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9곳…사외이사 찬성률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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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대기업 10곳 중 9곳…사외이사 찬성률 100% ‘거수기’ 역할…억대 연봉 받는 사외이사도 이사회 안건 100% 찬성

기사입력2024-03-13 13:52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23년 한 해 동안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100%인 대기업이 90.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대기업 사외이사 대부분이 안건에 찬성만 하는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억대 연봉을 받는 사외이사들이 100% 찬성만 한 대기업도 확인됐다.

13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100%인 기업은 조사대상인 181개사 중 163곳으로 90.1%에 달했다.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지난 8일 마감기준으로 주주총회소집공고 보고서를 제출한 181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100%인 기업 비율은 2022년 87.8%(159곳)에서 더 늘어나 90%를 넘어섰다. 10개 기업 중 9곳은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보류·기권 포함)를 한 번도 던지지 않은 셈이다. 조사대상 기업들의 전체 안건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찬성률은 99.3%에 달했다. 전체 찬성률은 1년전(99.4%)보다는 0.1%p 낮아졌지만, 여전히 99%를 웃돌았다.

매출 기준 30대 기업 중 비상장사 등을 제외한 14개사만을 보면, SK하이닉스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12개사는 찬성률이 100%였다.

평균연봉 1억원대 5개사도 사외이사 찬성률 100%

CEO스코어는 “특히 지난해 국내기업 가운데 첫 평균연봉 2억원이 넘어선 삼성전자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에 100% 찬성”하는 등 “국내 사외이사 연봉 1억클럽 기업들 가운데 5개 이상 기업의 사외이사들이 전체 이사회 안건에 100% 찬성표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외이사의 1인당 평균연봉이 2억원을 넘는 삼성전자(2억320만원)를 비롯, 현대자동차(1억1830만원), LG전자(1억430만원), 현대모비스(1억280만원), 삼성물산(1억4620만원) 등 5개사 사외이사들은 단 한번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CEO스코어는 “이 중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전년 대비 사외이사 1인당 평균급여가 11.5%, 9.8%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조사대상 기업 중 금융지주인 KB·신한·하나 3곳의 사외이사들도 모든 안건에 100%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기업 중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가장 낮은 기업은 유한양행으로, 찬성률이 90.0%였다. 유한양행은 전체 140건 중 찬성 126건, 보류 13건, 기권 1건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타법인 투자에 대한 안건 2개와 지분 매각에 대한 안건에 대해 내용 보완 및 추가 설명 요청을 사유로 보류 의견이 제시됐다.

SK가 90.7%로 뒤를 이었다. SK는 장동현 대표이사 및 조대식 사내이사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에 대한 안건 4개에 대해 사외이사 전원이 반대했다. 이외에 정관 일부 변경에 대한 주총 안건 상정의 건, 자회사 유상증자 참여 등에 대해 1명의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졌다.

이어서 SK하이닉스 91.4%, 한진 92.9%, 삼성중공업 92.9%, 엔씨소프트 93.7%, 네이버 94.9%, 한국전력공사 95.1%, 케이티 95.1%, 크래프톤 97.5% 순으로 집계됐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97.8%로, 1년전(96.9%)보다 0.9%p 늘어 개선됐다. 하지만 출석률이 90% 미만인 기업 수도 7곳에 이른다. 지난해 사외이사의 출석률이 가장 낮은 기업은 대한제강으로 72.7%에 불과했다. 이어서 남해화학 84.4%, KG모빌리티 86.0%, 에스디바이오센서 87.8%, LF 88.0% 순이었다.

사외이사의 높은 안건 찬성률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정위의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1년간 대기업 이사회 안건 7837건 중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55건(0.70%)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이를 두고 “이사회 견제 기능도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한 바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