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한국어와 ‘스킬 대화모드’가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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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자연스러운 한국어와 ‘스킬 대화모드’가 강점 사실과 다른 답변 제공은 문제…네이버의 대화형AI ‘클로바X’㊤

기사입력2023-09-12 13:32

네이버가 지난 8월24일 팀 네이버 컨퍼런스 ‘단(DAN) 23’을 개최하고,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와 대화형AI ‘클로바X’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공개했다. 그 중 한국판 챗GPT라 불리는 ‘클로바X’는 국내기업인 네이버가 만든 대화형AI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와 유사한 AI이며, 한국에서 나온 AI답게 국내 사용자들을 위해 특화됐다.

이러한 대화형 AI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만드는데, 클로바X는 한국어에 최적화된 대규모 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한다. 하이퍼클로바X는 오픈AI의 GPT-3.5와 비교해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한 만큼 한국어에 가장 최적화된 언어모델이라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2021년 선보인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를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2021년 당시 하이퍼클로바의 파라미터는 2040억개로 알려졌다. 파라미터(매개변수)란 AI의 성능과 작동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단위로, 파라미터가 클수록 AI 모델의 크기도 크고 더 복잡한 요소를 학습할 수 있어 성능이 뛰어나다. 다만 네이버는 이번 하이퍼클로바X의 파라미터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오픈AI가 GPT-4의 파라미터를 공개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조치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AI 클로바X를 지난 8월24일 오후 4시부터 베타 버전으로 공개했다. 네이버에 로그인하면 누구나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으며, 클로바X 사이트(https://clova-x.naver.com/welcome)에서 이용 가능하다.

다만 현재 베타서비스 중인 만큼, 일정 인원이 가입한 이후에는 서비스 가입을 위해 대기해야 할 수도 있다. 사이트에서 서비스 대기 등록을 한 뒤, 클로바X 가입 안내메일을 받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기자의 경우 사용 승인을 받기까지 주말을 포함해 5일이 걸렸다). 또한 승인을 받더라도 클로바X와의 대화는 3시간에 30개로 한정된다. 이에 관해 네이버는 더 많은 사용자들이 원활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러운 한국어 대화와 ‘스킬 대화모드’가 강점

클로바X 사용법은 간단하다. 대화창에 ‘자유롭게 대화해 보세요’라고 적혀 있듯이, 대화창에 궁금한 사항을 마음대로 질문하기만 하면 된다. 클로바X가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까? 클로바X 사이트에서는 ‘클로바X는 다음과 같은 일을 잘할 수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1. 사용자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어 번역이나 문서 요약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2. 창의적인 글쓰기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소설 초안 작성이나, 홍보 및 마케팅 문구 초안 작성 등을 수행합니다.

3. 네이버 내부 및 외부 서비스와 연동하여 다양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클로바X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일상적인 대화부터 전문적인 대화까지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창작, 요약, 추론, 번역, 코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에 도움을 주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과 답변이 연달아 이어지는 대화도 할 수 있다.

시험 삼아 추석 과일선물세트 홍보 카피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더니 아래와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클로바X의 답변을 적당히 참고해 변형한다면 업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챗GPT나 바드와 비교해 눈에 띄었던 기능은 ‘스킬 대화모드’였다. 원하는 스킬을 선택하고 대화하면 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스킬은 클로바X가 더 나은 응답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으로, 현재는 쇼핑과 여행에 특화됐다. 예를 들면 네이버 쇼핑의 최신 정보를 연동해 최저가와 상품 정보를 추천받을 수 있으며, 네이버 여행의 최신 정보를 연동해 여행상품 정보를 추천받을 수 있다. 대화창 오른쪽 하단에 있는 ‘S’ 모양 버튼을 누르고 네이버 쇼핑과 여행 중 원하는 스킬을 선택하면 된다. 향후 스킬의 종류와 성능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시험 삼아 한국에서 솔로몬제도까지 비행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질문했더니, 단순히 비행에 소요되는 시간뿐만 아니라 이용 가능한 국제공항과 항공사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제공했다.

반면, 스킬 기능을 끈 상태로 똑같은 질문을 할 경우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여행과 쇼핑 분야 질문을 한다면, 스킬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구체적인 답변을 얻는 데 도움이 되겠다.

클로바X와 나눈 대화 중 보관하고 싶은 대화는 저장할 수 있으며, 주제별 디스커버리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기능은 과제나 업무를 할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용하면서 느꼈던 장점 중 하나는 한국어 대화가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챗GPT와 바드는 한국어 답변의 어투가 상당히 어색하고, 한국과 관련한 질문을 했을 때 엉뚱하거나 잘못된 답변을 내놓는 경우도 많았다. 이와 비교해 클로바X는 국내 사용자들에게 친숙하고, 한국의 사정에 좀더 밝다는 장점이 있었다.

생성형AI의 고질적인 문제, 사실과 다른 답변 제공

한편, 아쉬운 점도 있었다. 챗GPT와 바드가 그랬듯이 클로바X도 사실이 아닌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었다. 예를 들어 기후위기로 인해 인류의 기록문화유산이 손상되는 이유와 실제 사례에 관해 질문했더니, 이유에 관해서는 제대로 된 답변을 제시했으나 실제 사례에서는 잘못된 내용을 이야기했다.

아래의 클로바X의 답변과는 달리 2019년 4월15일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는 화재가 나지 않았으며, 실제 화재가 난 곳은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는 인간과는 달리 정보의 진위 여부를 분별하고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이 ‘뻔뻔한 거짓말’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이는 클로바X뿐만 아니라 여느 생성형AI가 지닌 고질적인 병폐다. 따라서 AI가 내놓는 답변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클로바X가 활용하는 데이터의 출처를 보면 답변의 신뢰성에 의문이 든다. 클로바X에게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 답변을 제공하는지 묻자, 클로바X는 ‘네이버의 검색어 데이터와 블로그, 카페, 지식인, 뉴스 데이터를 활용한다’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지식인에 있는 자료가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클로바X가 잘못된 내용이 적힌 데이터를 출처로 삼을 경우, 사용자가 잘못된 내용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클로바X에 질문을 하면 답변의 출처(링크)를 자동으로 남겨주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출처가 네이버 블로그였다. 출처를 남겨주는 것 자체는 유용한 기능이지만, 데이터의 정확도나 신뢰성 측면에서는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답변의 정확성을 시험하기 위해 방송인 유재석 씨가 말한 명언을 알려 달라고 질문했더니, 그가 실제로 말한 적 없는 명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실제로 ‘유 퀴즈 온더 블록’ 제190화 방송에서 유재석 씨는 ‘귀를 훔치는 말이 아닌 가슴을 흔드는 말을 해라’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이러한 명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고 직접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