형을 추가하고 입증책임을 전환했다. EU에서도 지난해 디지털시장법(DMA)을 제정하고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제한된 수의 대규모 플랫폼에 대한 특별한 의무를 도입했다.

◇사건 처리에 많은 시간 걸려=독과점 플랫폼의 남용행위를 규제하기 위해서 경쟁당국이 개입하려면 개입 전 수행하는 조사절차와 분석절차, 사업자의 항변에 대한 대응 등으로 인해 사건처리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국가별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사건 평균 처리시간을 보면 독일이 1267일, 프랑스 2373일, 영국 2년 반에서 3년, 독일 1년, 캐나다 362일, 한국 352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독과점 플랫폼에 기존 경쟁법 적용을 위해서는 개별시장에서 플랫폼의 시장지배력과 위법행위를 증명할 필요가 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절차 및 알고리즘 입증 곤란으로 인해 경쟁당국이 적시에 개입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그 사이 플랫폼 시장의 쏠림현상을 통해 생태계가 견고해지기 때문에 경쟁을 구조적, 영구적으로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방안으로 시장진입을 결정하거나 시장운영 규칙을 결정하는 독과점 플랫폼, 경쟁사업자의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독과점 플랫폼에 대한 특별한 규제를 원칙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특별규제 대상 독과점 플랫폼을 지정할 때는 매출액 총액, 이용자 수,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규모 등의 기준을 설정하면 된다.

이와함께 독과점 플랫폼 금지행위로 자사우대금지, 입점사업자의 정보활용 금지, 데이터 이동성 제한금지 등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신속한 규제를 위해서는 입증책임을 전환하고, 임시 조치와 적극적 시정조치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