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저감 잠재력 높은 기술에 투자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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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탄소저감 잠재력 높은 기술에 투자 미미하다” 경량EV·마이크로모빌리티 등 탄소저감 적은 기술에 투자액 집중

기사입력2023-10-17 10:4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후테크 포럼’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글로벌 경기불안으로 투자시장이 침체됐음에도 불구하고 ‘기후테크’에 대한 세계적인 투자는 확대되는 추세다. 투자 확대에 힘입어 기후테크 관련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기여와 신성장동력화 측면에서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제현주 인비저닝파트너스 대표는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16일 주최한 ‘기후테크 포럼’에서 ‘기후테크 투자 동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에서 기후테크 산업의 규모화 자본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특히 탄소저감 잠재력이 높은 기술에 대한 투자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제 대표는 “인간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경제규모가 성장한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해왔다”며,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과의 강력한 상관관계를 어떻게 끊어 내느냐가 탄소중립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65%가 기후 및 지속가능성을 Top3 우선과제로 꼽고 있는데, 이것이 단순하게 옳은 일이고 도덕적인 정의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설득력 있는 자본시장 논리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기술만으로도 65%의 온실가스 감축”=제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혁신은 예상보다 빨리 오고 있고,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속가능성 혁신의 전제는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면서, 이를 통해 오히려 사업 성장을 일궈내는 것이며, 여기에는 기술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기후테크 산업 혁신으로 열리게 될 시장은 거대할 것으로 봤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넷제로를 달성할 때까지 기후테크 산업은 100~150조 달러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있는 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통해 65%의 온실가스 배출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제 대표는 신기술의 발달과 개발이 필요하지만, 이미 인류에게 주어져 있는 기술을 상업화하고 스케일업 하는 것만으로도 65%의 온실가스 감축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매력적 투자기회’…기후테크에 모이는 자본=미국 유수의 기업 및 투자자들은 이미 기후테크에 큰 돈을 걸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2020년 6월 20억 달러의 ‘Climate Pledge Fund’를 조성했으며, 트위터·우버·킥스타터 등에 초기 투자했던 전설적 투자자 Chris Sacca는 은퇴 후 다시 돌아와 ‘Lower Carbon Capital’을 출범시켰다. 2021년 1월에는 빌게이츠가 이끄는 Breakthrough Energy Ventures가 기후 혁신에 투자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두 번째 펀드를 조성하고, 2022년까지 그 규모를 22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또, 블랙록과 테마섹은 공동으로 탈탄소 솔루션에 투자하는 ‘Decarbonization Partners’를 설립해 10억 달러의 펀드를 조성했다.

지난해 전세계 VC(벤처캐피털)의 기후테크 분야 투자 규모는 총 3325건, 701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탄소저감 잠재력이 높은 기술 투자 미미해”=이와같이 글로벌 기후테크 투자규모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지난해와 같이 자본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제 대표는 그러나 국내의 경우 기후테크 상업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속성의 자본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후테크는 기존의 벤처캐피털 시장에서 주로 투자가 이뤄지던 모바일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같은 비즈니스와 다른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위험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 자본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기후테크 영역으로 자금을 흘려보내고, 다양한 속성의 자본들과 함께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여러 정책적인 지원,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영역별 자본의 수요와 공급 사이의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3년 대비 2019년에는 벤처투자 총투자규모가 40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2019년 기후테크 투자 비중은 글로벌 벤처캐피털 투자의 6%에 불과했고, 2020년에는 14%를 차지했다.

제 대표는 무엇보다 탄소저감 잠재력이 높은 기술에 대한 투자는 미미하고, 경량 EV와 마이크로모빌리티와 같은 저감 잠재력이 적은 기술에 투자액이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제 대표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저감 잠재력이 가장 높은 기술 15개 중 상위 5개가 탄소배출 저감량의 총 80%를 차지하는데 여기에 투자한 비중은 2013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누계로 볼 때 25%에 불과하다. 반면 각각 저감 잠재력 3%, 0.4%를 차지하는 경량 EV와 마이크로모빌리티는 전체 투자액의 60%와 9%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