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메가시티 조성으로 지역균형 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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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비수도권 메가시티 조성으로 지역균형 확보를 교통·환경·불평등 등 부작용 파악하고, 균형발전 관점에서 접근해야

기사입력2023-12-28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인구감소, 수도권 인구집중, 지방소멸 위기 등에 대응해 지역의 생존전략으로 메가시티가 부상하고 있다. 메가시티 논의는 2021년 지방자치법 개정과 함께 특별지방자치단체 제도가 도입되며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구성 논의가 활발했으나, 지자체 간 복잡한 이해관계와 민선 지자체장 교체 등으로 지지부진해졌다.

전국적인 인구 감소와 수도권 인구집중이 계속되고, 이에따른 지방소멸 위기의식 등이 맞물려 그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데, 우선 메가시티 조성으로 발생할 부작용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지역 특유의 핵심역량을 창출해 전후방 연계산업을 키우는 지역균형발전 전략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꾸준하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서의 메가시티, 쟁점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최근 활발해진 메가시티 논의를 한층 진전시키고 국가 수준의 추진 동력을 확보하며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일 지역 차원이 아닌 전국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광역 차원의 논의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메가시티 검토 달라야=보고서는 메가시티 관련 정책을 크게 ▲메가시티 조성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과 ▲메가시티의 성장에 따른 행정체계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으로 구분했다.

메가시티 조성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으로는 지역 연합을 구성하거나 각종 인프라를 특정 지역에 선택과 집중하는 정책이다. 일본의 Super Mega Region 및 간사이 연합, 영국의 LEP 및 CA, 프랑스의 메트로폴, 미국의 MPO 및 COG 등의 사례가 있다. 과거 추진을 시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도 여기에 해당되는 사례다.

메가시티 성장에 따른 행정체계 불일치 해소 관련 정책으로는 행정경계의 합병 및 승급을 들 수 있다. 급격한 도시 확장에 따른 경계 일치를 위해 과거 미국과 최근 중국에서 이러한 행정구역 조정(현행화)이 빈번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로의 주변 지자체 편입 논의는 이러한 정책과 관련이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보고서는 메가시티에 대한 막연한 장밋빛 기대보다는 조성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혼잡비용, 특히 교통·환경 문제와 지가 상승 등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가시티 중 상당수는 도시 확장과정에서 공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주변부 확장 개발에 따른 원도심 쇠퇴와 같은 도시문제를 경험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메가시티 조성 효과는 수도권 메가시티와 비수도권 메가시티의 사례를 달리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미 완성된 수도권 메가시티는 집적의 이익에 의한 지수적 경제효과를 이미 향유하고 있기 때문에 행정구역 현행화에 따라 발생 가능한 각종 혼잡효과와 도시문제를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비수도권 메가시티의 경우, 특정 거점에 집중해서 살만한 도시환경을 조성해 지역 인구의 역외 유출을 막은 후, 거점을 중심으로 재차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으로서 충분한 경제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비수도권 메가시티 조성 통해 균형 확보를=지방소멸 대응전략으로서의 메가시티 구상에는 몇 가지 검토할 것이 있다. 우선 거점간 경쟁을 통한 균형이다.

보고서는 현재 서울권의 사례와 같이 단일한 메가시티에 집적 경제의 효과가 집중될 경우, 일종의 블랙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비수도권 지역의 메가시티 조성을 지원해 지역 간 중력적 균형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인구 4000만명 이상의 세계 최대 메가시티인 도쿄권(Tokyo greater area)을 보유하고 있으나 나고야 중심의 중부권, 오사카 중심의 관서권이 존재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다. 중국도 상하이, 광저우, 베이징, 선전, 우한, 청두 등 열개 이상의 메가시티가 경쟁하며 나름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메가시티 중심의 지역균형발전 정책도 검토해야 한다. 보고서는 현재까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기조가 상대적으로 열위에 놓인 지역에 지방교부금 지원 등 재정 재분배를 통한 지역 간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해당 전략이 지역균형발전에 실제로 유효했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앙부처 아닌 ‘광역 연합’ 개념 접근 필요=보고서는 현재의 국토 및 지역계획체계는 국가 차원에서 국토계획의 뚜렷한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강력한 지방분권을 지지하는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현재의 국토계획체계는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일반적인 개발전략을 제시하는데 그치고 있고, 지역균형발전 예산은 지역에 주도권이 있다기 보다는 중앙부처가 주도하는 특정 사업에 선정된 지자체에 지원하거나 중앙부처가 지자체의 균형발전 전략을 감독 심의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한계점도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비수도권의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서는 해외의 사례와 같이 광역 연합개념의 접근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지방단위에서의 메가시티화 성공여부는 인력, 자본, 기술 등이 꾸준히 유입될 수 있도록 매력적 지역으로 변모시킬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며, 그동안의 문어발식 지역산업 발전전략에서 벗어나 지역 특유의 핵심역량을 창출하고 전후방 연계산업의 수직적 확장과 심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