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일하고 가장 빈곤하다…한국 고령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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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가장 많이 일하고 가장 빈곤하다…한국 고령층 고용률 높은 수준이지만, 빈곤율도 OECD 국가에 비해 크게 높아

기사입력2023-10-0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 고령층의 취업자 비중이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지만, 상대적 빈곤율도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 26일 발표한 ‘2023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취업자 수는 326.5만명이며, 65세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인 고용률은 36.2%를 기록했다.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은 2012년 30.1%에서 2022년 36.2%로 지난 10년간 6.1%p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65세 이상 비취업자 수는 576.2만명으로 전체 고령자의 63.8%로, 2012년(69.9%)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같은 한국의 고령층 고용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기준 OECD 회원 38개국의 65세 이상 평균 고용률은 15.0%로 한국의 절반을 밑돌았다. 평균보다 높은 국가는 한국(34.9%), 일본(25.1%), 스웨덴(19.2%), 미국(18.0%) 등 11개국이었는데, 한국은 2위인 일본과도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취업자수 비중이 높았지만, 한국 고령층의 생계가 넉넉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상대적 빈곤율이 높은 수준이다.

2021년을 기준으로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3%에 달했다. 다시 말해,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 10명 중 4명은 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18세부터 65세 사이 근로연령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2014년 13.7%에서 점차 낮아져 2021년에는 10.6%를 기록했다.

한국의 66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봐도 눈에 띄게 높다. 2020년 기준 한국 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은 40.4%였는데, 호주(22.6%)와 미국(21.6%), 뉴질랜드(16.8%) 등 최상위권과 비교해봐도 2배 가량이나 높았다. 네덜란드(6.0%), 노르웨이(4.4%) 등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낮은 나라와의 격차는 더욱 컸다.

한국의 고령층 고용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기준 OECD 회원 38개국의 65세 이상 평균 고용률은 15.0%로 한국의 절반을 밑돌았다. 그러나 취업자수 비중이 높았지만, 한국 고령층의 생계는 넉넉하지는 않다. <자료=통계청>

저축 적고 부동산 비중 높아…10명중 9명은 생계비 본인 부담

2022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순자산액은 4억5364만원이었다. 전체 가구(4억5602만원)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경우 부동산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2.4%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 12.4%로 타 연령대에 비해서 낮았다. 전체 연령대의 자산에서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15.6%였고, 연령대별로는 13~17%대의 분포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공적연금을 받는 비중은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46.9%였던 공적연금 수급률은 2019년(50.9%) 50%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전체 고령자의 57.6%가 공적연금을 받고 있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5~69세의 연금 수급률이 66.1%로 가장 높았고, 70~74세(61.4%), 75~79세(61.4%), 80세 이상(39.1%) 순이었다.

하지만 생활비 마련방법은 본인 혹은 배우자의 부담이 90%를 웃돌아 대부분을 본인이 직접 부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65세 이상 일하는 고령자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본인·배우자 부담(93.0%), 정부·사회단체(3.8%), 자녀·친척 지원(3.2%) 순이었다.

65세 이상 비취업 고령자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본인·배우자 부담이 52.0%에 그쳤고, 자녀·친척 지원(24.6%)이나 정부·사회단체(23.5%)의 비중이 더 높았다.

일하는 고령층과 비취업 고령층의 차이는 이뿐만이 아니다. 2021년 65세 이상 일하는 고령자 중 10.2%가 주관적 소득수준이 여유 있다고 응답해, 비취업 고령자(6.6%)보다 3.6%p 높았다. 반대로 주관적 소득수준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일하는 고령자가 54.6%인 반면 비취업 고령자는 65.0%로 10.4%p의 차이를 보였다.

2021년 65세 이상 일하는 고령자 중 68.1%는 노후를 준비하고 있어서, 비취업 고령자(51.4%)보다 16.7%p 높았다. 비취업 고령자 중 65~74세의 66.9%, 75세 이상의 54.6%는 노후를 준비하지 않는 이유로 준비할 능력이 없다고 응답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