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달러 할랄시장 인증통용-비용지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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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1.3조달러 할랄시장 인증통용-비용지원 확대 인도·브라질 등 비이슬람국가가 대부분 수출 “한국도 합류해야”

기사입력2015-08-10 14: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식품연구원이 주최한 할랄엑스포코리아 컨퍼런스가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할랄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인도, 브라질, 호주 등 할랄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들 대부분은 비이슬람국가들이며, 한국도 그 대열에 합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아랍에미리트의 할랄인증기관인 걸프할랄센터 아사드 사자드(Asad Sajjad) 대표는 지난 7일 한국식품연구원이 주최한 할랄엑스포코리아 컨퍼런스에 참석해 “할랄 제품을 수출하는 10대 국가를 보면 비이슬람국가가 대부분이다. 한국도 적극적으로 할랄제품 생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에는 중국도 할랄 전시, 컨퍼런스 등을 열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할랄시장 수출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85%는 인도, 브라질, 호주, 미국 등 비이슬람국가다. 특히 인도의 할랄식품 교역량은 연간 210억달러를 넘는다고 사자드 대표는 밝혔다.

할랄(Halal)은 ‘이슬람교도들에게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로 돼지고기와 그 부산물, 짐승의 피, 알코올 등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제품을 말한다. 식품뿐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위생용품, 환자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할랄이 요구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세계 할랄 식품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1조3000억달러며, 이슬람교도는 2014년 기준 17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24%를 차지한다.

가장 큰 할랄 소비시장은 2억5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의 연간 할랄 식품 소비량은 700억달러며 유럽 대륙이 660억달러, 걸프협력회의(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가 260억달러, 미대륙이 130억달러 수준이다. 사자드 대표는 “할랄제품은 이슬람국가는 물론이고 비이슬람국가에도 팔 수 있다. 이제는 품질이 우수한 것만으로는 안 된다. 할랄제품이어야 수출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아직 한국의 할랄 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할랄시장 규모가 추산되지 않은 상태로 국내 유일한 할랄 인증기관인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로부터 인증을 받은 업체 수만 파악될 뿐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할랄 인증을 받은 업체는 134개, 인증품목은 450개다. 김치, 소스, 라면, 유제품 등이 주를 이룬다.

국내 인증을 받았으나 KMF의 공신력이 떨어져 해외 인증을 취득하는 기업들도 있다.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CJ, 풀무원, 남양유업 등 6개 기업은 말레이시아의 JAKIM 인증을 취득했다. 네네치킨은 치킨소스 27종을 이슬람협력기구로부터 인증을 받았고 SPC와 교촌은 미국의 IFANCA, 샘표와 대상 등 5개 기업은 인도네시아의 MUI 인증을 받았다. 중소기업들은 까다로운 인증과정과 비용 부담 때문에 해외 인증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으로 인증비용에 대한 부담은 다소 덜어질 전망이다. 최근 농림식품부가 발표한 할랄식품산업 발전 및 수출 활성화 대책에 따르면 올해 10억원 규모인 할랄인증 비용 지원액이 내년에는 20억원으로 확대된다. 국내 할랄인증기관의 인증시간을 단축시키고 할랄인증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국내 기업들을 돕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국 할랄인증의 국제 통용성도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말레이시아 인증기관인 JAKIM만 한국 할랄인증의 상호동등성을 인정했다. 한국의 KMF 인증을 취득하면 JAKIM 인증을 취득한 것과 동등한 효력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농식품부는 “올해 말에는 인도네시아의 MUI, 싱가포르의 MUIS, 아랍에미리트의 ESMA 등으로 확대해 해당 국가들과 할랄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