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공인에게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기회”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지역 상공인에게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기회” 신규고객 만나고 새로운 사업기회 얻어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어

기사입력2024-02-16 11:0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민대 플랫폼SME연구센터는 15일 ‘디지털 시대, 소상공인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1. 부산 서면역 지하상가에서 50대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오프라인 의류업체 ‘쯔’는 수십 년간 20~30대 남녀를 대상으로 캐주얼 의류를 판매해왔다. 오프라인 위주의 의류 판매는 계절에 따른 재고 문제가 있어 온라인 판매를 희망했지만 경험이 없어 망설이던 중, 부경대학교 SME디지털마케팅 서포터즈(이하 SME서포터즈)를 통해 네이버스토어 개설과 제작을 시작했고, 매장 내 재고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전략을 세웠다. 쯔는 스마트스토어 개설 이후 재고 상품등록, 상품 상세페이지 제작, 브랜드 로고 제작, 상품 동영상 촬영 및 검색광고를 진행했다. 관심도가 높은 상품으로 쇼핑라이프 상품을 구성하고, 타깃 연령대를 정해 멘트와 라이브 콘셉트를 구성해 판매를 진행한 결과, 매출이 약 40배 증가했다고 한다. 잠재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구매자 특성을 다양화하는 한편 재고 순환 및 매출 증대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2. 부산시에 위치한 ‘이도공감’은 텐트 등 캠퍼들을 위한 캠핑제품 제작·판매업체다. 이도공감은 100~200만원대까지 고가의 물품 위주로 구성돼 있고, 디지털 마케팅 경험이 부족해 온라인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온라인 카페 중심의 매니아층 구매가 주를 이뤄,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신규유입 방안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SME서포터즈는 고객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디지털 판매전략을 세웠다. 고가의 상품이기에 구매에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쇼핑라이브 종료 후 1~2일까지 라이브 특가 혜택을 제공했다. 알림받기 이벤트, 인스타그램 활성화 및 릴스 제작을 통해 신규고객도 확보하려 했다. 온라인 마케팅 결과, 검색광고를 통해 매출이 3.7배 늘었으며, 쇼핑검색 광고를 통해 클릭률도 약 2.8배 증가했고, 쇼핑라이브 결제금액도 약 6.7배 증가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3. 비건식당 겸 간편식 판매업체 ‘편한집밥’은 부산시에서 창업을 했다. 그런데 기존의 비건 단골고객 외에 논비건 신규고객의 유입이 없어 매출 정체를 겪고 있었다. 비건에 대한 막연한 맛의 편견이 존재해 경험이 없는 소비자들이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했지만, 이를 활용해 디지털 마케팅을 한 적이 없었던 편한집밥은 SME서포터즈와 협업을 통해 ‘집밥의 정성’이라는 콘셉트를 중심으로 스마트스토어 상세페이지와 검색광고 키워드를 교체했다. 또, 업체가 판매하는 간편식 상품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교실 콘셉트의 쇼핑라이브를 기획해 비건식 진입장벽을 낮추려 했다. 이밖에도, 스마트플레이스 등록, 숏클립, 상품관련 태그를 수정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했다. 그 결과 비건 간편식에 대한 신규고객이 늘어나는 등 쇼핑라이브 결제금액 약 3배 증가하고, 전체 매출 역시 약 2.5배 증가했다고 한다.

김정환 부경대학교 교수는 국민대 플랫폼SME연구센터가 15일 개최한 ‘디지털 시대, 소상공인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 세미나에서, 플랫폼을 활용한 지역내 소상공인의 이러한 온라인 판매 확장사례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이 소상공인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소상공인을 살릴 수 있는 여러가지 고민과 실험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은 여전히 열악=디지털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는 디지털 상공인이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상공인의 성장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 추세와 같은 흐름이다.

김정환 교수는 쿠팡, 네이버쇼핑 등 국내 이커머스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격적인 진출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활황이지만, 국내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소상공인 사업체 총 579만개 중 이커머스 실적이 있는 사업체는 약 53만개였으며, 2022년에는 총 415만개 중 약 46만개로 11.4% 비중을 차지했다. 2021년 기준 한국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은 OECD국가 중 하위 1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코로나 이후 일상회복이 이뤄지면서, 소상공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부채증가, 인건비 및 원자재 상승, 고금리 등으로 소상공인의 경영상황은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2년 소상공인 사업체당 연 매출은 전년대비 4.9%(약 900만원) 증가한 반면, 부채는 6.1%(약 1100만원) 증가했다.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경영애로사항으로는 경쟁심화(46.6%), 원재료비 상승(39.6%), 상권 쇠퇴(37.7%)가 주로 꼽혔는데, 오프라인 기반 소상공인의 경우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로 인해 체감수입이 감소했다.

김 교수는 비대면 경제의 확산으로 나타난 쇼핑 패턴과 행태 변화는 소상공인의 비즈니스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하지만, 소상공인은 인프라·전문인력·지식 부족 등으로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환 부경대학교 교수는 “지역 소상공인에게 이커머스 시장은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 다양한 사업기회를 획득할 수 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지역 소상공인에 기회 ‘디지털 전환’=김 교수는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소멸기업 약 73만5000개 중 소상공인이 약 72만5000개로 약 98.6%를 차지했다고 지적하고, 디지털 전환이 지역 소상공인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우선 지역 소상공인에게 디지털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촉매제 혹은 조력자(facilitator)가 필요하다고 했다. 소상공인은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으며,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온라인 비즈니스 운영에 있어 효율적인 기능을 제공해 판매자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상공인 다수가 1인 사업자이기에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거나 필요한 학습을 시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도울 수 있는 누군가의 역할이 필요하며, 고등교육기관이 해당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부경대 SME디지털 마케팅 서포터즈 활동 결과, 플랫폼을 통한 이커머스 시장 진출은 오프라인 사업자에게 새로운 기회이며, 매출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결국 사업자(플래폼소상공인)-지자체-대학 등이 연계해, 다양한 협업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교수는 지역 소상공인에게 이커머스 시장은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 다양한 사업기회를 획득할 수 있는 무대라며,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늘리고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사업자의 브랜드를 더 공고히 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소상공인은 하나의 기업이자 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