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확대 우려…각국 통상정책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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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불확실성 확대 우려…각국 통상정책 변화 주목 고금리와 주요국 경기회복 지연으로 세계경제 저성장 기조 지속

기사입력2023-12-23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24년 세계경제는 고금리 여파와 주요국 경기회복 지연으로 2% 후반의 낮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지속될 것으로 보여 각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홍지상 연구위원은 무역협회가 최근 개최한 ‘2024년 세계경제 통상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세계경제가 2% 후반의 성장세에 머물면서 세계 교역도 3% 초반의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 소비 시장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 지속으로 제한적인 수출 여건이 이어질 전망이나,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등 경기회복 요인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150억 달러 적자 예상=올해 수출은 전년대비 7.8% 감소한 6300억 달러, 수입은 11.8% 감소한 6450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150억 달러 적자가 예상된다. 홍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코로나19 시기 급증했던 ICT 수요가 감소했던 것이 올해 수출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기차 등 전기동력화 품목이 우리의 신수출성장동력으로 부상되고 있다고 했다.

중국과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온도차가 확대된 점도 올해 수출의 특징이다. 반도체 수출비중이 높고 생산기기가 밀집된 대중 수출비중은 크게 하락했고, 전기차 수출과 함께 자동차 수출비중이 높은 대미 수출은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3년 이후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대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1~10월 대중-대미 수출격차는 1.8%p로 축소됐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세계경제 저상장 기조 지속=내년 세계경제도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IMF, OECD 등 글로벌 전망기관들은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유로존 경기 하강, 통화긴축의 지속 등으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및 국제유가 등 방향성에 따라 수출 여건의 변동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주요국 경제여건을 보면, 미국의 경우 내년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여전히 견조한 고용과 고금리 여파로 인해 경기 하방압력이 상존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통화긴축을 지속하며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역성장을 보였던 독일은 내년에도 보합성장(0.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중 갈등, 선진국 수요 위축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위기심화, 고용소비 부진 등 대내 요인이 겹치며 4% 성장이 전망된다.

◇통상환경 불확실성 지속=내년 우리나라의 무역환경은 ▲글로벌 IT 수요 ▲지정학적 위기 ▲자국우선주의 확산 등 핵심 변수의 양상에 따라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전쟁, 자연재해, 질병, 테러 등이 상시화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거시환경 불확실성이 만연해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세를 제약할 전망이다.

통상환경을 살펴보면, 주요국이 동맹 등 유사입장국(like-minded)과 함께 공급망을 재편하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2024년은 ‘슈퍼 선거의 해’로 미국, EU 등 약 40개국이 리더십 변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자국우선주의는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개최한 ‘2024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 ©중기이코노미

이와 더불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확보를 둘러싼 국가간 경쟁도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여기에 대한국 수입규제도 유의해야 할 이슈다. 1~10월 한국에 대한 각국의 신규조사 개시 건수는 총 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에 달했다. 특히 미국의 조사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역수지 흑자 전환 전망=홍 연구위원은 내년도 무역·통상환경을 고려할 때 수출은 전년대비 7.9% 증가한 6800억 달러, 수입은 3.3% 증가한 6660억 달러, 무역수지 14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수출은 본격적인 AI산업의 성장과 함께 고대역폭 초고속 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가 IT수출 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우 전쟁의 장기화와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수입은 산유국의 감산 기조 및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내년도 국제유가(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 수준까지 완만하게 상승해 에너지 수입단가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출품목별로 살펴보면, 13대 주력 수출품목 모두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도체는 글로벌 IT 수요가 회복되고 재고 개선에 따른 메모리 단가 회복, 차세대 반도체 수요 확대 등으로 업황 회복이 전망되면서 21.9%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자동차 분야는 내년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구매수요 회복 가능성이 있고 전기차, SUV의 수출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3%의 수출 증가가 전망된다.

무선통신기기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확대와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7.1%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컴퓨터는 스마트폰, PC, 노트북 등 전방 IT기기 수요가 회복세로 전환되고 글로벌 제조사들의 감산이 확대돼 SSD(Solid State Drive)업황 회복에 따라 45.6%의 수출 증가가 전망된다.

가전 분야는 북미지역으로의 고효율 프리미엄 가전제품 수요가 확대되며 수출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특히 EU, 미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고효율, 친환경 제품에 집중하는 국내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