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정책과 지출통제 실패가 세수오차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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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감세 정책과 지출통제 실패가 세수오차 원인” “세입·세출 조정 실패에 따른 세입위기”…조세정책 방향 전환해야

기사입력2023-12-01 11:4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획재정부가 대규모 세수오차가 발생한 것은 기업영업이익 급감, 자산시장 위축 등에 기인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한 가지 원인에 불과할 뿐이며, 최근 경기변동부터 정부 예산안 수립과정 영향 등 그 외 다른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성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센터가 30일 개최한 정책심포지엄에서 ‘세수오차인가, 세입위기인가:조세정책에 대한 진단과 제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홍 교수는 세수오차 원인으로 ▲예측이 어려운 급격한 경기변동 ▲경제성장 등 거시지표에 의존하는 전망 모형의 한계 ▲소득 및 자산 과세의 비중이 커지며 세수 변동성 확대 ▲조세 제도의 불안정성 ▲정부 예산안 수립과정의 영향 등을 꼽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17일 올해 국세수입은 예산 400조5000억원 대비 59조1000억원이 부족한 341조4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국세수입이 감소한 원인으로 기업영업이익 급감, 자산시장 위축 등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자료=기획재정부,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감세 정책과 지출통제 실패가 원인”=홍 교수는 특히 ‘정부의 예산안 수립과정의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했는데, 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제약과 지출통제 실패가 세수(과대추계) 오차를 방관할 여건을 조성했다고 했다.

홍 교수는 “만약 감세정책과 지출통제 실패가 세수오차의 원인이라면, 현재 상황을 단순히 세수오차 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현재 상황을 세입·세출 조정 실패에 따른 세입위기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정부가 지난해와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감세정책을 추진했는데, 이러한 정책방향은 최근 들어 보기 드문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세법개정안에서 감세를 표방하더라도 다른 세원 확보방안을 언급하며, 세수 중립성을 주장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의 지출통제 실패 또한 세수오차를 키웠는데, 홍 교수는 정부의 지출통제 실패 사례로 정부가 최근 대폭 삭감한 R&D 예산을 보완하기 위해 40개 사업증액을 추진한 것을 들었다. 원칙과 계획이 불명확한 정부의 지출 행보라는 지적이다.

◇위기에도 단기처방으로 대응하는 정부=감세정책으로 인한 제약과 지출통제의 실패가 원인이 돼 세수오차가 발생했고, 이러한 오차가 일정기간 지속되면서 세입의 위기, 적어도 위기의 전조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단기적 처방 위주로 대응하고 있다고 홍 교수는 평가했다.

한국금융연구센터가 지난달 30일 개최한 ‘한국의 경제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정책심포지엄. ©중기이코노미

홍 교수에 따르면, 정부는 유례없는 수준의 세수오차가 발생하자 잉여금, 기금(외평, 재정안정화), 불용액을 활용하며 대응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올해 들어 한국은행으로부터 누적 113조6000억원을 대출했는데, 이는 13년내 최대 규모이며 코로나 시기보다 많은 규모다. 올해 3분기까지 정부의 대출금 이자액은 15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지출대비 조세수입이 부족한 예산대비 세수오차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금활용, 일시대출금 이용과 같은 단기적 수단을 소진하고 나면 위기는 현실화 된다”고 우려하며,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찾아야 하고, 현재 상황이 세입·세출 조정 실패에 따른 세입위기라는 것을 직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