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中 제재…대선 앞두고 더 강경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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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美, 對中 제재…대선 앞두고 더 강경해질 것” 대중수출 감소에, 공급망 재편으로 韓 수출 전반적으로 줄어들 듯

기사입력2024-02-13 11:00

올해 세계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벤트로 단연 미국 대통령 선거가 꼽힌다. 11월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현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나 경쟁상대로 유력한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의 선택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경제 역시 미국 대선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놓여있다. 대미수출과 같은 직접적인 영향도 중요하지만, 대중수출이 받을 영향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특히 2023년 수출감소와 무역수지 적자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대중수출이기에, 선거를 앞둔 미국이 대중 압박을 어떻게 전개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대중수출 부진이 2023년 수출 전반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은 거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은 2022년보다 7.4% 감소했는데, 최대 수출처였던 중국으로의 수출이 1년만에 19.9%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대미수출은 크게 증가해, 미국이 중국을 재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처가 됐다. 2003년 이후 20년만의 일이다. 그러나, 대미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출이 감소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대중수출 추이가 올해 한국 전체 수출성적을 판가름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무역수지 역시 마찬가지다. 2023년 무역수지는 1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대중 무역적자의 규모가 180억 달러에 달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대중무역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31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2021년 당시만 해도 대중 무역수지는 24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대중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이 해 연간 흑자폭이 12억 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이후 2023년에는 1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대중수출 감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 강화가 부정적인 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다.

“대중 제재, 미 대선 앞두고 더 강경해질 전망”

최근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가 펴낸 ‘2024년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는 대선을 앞두고 더욱 촘촘하고 강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로는 “바이든 정부는 선거 캠페인 기간 공화당 후보의 공세에 대응하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통상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들었다. 또, “대선을 앞두고 미국 의회의 초당적인 반중 정서가 고조”된다는 점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자제품·철강·의약품 등의 대중국 수입 단계적 중단 등을 대선 공약”을 내세우고 있어, 백악관의 대중국 강경책을 요구하는 정치적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미 의회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보고서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소기준 특혜 배제, 중국의 반덤핑 우회 및 초국경 보조금에 대한 규제 확대, 경제강압 조치에 대한 보복성 관세인상 권한 도입 등” 중국 견제 법안이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내년에도 지속 추진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대선 과정에서 대중 제재가 더 강경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선거 이후에도 대중 견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조는 선거결과에 상관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면서도 통상법 301조에 의한 추가관세, 수출통제 등 대중국 정책을 대부분 계승”한 만큼 “바이든 트럼프 양당 후보 간 대중국 견제 기조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대중수출이 감소한 원인은 다양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 강화가 부정적인 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따라서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EU 주도의 공급망 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공급망 재편이 동맹국의 공조 압박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미국은 일본, 네덜란드, 한국 등 동맹국의 수출통제 및 투자제한 조치 동참 필요성을 지속 제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를 위한 한국 등 동맹국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냉전시대에 서방이 공산권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을 막기 위해 도입했던 코콤(COCOM)과 같은 다자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사실도 근거로 들었다.

이같은 대중 견제가 한국의 대중수출에 미칠 영향은 부정적이다. 직접적인 대중수출의 감소는 물론이고, 공급망 재편이 한국 수출을 전반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공급망 재편과 분절…한국 수출 감소로 연결

한국은행은 ‘최근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중 갈등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해외투자에 있어 경제적 요인 외에 지정학적 요인이 함께 고려”된 결과, “각국의 FDI(해외직접투자) 흐름에서 지역적 분절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글로벌 수출입 또한 미중간 교역을 중심으로 분절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와 교역이 분절화된 새로운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처럼 글로벌 교역이 분절되는 양상을 총 세 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해 분석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로 미국·중국·EU가 신성장산업에 대한 자급률 제고를 위해 이들 산업에 대한 무역장벽을 강화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해당산업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3% 내외 감소하고 글로벌 수출은 2% 내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글로벌 분절화가 전 제조업종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미·EU 우방국과 중·러 두 블록으로 나뉘어 블록간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블록내에서도 보호무역조치가 시행될 경우에는, 한국 수출은 최대 10% 내외 감소하고 글로벌 수출은 4%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화학, 기계, 전기전자 등 한국 주력산업의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마지막으로, 블록간 분절화가 심화되는 가운데에도 블록내 국가간 무역장벽이 완화될 경우에는 한국 수출 감소폭이 3%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블록간 대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블록내 국가간 통상협력을 통한 수출다변화로 상당부분 상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주요국들의 산업정책 및 무역규제 확대, 교역과 투자에서의 분절화 움직임,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 등과 같은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는 우리 경제에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고 진단했다.

위험 요인으로는, “우리 수출은 여전히 반도체·중국 등 일부 품목 또는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수입의 경우에도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의 핵심 원자재에 대한 대중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수출입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기회 요인으로는, “그간 우리기업들은 동남아시아 등으로 생산거점과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교역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여왔다”는 점과, “반도체·전기차·이차전지·바이오 등 대표적인 미래 핵심산업에서의 경쟁력”이 있어 변화하는 교역환경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