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뿐인 소상공인 지원책은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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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한시적’ 뿐인 소상공인 지원책은 한계가 있다 소상공인은 플랫폼 갑질 규제 입법 등 지속적인 대책 원한다

기사입력2024-02-17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전기요금 지원이 오는 21일부터 시작된다. 급격하게 오른 전기요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이지만, 한시적 사업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이 뿐만 아니다. 은행권의 자영업자 이자환급 역시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요청에 따른 일회성 사업이다. 고금리에 따른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한시적 지원이나 일회성 사업만으로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해결하기에는 역시 한계가 있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여야 양당에 전달한 정책과제에는 소상공인 사업장 신용카드 사용액 소득공제율 상향이나 온누리상품권 발행액 및 사용처 확대와 같은 정책들이 포함돼 있다. 한시적·일회성 사업과 달리 지속적으로 소상공인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언들이다.

일회성 사업과 달리 지속적으로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구조개선 성격의 제언 중에는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 제정도 포함됐다. 소상공인들이 플랫폼 공룡들의 갑질이나 반칙 문제를 크게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577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플랫폼 갑질 규제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결과, 소상공인의 84.3%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 제정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플랫폼과의 관계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과도한 수수료(49.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자사우대 15.4%, 최혜대우 요구 11.6% 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소상공인들의 인식을 정부 역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정위가 발표한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보면, “스타트업·소상공인·소비자들의 부담을 야기하는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보다 신속히 해소하기 위해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플랫폼 독과점 문제의 유형으로는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최혜대우 요구 등 반칙행위 등을 들었다.

공정위는 또 플랫폼 입점업체의 당면 애로사항을 해소하겠다면서, 높은 수수료율(모바일상품권), 광고비(숙박앱) 등을 예로 들기도 했다.

바람직한 방향성이지만, 최근 플랫폼 업계 등의 반대로 정부가 주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플랫폼 경쟁촉진법 초안을 공개하는 등의 입법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심지어 지난 8일 열린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한 민생토론회에서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한시적 지원들의 추진방안이 발표됐지만 플랫폼법 경쟁촉진법 제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소상공인들은 심각한 소비부진 여파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이 상황이 단시일 내에 해소되기도 힘들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14일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민간소비는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점을 반영해 기존 전망(1.8%)보다 소폭 낮은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소비부진의 여파는 소상공인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겪게 된다는 점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다양한 각도로 확인된 바다.

지금까지와 같은 일회성의 한시적 지원 역시 적합한 시기에 유효 적절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여기에 추가로,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경제의 구조를 개선하고 체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도 플랫폼 갑질 규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조속한 입법 추진과 실효성 있는 갑질 규제를 촉구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