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안, 유례없는 변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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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안, 유례없는 변칙” 민주당·시민단체, 국정조사·특검 진행해 의혹 밝혀야

기사입력2023-07-27 09:3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등 12명의 국회의원과 민생경제연구소, 촛불행동 등 6개 시민사회단체는 25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고속도로 게이트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민생경제연구소>

더불어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 특검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등 12명의 국회의원과 민생경제연구소, 촛불행동 등 6개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25일 국회에서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고속도로 게이트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김성진 더민주혁신회의 미디어소통단장은 “국민들 사이에 ‘김건희 여사 일가를 위한 특혜 고속도로’, ‘김건희 로드’라는 의혹이 만연함에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침묵하고, 국토교통부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거짓말이 드러나면 새로운 변명으로 임기웅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통한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는 지방도가 아닌 국가도로로, 출퇴근시간 및 주말마다 극심한 혼잡을 겪고 있는 기존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분산하고, 국토6호선 두물머리 부근의 정체를 해소하는 것을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서울에서 두물머리로 가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노선이 가장 경제성 높은 노선이며, 그래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종점이 두물머리로 직행하는 ‘양서면’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김 단장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종점을 양서면에서 ‘강하면’으로 변경해 놓고, 양평군민을 끌여들여 이 도로가 양평군민을 위한 것이고 종점 변경은 양평군민이 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원안은 교량이 11개, 터널이 13개인 반면 종점 변경안은 교량이 26개, 터널이 19개다. 따라서 멀쩡한 산을 뚫고 산과 산 사이에 다리를 놓은 공사를 21개나 더 하는 종점변경안은 환경을 더 해치고 건설비용은 더 들수밖에 없다고 했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의 국가도로망종합계획 상에 속해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고 있다. <자료=더불어민주당>

또한 종점 변경안은 미리 결론을 정해 놓고 절차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속도로 건설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정리해보면, ▲기재부가 주관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타당성 조사를 거치게 된다. 이 타당성 조사는 통상 1년 정도 걸린다. ▲타당성 조사 이후에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치게 되는데, 이는 해당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게 되므로 통상 1년 정도가 소요된다. ▲그 후 기본계획을 만드는데 1년 정도 걸리고, ▲이어서 기본설계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도 1년 정도 소요된다. ▲기본설계 이후에는 실시설계가 진행되는데 이 역시 1년 정도 걸린다.

통상적인 고속도로 건설의 경우 별다른 사업지연 요인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도 5년 내지 7년 정도가 소요되며, 10년이 넘어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라는 것이 김 단장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의 종점 변경안은 타당성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원안도 아닌 종점 변경안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리고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바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유례가 없는 변칙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와 다른 안을 추진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종점 변경안이라는 결론을 공식화한 다음, 서둘러 2022년 6월30일 종점 변경안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즉 타당성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예비타당성 평가를 통과한 원안 대신 종점 변경안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낸 다음, 타당성 조사기간이 경과하기도 전에 앞 당겨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김 단장은 과거 이러한 이례적인 절차 진행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이는 윤석열 정부의 임기 내에 종점 변경안대로 서울-양평고속도로를 착공함으로써 다음 정부에서 변경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는 국회에 서울-양평고속도로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특검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