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 힘 쏟는 ‘소부장’…글로벌 강자 되려면

프린트

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국산화 힘 쏟는 ‘소부장’…글로벌 강자 되려면 “전문인력 양상·가격경쟁력” 숙제…‘소부장뿌리 기술대전’ 강소기업

기사입력2023-10-30 11:59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은 세계 톱 수준입니다. 하지만, 양산하는 기술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설계 엔지니어를 키워야 합니다. 그래야 글로벌 반도체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습니다.”

‘2023 소부장뿌리 기술대전’에서 만난 자율주행차와 반도체 관련 전문가의 말이다. 이외에도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및 뿌리기업의 전문가 말을 빌리면, ‘품질은 월등하지만, 가격과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로 모아졌다. 그래야 지금의 수준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 글로벌 강자로 우뚝 설 수 있다는 말이다.

올해 ‘2023 소부장뿌리 기술대전’은 ‘2023 하반기 붐업코리아 수출 상담회’와 연계해 진행했다. 수출상담회와 원스톱 수출 수주 지원단에서 기업들이 모여 상담을 받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기계장비·반도체·조선 등 글로벌 공급망 확대 위해 노력

지난 10월18일부터 2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소부장뿌리 기술대전’에서는 금형, 부품, 표면처리, 반도체, 배터리 등 국내 산업의 근간인 소부장 및 뿌리기업의 기술력을 확인하고, 미래성을 점쳐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올해에는 ‘2023 하반기 붐업코리아 수출 상담회’와 연계해, 국내 소부장 및 뿌리기업의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고 수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코트라(KOTRA) 글로벌공급망실 소재부품장비팀 오정훈 과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그동안 각기 열렸던 산업전시회를 연계해 오픈했다”며, “그럼으로써 바이어들이 자유롭게 다른 국내기업을 만나 수출상담도 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행사로 열리는 붐업코리아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3회차다. 그런데 이번 회차가 규모나 성과면에서 역대 최고”라며, “해외 바이어 700개사, 행사에 참여한 국내기업이 3000개사다. 예상되는 성과만 2억 달러(약 2717억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전년도 행사 때 최종 실적은 1억4000만 달러(약 1902억원)였다. 첫날에 이미 전년 행사 실적을 상회했으니 의미 있는 숫자라 할 수 있다.

오정훈 과장은 “전년도에는 참여했던 기업도 K뷰티 혹은 K푸드 같은 소비재 위주였는데, 이번 행사에는 소부장, 방위산업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주목했다”고 했다.

실제로 참가기업의 40% 이상은 우리나라의 기계장비나 자동차, 조선, 반도체 관련 기업이었다. 바이어 역시 애플, 보잉, GM, 소니, 셰플러 등 국내 중소기업이 쉽게 접촉할 수 없었던 글로벌 바이어들이 상담을 진행했다.

오 과장은 “그동안 글로벌 바이어들이 한국에 오면 행사를 마친 후 바로 귀국하는 일정이었지만, 이번에는 지자체와 연계해 지방에 있는 기업과 만날 수 있도록 추진했다”며, “인천, 대전, 오송, 부산, 전남 등으로 바이어들과 함께 찾아가는 일정을 짰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과 지방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 기대했다.

(사)시흥시소부장경영인협회 김창수 사무총장이 고무로 만든 고임목과 태양광 입자를 통해 발전하는 투명 LED를 보여주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지역 경제 살리는 강소기업…수출 판로 확대 위해 ‘적극’

지역 강소기업의 수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주최 측에서 적극적으로 글로벌 기업과 매칭을 주도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도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소부장뿌리 기술대전에서도 같은 지역사회에 속한 기업들이 한데 뭉쳐 만든 부스가 눈에 띄었다.

