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社가 장악한 스포츠산업 ‘속 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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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글로벌社가 장악한 스포츠산업 ‘속 빈 강정’ 나이키 등이 국내시장 70% 차지…국내 기업 대부분 영세업체 “지원 필요”

기사입력2015-07-16 19:00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스포츠산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산업이란 스포츠를 중심으로 형성된 다양한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크게 체육 관련 용품을 제조·판매하는 스포츠 용품 분야와 헬스클럽 등의 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스포츠 시설 분야, 경기나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는 스포츠 서비스 분야 등 3가지로 구성된다.

한국의 스포츠산업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9년 33조4560억원이던 국내 스포츠산업 매출액은 2013년 40조7690억원으로 5년새 22% 가량 증가했다. 특히 2013년 매출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85%를 차지해 스포츠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GDP 대비 스포츠산업 비중(약 3%)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9~2013년 기준 스포츠산업 매출액 현황

<자료=문화체육관광부>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국내 스포츠산업은 겉으로만 번듯한 모양새를 갖췄을 뿐,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턱없이 빈약한 모습을 하고 있다. 2013년 스포츠산업 매출액(신분류 기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포츠용품(50.3%) 분야만 보더라도,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회사들이 국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5일 주최한 2015 스포츠산업 콘퍼런스에서 송상호 경희대 경영컨설팅학과 교수 역시 “한국 스포츠 업계만큼 시장규모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이 약한 산업도 드물다”며 “브랜드 파워나 품질 면에서 모두 외국 기업에 밀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스포츠산업이 속 빈 강정이 된 데는 값싼 노동임금을 발전 동력으로 삼았던 탓이 크다. 성문정 한국스포츠개발원 정책개발실장은 “국가주도의 수출 지향적 성장전략이 지배하던 1970년대에 스포츠산업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스포츠 의류와 스포츠 신발류의 생산과 수출 등을 기초로 성장했다”며 “이러한 제조업 중심의 스포츠 관련 산업은 1990년대 이후 국내 노동임금이 급격히 오르자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며 연쇄도산하게 됐고, 그 틈을 몇몇 글로벌 브랜드가 파고들면서 국내 시장을 장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산업 종사자 수별 사업체 비율

<자료=문화체육관광부>

특히 성 실장은 “이미 해외 기업들에 잠식당한 국내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다시 접근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생산 공정 부문에선 이미 임금이 낮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밀리고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디자인이나 소재 등 기술 부문에선 선진국에 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 실장은 “이런 상황을 뛰어넘기 위해선 신제품 연구개발이나 품질혁신이 꼭 필요하지만 국내 스포츠산업체 대부분이 영세해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스포츠산업 종사자 수별 사업체 수(신분류 기준)에 따르면, 전체 9만493개 기업 가운데 1~4인으로 구성된 사업체가 86.3%(7만8061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5~9인 사업체(9.1%, 8246개), 10~19인 사업체(2.4%, 2216개) 등으로 나타났다. 20인 이상 사업체는 단 2.2%(1970개)에 불과했다.

결국 국내 스포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제도적, 행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2013년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스포츠관련 7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스포츠산업 매출증대 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2.1%가 정부지원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꼽기도 했다. 성 실장 역시 “현재 국내 기업들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정부가 나서서 시장을 주도할 기업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같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최근 스포츠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3년부터 5년에 걸쳐 총 2740억원을 투자, 관련 산업 지원에 나선 것이다. 최근엔 강소기업 육성에도 100억원을 투자, 양궁과 태권도, 배드민턴 등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의 용품을 제작하는 회사를 키우기로 했다.

문체부는 또한 산하 기관인 한국스포츠개발원을 통해 체육 관련 기업의 시설 개·보수, 설비, 연구개발, 원자재구입 등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스포츠산업 융자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스포츠 용품 생산업체에 최대 5억원, 스포츠 시설업체에 최대 30억원, 서비스업체의 경우엔 10억원까지 빌려준다. 이밖의 다양한 스포츠산업 지원사업 정보는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산업지원 홈페이지(www.spoi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