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직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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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AI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직업은 무엇일까 육체노동 보다는 비정형 일자리 대체…공포·불안 보다는 연구 우선

기사입력2023-09-25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난 2016년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승리하자, 이전의 기술과는 다르게 AI가 인간과 대등한 위치에서 대결을 펼치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AI가 일자리 자동화 등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겼다.

특히 최근 챗GPT 등이 등장하면서, 기술에 의한 노동환경과 일자리 변화는 더 이상 학계의 고민이 아닌 국가적인 화두로 부상했다. 과거의 기술혁명과는 다른 방향으로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인데, AI가 가져올 일자리 변화에 대해 공포심을 갖기보다는 우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조직 내의 문화 정립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는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과 다르게 크고 심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 기술영향력 사회 전분야로 확산=보고서는 일자리 변화를 가져오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기술변화는 중요한 동인 중 하나로 일자리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유의미한 영향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산업혁명을 통해 산업환경과 생산조직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실제로 일자리가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했으며, 지금까지도 일자리는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등장한 핵심기술은 인간의 육체적 노동과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했지만, 동시에 핵심기술 중심의 직업과 지식집약적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산업혁명과 달리 AI, 사물인터넷(IoT) 등 초연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기술영향력 또한 사회 전분야로 확산되고 기계로 인한 일자리 자동화 우려가 커졌다. 반면 타 기술과 다른 AI의 기술적 특성은 이전과 다른 고용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일자리 변화에 미칠 AI 기술적 특성=보고서는 AI가 갖는 고도화, 상용화, 예측가능성, 확장성, 창의성 등의 기술적 특징이 일자리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고도화=AI는 인간의 총체적 생산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그 성장 속도가 유례없이 가파르다는 특징을 갖는다.

▲상용화=AI 기술의 발전으로 AI가 일상생활에 적용됨에 따라 학계·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하던 이전에 비해 AI에 대한 국민 체감도가 상승되고 있다.

▲예측가능성=기계학습의 발전이 거듭되면서 이전에는 명시적으로 정의하지 못했던 추측, 예측 등의 비정형 업무의 자동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확장성=파운데이션 모델로 하나의 모델이 다양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업무로 구성된 일자리 자체에 대한 위험 가능성이 높아졌다.

▲창의성=생성형AI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결과를 생성하며,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 분야를 위협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육체노동보다는 비정형 업무 대체할 것=보고서는 AI로 인한 일자리 자동화의 핵심은 정형화로 청소, 트럭운전과 같이 저숙련 업무이지만 육체로 수행하는 업무는 자동화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비정형 업무로 여겨졌던 ‘입법자 및 공무원’, ‘관계 관리자’, ‘최고경영자’ 등은 기술의 영향을 받아 감소가 예상되는 직업으로 꼽았다. 행정, 법률 분야는 기계학습과 함께 생성형AI의 영향을 받아 자동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했다.

반면, 육체적 수행이 필요한 청소, 건물 유지·보수 등은 AI로 자동화가 불가능하거나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단, AI가 로봇에 적용됨에 따른 자동화 영향은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 것이라 했다.

◇일자리 변화 연구와 교육이 필요하다=보고서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일자리 변화를 직시하되,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수준과 범위를 명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려우며 그 변동성 또한 매우 높아, 일자리 자동화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보다 일자리 변화에 대한 균형있는 시각과 지속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AI에 대한 이해와 조직·개인이 얻는 이득·위험을 공유하는 기업문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기존 일자리에서 수행했던 일부 업무가 AI로 자동화 혹은 보완되면서, 해당 일자리의 주요 업무와 기존의 업무 정체성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무 도구의 변화에 따라 이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 간의 격차 발생을 완화하기 위한 조직차원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보고서는 AI의 기술적 능력과 별개로, 그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역할이므로 AI 활용에 대한 국가적 고민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AI가 적용될 수 있음에도 ▲인간이 수행해야만 하는 업무 혹은 ▲심리적 저항으로 AI의 적용이 어려운 업무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