행사장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사)시흥시소부장경영인협회 김창수 사무총장은 “시흥시에만 1만6000개의 기업이 있고, 이중 1만2000개의 기업이 제조기업이다. 이중 소부장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80~90%”라며, “그 기업 중에 4인 미만부터 300인 규모의 기업까지 다양하게 있는데, 특히 소규모 기업들은 정보교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기업에 판로, 구매경영, 홍보 등에 대한 이슈와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기 위해 협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현재 협회에 속한 회원 기업 수는 4000곳이며, 90여곳의 기업이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어 김 사무총장은 “한국 생태계가 대기업의 벤더, 또 그 벤더의 벤더인 경우가 많다”며,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일감이 줄고 있는데 인건비 등 경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계속 올라간다는 것이다. 새로운 협업을 통해 좀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 참여해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로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것”이라며, “시흥시소부장경영인협회에 속한 기업들은 플라스틱, 금속, 가공, 디자인 등 소규모로 테스트하고 시제품을 양산하기까지 특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며 협회에 속한 기업들의 대표 제품들을 소개했다. 먼저 정차한 자동차를 안정적으로 세워주는 고무로 만든 고임목의 경우 고무를 합성하는 기업부터 성형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품질도 국산을 따라오는 제품이 없을 정도로 퀄리티가 우수하다. 단, 문제는 가격이다. 외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판매량이 적다는 점이다.

태양광 입자를 통해 발전하는 투명 LED도 대표 제품이다. 평소에는 투명함을 유지하다가 전기가 들어가면 사인 이미지가 나오는 LED로 현재 LG와 활발하게 테스트하고 있다고 한다. 김 사무총장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나온 투명 LED는 정밀한 표현이 힘들었지만, 이 제품은 도트피치가 좁아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플람 주식회사에서 개발한 플라즈마 표면처리 장비는 손을 갖다 대도 데미지가 없을 정도로 저온을 자랑한다.

충북기업공동관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금강기업은 중장비 라디에이터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고, 이외에 레이저 장비를 활용한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크레인이나 지게차의 엔진이 과열되지 않도록 냉각기에 들어가는 커버 등이다.

임종우 과장은 “엘리베이터 부품 제작을 시작으로 2년 6개월 전부터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데, 작년 기준 매출을 38억원 정도 달성했다. 중국, 인도 등 수출이 30~40% 정도 차지한다”며, “원자재를 봤을 때 우리 제품이 튼튼하다는 인식이 있다. 생산성도 중요하지만, 품질을 먼저 추구하기 때문에 고객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양극재특화단지에 앞서 있는 포항에서는 배터리 기술을 들고나왔다. 경북테크노파크 미래사업추진단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 홍순기 선임연구원은 “우리 센터에서는 사용 배터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용 배터리 사업이란, 전기차를 폐차하고 난 뒤에 시험장비들을 사용해 배터리 재사용이나 재활용이 가능한지 등급별로 나눠 D등급까지 분리해 양극재, 음극재 등으로 해체한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말했다.

이어 “성능 테스트에서 80% 이상이 나와야 재사용이 가능하다. 재사용은 소형 모빌리티에 활용한다”며, “작은 셀 하나하나가 단위별로 커다랗게 뭉쳐져 있다. 이 셀 하나하나 성능 테스트를 한다. 시범 테스트를 한 후, 문제가 없으면 한국환경공단에 넘겨주는 시스템이다. 이후 공단 측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는 공매에 부친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북테크노파크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의 배터리 검사를 하고 있는데, 요즘에는 배터리가 많이 들어오는 추세는 아니라고 한다. 2021년까지는 보조금을 받은 폐차는 무조건 배터리가 들어오도록 의무화했지만, 지금은 강제사항은 아니기 때문이다.

홍 선임연구원은 “배터리를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한다는 것은 폐차 이후에도 리사이클이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나마 친환경이라 할 수 있다”며, “현재는 하루에 검사할 수 있는 분량은 1개다. 검사속도를 높이기 위해 테스트 장비를 시스템화해 하루에 최소한 20~30개, 한 달에 1000개 이상 할 수 있도록 늘리기 위해 시범사업 중”이라고 밝혔다.

작지만 강하다…미래 먹거리 확보 위한 기술력 경쟁 치열

국내 소부장 업계는 2019년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기업의 경쟁력 가치를 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후 비약적인 기술력의 성장을 이뤘고 글로벌에서도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그동안 이뤘던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충북기업공동관의 금강기업이 선보인 중장비 라디에이터 및 레이저 장비를 활용한 가공품(사진 위). 휴비스에서 들고나온 400℃의 온도에서도 타지 않는 슈퍼섬유로 만든 방화복(사진 가운데).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촉매용 담채를 쎄노텍이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사진 아래). ©중기이코노미

플람 주식회사는 플라즈마 표면처리 장비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감종혁 차장은 “보통 쓰이는 산업 분야가 OLED인데, 공정 전에 플라즈마 처리를 하면 세정이나 코팅, 본딩, 합착 등의 과정이나 공정에서 접착 효과가 향상된다”며, “우리만의 경쟁력은 저온 플라즈마를 개발했다는 점이다. 타사의 경우 플라즈마가 정비돼 있을 때 150~200℃ 이상 온도가 올라가는데, 우리는 60~70℃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설명했다.

