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M 코드” 안에 미국시장 열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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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메리카 “BHM 코드” 안에 미국시장 열쇠 보인다 베이비부머 히스패닉 밀레니얼…코드 맞춘 접근법 필요

기사입력2014-07-16 14:45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구매력 있는 ‘젋은 노인’ 베이비 부머, 감성적이고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히스패닉, ‘주체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밀레니얼… 미국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이들 3대 소비계층을 공략할 마케팅 전략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KOTRA는 16일 ‘미국 시장 핵심 소비계층 공략 방안’ 보고서를 통해 소비특성과 히트상품, 적용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들 3대 소비계층은 지난해 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더딘 소비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지출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난 그룹이다.

©중기이코노미

먼저 1946년~19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부머(Baby Boomer)는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소매업계의 왕손님으로 환영받고 있다. 2010년 기준 미국 인구의 약 26%를 차지하지만, 미국 내 전체 재산의 약 60%를 보유하고 있다. 가처분 소득이 가장 높아 연간 지출 규모가 2.3조달러에 달한다.

이들에게서 하이테크 제품에 쩔쩔매고, 자식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할 것 같은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좋다. 인터넷을 능숙하게 사용하고, 젊은 외모와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지갑을 연다. 고가의 안티에이징 화장품이나 저칼로리 시리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주머니가 두둑하다 보니 손주에 대한 애정은 선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들이 주축이 된 조부모들은 손주의 교육과 의류, 장난감 등을 구매하기 위해 연간 520억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부모 구매가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난감 업계에서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피셔 프라이스나 토이저러스 등은 조부모용 섹션을 사이트 내 별도로 마련해 연령별로 선물할 만한 장난감을 추천하고 있다. 토이저러스는 한 발 더 나아가 베이비부머가 주회원인 미국 은퇴자 협회(AARP) 회원에게 약 20%의 할인을 제공한다.

히스패닉(Hispanics)도 파워 소비계층으로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인구의 16.3%를 차지해 연간 지출 규모가 1.2조달러에 달한다. 이민자 유입과 높은 출산율을 감안할 때, 2060년에는 히스패닉 비중이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지출 규모도 급증할 전망이다.

이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감성적일 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 등 인간관계를 중시한다. 이러한 성향은 소비패턴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잘 알려진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고, 시각, 청각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쇼핑을 즐긴다. SNS를 통해 가족과 친구들의 의견을 물어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도 높다.

전자렌지용 조리 기구 ‘렌지메이트’를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 펠리테크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펠리테크 관계자는 “가족 구성원이 많아 부엌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히스패닉 주부들이 주요 구매 고객인 것으로 보인다”라며 “히스패닉이 즐겨 찾는 냉동식품을 오븐 조리식품처럼 맛깔나게 데울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소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 제품은 빠르고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미국 내 최대 홈쇼핑 채널인 QVC의 방송 시간마다 매진을 기록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펠리테크는 지난해 하반기에 칠레, 베네수엘라 등 히스패닉 소비자의 본거지로도 첫 수출 길을 뚫었다.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로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도 영향력 있는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세대로 전체 인구의 23.5%를 차지한다. 연간 지출 규모는 1.3조 달러로 추산되는데 이들의 사회진출이 본격화되면 앞으로의 구매력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와 친숙하며 24시간 내내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 사회적 책임의식이 강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 등이 투영된 브랜드를 구매하고, 브랜드와 관계된 제반 활동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크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전문가보다 가족, 친구 등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공예 액세서리나 빈티지 제품 등을 사고파는 오픈마켓 엣지닷컴(www.etsy.com)도 밀레니얼 세대를 등에 업고 아마존이나 이베이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동반성장’이 성공 비결이다. 수제품 특성상 영세 규모의 판매자들은 동종 업계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덕분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다. 구매자는 독특하고 개성 있는 제품을 ‘득템’하는 동시에 영세한 판매자를 돕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라온아토, 비즈메이커 등 우리나라 수제 액세서리 업체들도 이 사이트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13만건 이상의 거래 실적을 낸 기업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