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년…참사가 되풀이되는 이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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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세월호 10년…참사가 되풀이되는 이유 무엇인가 참사의 예방과 대비 그리고 대응과 수습에 모두 실패한 정부

기사입력2024-04-16 10:5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24년 4월13일 토요일, 서울시청 앞에서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4·16기억문화제. <사진=4·16연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지만,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에 남은 상처와 먹먹함은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생명과 안전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여야 함을 다시금 일깨워줬지만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같은 아픔이 반복됐다. 참사의 예방과 대비 그리고 대응과 수습에 모두 실패한 것이다.

‘참사 이후는 달라야 한다’는 외침에도 안전한 세상은 아직도 멀다. 2022년 9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며, 사참위는 12개 분야의 세월호 참사 및 재난 일반에 관한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416연대는 12개 권고사항 중 ▲해양재난 수색구조 체계 개선 분야 만이 비교적 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책임 인정과 사과 ▲피해자 사찰 및 조사방해 행위 추가조사 ▲피해자 사찰 및 조사방해 방지 제도개선 ▲참사 피해자 및 피해 지역 지원 개선 ▲(가칭)중대재난조사위 설립 및 안전기본법 제정 ▲재난 피해자의 알권리 보장과 정보 제공·소통 방식 개선 ▲사회적 참사 기록 폐기 금지 및 공개·활용 방안 마련 등 6개 분야는 전혀 혹은 거의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 ▲재난 피해자의 인권침해 및 혐오 표현 확산 방지책 개선 등 5개 분야는 부분적으로 이행되고 있으나, 중심적인 권고사항이 이행되지 않아 권고의 핵심취지를 살리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은 단원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도착지였던 제주도를 출발해 단원고까지 이어지는 20일간의 시민행진을 했다. 노란 리본으로 상징되는 세월호 유가족 곁에는 보라색 리본을 단 이태원참사 유가족도 함께했다. ‘잊지 않겠다’ 약속했지만 10년 동안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그랬던 것처럼 대답하지 않는 국가를 향해 진실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행진단은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세월호 참사·이태원 참사 진실 왜곡·기억 지우기 중단 ▲세월호 참사·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책임 인정과 사과 ▲세월호 참사 미공개 정보 공개와 추가 진상조사 실시 ▲재난참사 책임 전가, 피해자 혐오·모독 중단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피해자 권리 특별법 제정 등 10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과 정부당국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경고는 10년 전에 있었다. 그동안 관련 제도가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이를 실행해야 할 정부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또 다른 참사를 낳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한 이태원참사 특별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행사로 입법이 좌절됐다. 10년후에도 이런 지적과 우려가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