감 차장에 따르면, 모든 산업 분야는 전자회로가 있어 전자가 통하기 마련인데, 고온으로 플라즈마 처리를 하면 열 때문에 데미지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저온 기술이 중요하다. 현재 삼성, 엘지 등 국내의 대기업이 플람의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400℃의 온도에서도 타지 않는 슈퍼섬유를 들고나온 기업도 있다. 휴비스 이현영 차장은 중기이코노미에 메타아라미드라는 소재에 대해 설명했다. 이 차장은 “2006년도에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개발했고, 2012년도에 국산화를 해 상업화를 진행했다”며, “19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고, 이 중 80%가 수출로 이룬 결과”라고 했다.

그동안 수입하고 있던 제품을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업체도 눈에 띄었다. ㈜유니테크(UNITECH)는 자동차, 선박, 에너지 분야에 활용되는 접착제를 만드는 기업이다. 유니테크 기술연구소 신종필 연구소장은 “그동안 수입해서 쓰이고 있던 제품을 국산화했다. 본격적으로 국산화가 된 시점은 2008~2010년이다. 현재도 메인 배터리 같은 경우 초기 개발 시 글로벌사를 쓰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은 국산화에 성공해 많이 쓰이고 있다”며, “자동차나 선박은 내구성이 매우 중요한데, 한번 접착하고 나면 15~30년은 쓸 수 있다. 그만큼 품질은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동등 이상의 수준이면서 가격은 저렴하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또한, “우리는 개발속도를 올리기 위해 측정하는 장비도 자체적으로 다 가지고 있다. 실험장비만 200개 넘는다. 이런 이유로 보통 개발하는데 2~3년 정도 걸리지만, 우리는 1년 혹은 8개월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촉매용 담채를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도 있다. ㈜쎄노텍 관계자는 “촉매는 모든 화학 공정에 들어가 반응의 엔탈피를 높여주거나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며, “보통 금, 백금, 은, 희귀금속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보니 면적을 최대한 늘려줘야 촉매 반응이 잘 일어난다. 그래서 촉매 물질을 입히기 위한 몸체가 금속으로 만들면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세라믹으로 촉매용 담채를 만들어 코팅해 화학회사에 쓰인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촉매용 담채를 국산화해 올해 화학회사에 납품했다”며, “국산화하다 보니 고객사의 주문대로 맞춰 생산해 줄 수 있다”고 국산화의 장점에 대해 추가 설명했다.

경북테크노파크의 홍순기 선임연구원이 셀 하나하나가 단위별로 커다랗게 뭉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셀 하나하나 성능 테스트를 거친 후, 재사용이 결정된다(사진 위).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부스에 마련된 자율주행차가 여러 센서를 통해 공간인지를 하고 있는 모습 시연(사진 가운데). 스맥의 관계자가 머시닝 센터 장비를 보여주고 있다(사진 아래). ©중기이코노미

㈜스맥(SMEC)은 금형가공이나 부품가공에 쓰이는 머시닝 센터 장비를 들고 왔다. 박진범 경인 지사장은 “부품, 금형가공부터 알루미늄 부품, 케이스 가공, 절삭도 가능하다”며, “국내에서는 금속가공이나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주요 고객이며, 고객의 30%는 부품가공 쪽이다. 회사 매출의 60~70%는 주로 유럽, 미국 등 수출로 이뤄진다. 수출 비율도 매년 10~20%씩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는 유럽에서 중국 제품을 많이 썼는데, 최근 중국 제품에 관세가 붙어 가격이 오르면서 퀄리티가 더 높은 한국 제품으로 눈을 많이 돌리는 추세”라며, “예전에는 한국 제품이 비싸서 많이 못 썼던 기업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진행하는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옵토네스트(OptoNest)와 ㈜소모아이알은 광학렌즈를 만드는 유리를 같은 부스에서 선보였다. 옵토네스트 김덕봉 연구소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원적외선 광과 같은 긴 파장의 광을 투과시키는 광학렌즈를 만드는 유리 소재를 만들고 있다”며, “이런 광은 온도정보를 가지고 있다. 1000℃ 이상의 높은 온도는 엔진이나 금속을 구성하는 부품들을 망가뜨린다. 그래서 자동차 내연기관에서 나오는 열의 분포나 항공기 뒤 제트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의 분포, 열적 안정성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모아이알의 렌즈는 원적외선 유리 소재로 투과된 빛이 화면의 센서에 집속 되도록 한다.

