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확률 10% 넘는 부실기업부채 2배 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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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부도확률 10% 넘는 부실기업부채 2배 더 증가 금융권 신용위험 증대…부동산PF 부실 확대, 저축은행 부실 우려

기사입력2023-09-12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부도확률이 10%를 초과하는 부실기업이 급증한 가운데, 부동산PF 부실의 확대가 저축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10일 내놓은 ‘기업부채 리스크와 여신 건전성 추정’ 보고서는,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부실기업의 부채가 91조원에서 213조원으로 연평균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기업 총부채는 2018년 1719조원에서 2022년 2719조원으로 연평균 12% 늘었다. 부실기업의 부채가 전체 기업부채보다 2배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코스피·코스닥·코넥스·외감법인 중 비금융기업 3만5000여개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기업의 건전성과 관련있는 재무비율들의 가중치를 통해 산출한 부도확률이 10%를 초과하는 기업을 부실기업으로 정의했는데, 그 결과 부실기업의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5년간 부실기업 부채가 기업부문 총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3%에서 2022년 7.8%로 증가했다. 2021년 8.1%에 비하면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2018년 당시에 비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건설업의 부실기업 부채비율이 8.1%에 달했다. 주택시장 침체와 부동산PF 부실 우려의 결과인데, 이것이 저축은행 부실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2022년말 현재 농림어업광업을 제외하면, 부실기업 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부동산업으로 29.3%에 달했다. 2018년 23.2%에서 증가를 거듭해 2021년에는 30.1%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0%에 육박한 수준을 보였다. 보고서는 “부동산업의 경우 2021~2022년 주택거래 감소와 주택가격 하락으로 임대·중개업의 수익성이 악화됐고, 부동산PF 부실로 일부 개발·시행업의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고 했다.

이 밖에 코로나19 유행 여파에 글로벌 경기실적 둔화가 겹친 운수업(8.6%)도 부실기업 부채비율이 높았다.

건설업 역시 부실기업 부채비율이 8.1%에 달했다. 보고서는 “2022년 이후 주택시장 침체와 부동산PF·브릿지론 부실 우려로 실적이 부진했고, 아파트 분양 저조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신용위험 증대…저축은행 우려 확산

보고서는 총기업대출 중 부실대출의 비율로 신용위험을 측정한 결과, “손실부담능력 면에서 국내은행에 비해 저축은행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내은행 및 저축은행 기업대출 신용위험은 2019년 감소한 이후, 2020~2021년 코로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상당폭 증가했는데 2022년에도 그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2022년말 현재 각 업권별 자기자본 대비 신용위험액(부실대출)을 비교하면, 국내은행(11.8%)에 비해 저축은행(18.8%)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우려는 시장의 기업평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 8일 NICE신용평가는 더케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BBB/Stable에서 BBB/Negative로 낮췄다.

NICE신용평가는 이에 대해 “저축은행 총여신은 2020~2021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늘어난 대출 수요와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힘입어 개인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및 부동산관련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됐다”며, “급격한 여신 확대추세는 2022년 상반기까지 이어졌으나, 하반기 이후 부동산경기 위축 및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수요 감소와 리스크관리 강화로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올해 들어서도 부동산시장 불확실성과 고금리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물경기 둔화와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영향에 따른 일부 수신자금 이탈 가능성 등을 감안해 “저축은행 총여신 성장은 상당수준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고금리 영향으로 개인신용대출 등의 부실위험이 확대되는 가운데, 부동산경기 저하로 인해 고위험 PF사업장을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위험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특히 “최근 브릿지론, 중후순위, 고LTV 등 고위험 익스포저를 빠르게 확대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부실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