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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 피해 中企, 법적 조치 포기하기도”
기술침해 사건 지원 확대 필요성
- 기사입력2023-11-06 10:00
신지아 기자 (jiah1288@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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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업체 왓챠가 지난 10월 LG유플러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공정거래법상 사업활동 방해 혐의, 즉 ‘기술 탈취’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기술 탈취를 둘러싼 논란은 비즈니스 영역에서 자주 일어나는 분쟁으로, 특히 기업 간 파트너십 혹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이번 왓챠의 공정위 제소 역시 인수협상 과정에서 시작됐다. 경영난을 겪어왔던 왓챠는 지난해 7월부터 올 5월까지 장장 10개월 가량 LG유플러스와 투자협의를 했고, LG유플러스는 OTT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왓챠를 사들이려 했다. 그러나 인수가를 놓고 양사 간 이견이 있어 결렬됐는데, 한때 연합전선을 꿈꿨던 이들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게 됐다.의혹을 제기한 왓챠는 LG유플러스가 왓챠의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 기술 및 OTT 서비스 설계 자료 등 운영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한다. 관련해서 왓챠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를 통해 “10개월의 논의 기간 동안 OTT 추천 알고리즘 일체와 서비스 운영체계 관련 기술 일체가 LG유플러스로부터 탈취됐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반면 LG유플러스는 왓챠와 공유한 내용들이 경영권 협상 중 논의될 수 있는 통상적 수준이라고 맞서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중기이코노미를 통해 “양사 간 비밀유지 계약을 맺고 통상적인 인수합병 절차와 검토 과정에서 꼭 필요한 수준의 2번의 기술 실사 등을 거쳐 적법하게 진행했다”며 “일반적이고 상식선에서 이뤄진 절차였는데 왓챠의 대응이 과한 것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이번 사안의 쟁점은 기술 탈취를 통한 ‘신규 서비스 론칭 여부’가 될 전망이다. 왓챠의 OTT 관련 기술이 실제 LG유플러스의 신규 서비스와 유사한 지 여부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김해주 법무법인 창경 변호사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두 회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취득한 왓챠의 기술 정보를 자사의 서비스에 적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이용 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주 법무법인 창경 변호사는 중소기업의 기술 침해 사건에 대해 법률지원을 위한 제도 및 인력풀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이번 분쟁의 항뱡은 아직 알 수 없지만, 기술 탈취 논란은 장기화되거나 쉽게 해결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현행 법체계에서는 대기업의 기술 탈취 의혹이 제기될 경우 기술 탈취를 주장하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기술 부당이용,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상대 기업이 탈취된 기술을 유용했을 것이라는 사실은 상대 기업이 유용해 출시한 서비스나 제품의 생산 과정 및 설비, 공정, 세부 설계 및 구조 등을 살펴야 명확히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 정보가 모두 상대 기업에만 있는 경우가 많아 침해 입증이 쉽지 않은 경우가 다수이며, 강제수사 및 조사를 통해 그 정보에 일부 접근 가능한 수사기관이나 조사기관은 기술적인 한계로 침해 여부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또한 “이러한 사정 때문에 어떠한 기술이 침해됐는지 특정 하는 것조차도 오랜 기간 소요되는 등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어 대응 인력과 법무 예산에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으로서는 기술 유출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도 법적 조치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다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중소기업의 기술 침해 사건에 대해 법률지원을 위한 제도 및 인력풀을 더욱 확대하고 전담 수사, 조사기관의 기술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관련 증거가 침해 기업 측에 구조적으로 편재돼 있는 점을 고려해 소송에서의 입증 책임을 전환하거나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입법도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소기업의 기술보호를 위한 입법 지원 및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