가전제품, 반도체, 방위산업, 자동차 등 모든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연마제를 들고나온 ㈜월드브라스트에서는 가공 후 남아있는 잔여물인 버(burr)를 빠르게 없애는 기술을 보여줬다. 김창남 기술연구소장은 중기이코노미에 “플라스틱 연마제, 스펀지 연마제, 스테인레스, 알루미늄 등 종류가 다양하다”며, “그중에서도 스펀지 브라스트 기계는 미국에 이어 우리가 2년 전에 두번째로 개발했다. 기존의 연마제 위에 스펀지로 감싼 것으로 분진이 하나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자동차, 태양광 인버터, ESS(에너지 저장장치) 분야에서 집중 조명받고 있는 실리콘 카바이드의 국내 양산에 성공한 파워마스터반도체㈜는 70~80% 이상을 중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최원석 응용기술 이사는 “우리 회사는 실리콘 카바이드 분야에서 전 세계 5위권 안에 들었던 기업에서 일했던 엔지니어들로 구성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5년 정도 걸리던 양산 기간을 2~3년 안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며, “2019년도에 처음 출시했고, 2020년도에 양산 셋업을 거쳐 2021년도에 실리콘 카바이드 다이오드를 양산했다. 작년에는 실리콘 카바이드 모스펫을 릴리즈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대부분의 차에 실리콘 카바이드가 들어가 모듈 형태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그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다. 기술력 외에도 신뢰도가 있어야 한다”며 시장 선점의 중요성을 알렸다.

옵토네스트의 관계자가 광학렌즈를 만드는 유리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위). 가공 후 남아있는 잔여물인 버(burr)와 월드브라스트에서 생산한 연마제로 없앤 후의 모습(사진 가운데). 파워마스터반도체의 6인치 SIC 서버 모습, 이 칩을 디자인해 웨이퍼(wafer)를 만든다(사진 아래). ©중기이코노미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따라 기술력·경쟁력도 달리 키워야

국내 반도체와 미래차 기술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빠르게 재편되는 시장의 상황을 기술의 속도가 따라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전문인력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정 소재(Process Materials) 이슈와 기술 동향’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한 ㈜동진쎄미켐 전자재료 사업부문 반도체재료사업본부 복철규 연구위원은 한국의 반도체 미래성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세미나가 끝난 후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복철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는 잘하는데, 시스템 IC 반도체는 잘못하고 있다”며, “이유는 설계기술이 힘들어서다. 바로 설계 엔지니어들이 부족해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AI반도체 쪽에 디램(D-RAM)만 파니까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시스템 IC가 큰 시장이다. 그래서 관련한 설계 엔지니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래차인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IT융합부품연구센터 공간인지AI 연구팀 이종훈 팀장은 “자율주행이 되려면 카메라, 3D 센서, 센서들이 인지할 수 있는 센서와 통신 등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런 센서제어, 모듈 등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우리나라 기술력은 글로벌 톱 수준”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말했다.

하지만, 미국·중국·이스라엘처럼 티어(Tier) 1 레벨은 아니다. 이유는 데이터가 들어온 이후의 센서 기술력이 등급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종훈 팀장은 “소프트웨어 기술은 빠르게 따라가고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데이터가 들어온 다음에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센서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센서 중에서 카메라 부분을 잘한다. 하지만 레이더, 라이더 등 3D로 주변을 인지할 수 있는 센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런 기술력이 부족한 이유는 인력적인 부분도 있다. 또한, 기존에 한국에서 이미 자리 잡은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나라가 더 앞서 있는 것도 분명히 있다”고 이유를 말했다.

현재 한국전자기술연구원에서는 3D 센서를 10여년간 연구했다고 한다. 그는 “차량에 계속 테스트하고 있다. 양산차는 아니더라도 특장차, 군용차에는 테스트를 계속하고 있다”며, “국산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능 자체는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지만, 신뢰성과 양산 단가를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