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리딩방 등 규제 공백…사업자에 포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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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코인리딩방 등 규제 공백…사업자에 포함을” 7월 시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피해방지책 미비하다

기사입력2024-01-15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및 그 시행을 위한 하위법령 등이 입법예고 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실질적인 규율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법률의 미비한 부문이 있어 제·개정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진홍 법무법인YK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최근 주최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현재 공포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만으로는 투명하고 안정적인 가상자산시장 구축에 한계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고 피해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개정 및 행정지도 등의 보완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올해 7월19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가상자산 이용자보호, 불공정거래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등에 관한 법률’에서의 규율보다는 보다 구체화 된 법률이지만, 가상자산 사업자 유형 분류 및 유형에 따른 규율, 가상자산의 발행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상충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입법과정에서 추가적인 규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부대의견이 제시된 바 있으며, 국회에서 추가적인 입법을 준비하고는 있다. 그러나 최 변호사는 2단계 입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2단계 입법 이전이더라도 자율규제 강화, 행정가이드 마련,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부분개정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가상자산시장의 규율체계를 완성해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공포된 가상자상이용자보호법과 관련해서는 ▲가상자산 사업자 범위 ▲이해상충 ▲불공정거래행위 감시체계 ▲시장 유동성 공급 ▲정보비대칭 해소 필요 등의 쟁점이 논의되고 있다.

◇가상자산 사업자 범위=최 변호사에 따르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2조 제2호가 구분하고 있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유형은 가상자산사업의 일부만 규정하고 있다. 법에 규정된 매매업, 중개업, 보관업 외에도 코인리딩방, 비수탁형 지갑사업자 등 서비스도 시장에 제공되고 있어, 이에 대한 규율 공백으로 인한 피해자 발생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코인리딩방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유사투자자문업에 대응되는 사업 유형으로, 가상자산을 이용한 사기범죄 피해자의 모집 통로 또는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한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가상자산 연계 유사수신 투자 피해신고 건수는 199건으로 2021년 119건 대비 67.2% 급증했다.

최 변호사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개정을 통해 코인리딩방, 비수탁형 지갑사업자에 대한 등록제 등 진입규제를 신설하고, 행위규제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가이드라인을 공표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각 사업 유형별 자율규제기관 설립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사업자로 하여금 이에 대한 가입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해상충=가상자산거래소는 증권회사, 중개기관, 보관기관, 감시기관 등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데, 해당 기능들은 업무의 성격상 이해상충의 가능성이 높다고 최 변호사는 진단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중개를 통한 중개수수료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경영상의 목적으로 부적합한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지원,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의 해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업체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는 독과점 시장의 경우 독과점 사업체의 의사결정에 의해 이용자의 선택권이 제한받게 될 수 있어, 각 기능의 미분리로 인한 부작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최 변호사는 자본시장법은 이해상충으로 인한 상장심사와 중개업무를 담당하는 회사를 분리하도록 하고 있고, 시장감시도 조직 및 기능을 분리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의 이상거래 감시업무를 거래소와 독립된 조직으로 하여금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향후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국제적 조사협력체계 구축 등을 고려한다면, 자본시장법상 거래소와 이를 담당할 법률상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공정거래행위 감시체계=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거래소에게 시장 감시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불공정거래 대응 능력 부족, 사업자 부담 가중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의 경우 거래정보가 한국거래소에 집중돼 있어, 이를 통해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검찰 등과 효율적인 공조체계 구축이 가능한다. 그러나 가상자산시장의 경우 수십여 개에 달하는 개별 사업자의 각별 거래정보로 인해 각 거래소가 검찰, 금융감독 당국과 효율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최 변호사는 통합적 시장감시시스템을 구축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시장 감시기능을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통합적 감시시스템은 이해상충으로 인한 감시기능 소홀을 예방하고, 객관적이고 균일하게 불공정거래 적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국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가상자산에 대한 시장감시가 가능해 감시 공백을 줄이고, 시장 감시 효율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감소할 것을 예상했다.

◇시장의 유동성 공급=최 변호사는 가산자산시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시세 왜곡 위험이 자본시장에 비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시세조정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고 있을 뿐 자본시장법과 달리 시장조성자 제도를 두고 있지 않다. 최 변호사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개정을 통해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하되, 시장조성행위의 공정한 수행을 담보하기 위해 이해상충을 먼저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시장조성제도가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시행령 등을 통해 악용방지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가산자산의 높은 변동성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 변호사는 테라, 루나의 코인런 사태 당시 거래소가 케이뱅크에 맡긴 예치금의 변동성이 부각된 바 있는데, 가상자산시장 리스크가 타 금융권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예치금 비율 관리 등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 비대칭 해소 필요=시행 예정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의 가상자산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 미비하다. 최 변호사는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상품설명 용어 및 작성원칙에 대해서도 쉬운 용어로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라는 대원칙이 적용되며,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은 금융투자상품 유형에 따른 제공 및 설명이 돼야 할 정보의 범위를 명확히 규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투자자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 제공을 위해 가상자산 설명서자료 등에 사용되는 전문적·기술적 용어들을 비기술적 용어로 표준화해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도록 하는 원칙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가상자산거래소에 거래지원 가상자산에 대한 일정범위의 정보공개 의무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