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성장성 있는데 “구조조정 옥석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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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기술력 성장성 있는데 “구조조정 옥석가려야” 한정화 중기청장, 시중은행장·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서 밝혀

기사입력2015-11-26 15:01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인 Y업체(부산 기장군)는 장기간 구조조정 부진에 따른 매출 정체와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11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영업이익이 74억원의 적자를 낸 터였다. 이때 거래 은행측이 지원에 나섰다. 우선 회생절차를 취하하고 곧바로 채권단을 소집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경영진단을 통해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은행은 채권상환을 올 연말까지 3.3%의 금리로 유예해 줬다. 이 업체는 다시 은행으로부터 시설자금 5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그 결과 지원받기 전에는 매출액이 795억원(2010년)이었던 것이 2014년 현재 1172억원으로 4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마이너스에서 1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메탈실리콘을 생산하는 H업체(강원 영월군)는 직원수가 10명에 불과하다. 2008년 창업이후 4년여간 기술개발을 통해 지금까지 해외수입에만 의존했던 메탈실리콘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4년간 기술개발에 올인한 탓에 영업이익은 늘 적자였다. 시중은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섰지만 이마저 어려웠다. 이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이 업체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보고 설비구축을 위한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등 8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그 결과 일본 킨세이, 한화케미칼 등 거래처로부터 수주량이 급증했다. 2013년 매출액 12억8900만원에서 2014년 5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7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중진공의 과감한 지원이 ‘마중물 효과’를 가져다 준 셈이다.

부실한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옥석을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청은 26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업·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6개 시중은행장 및 중소기업진흥공단·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 4개 정책금융기관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은행권이 175개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피해받지 않도록 협조를 구했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경기 체질 개선을 위해 지금이 구조조정을 할 적기”라면서도 “자칫 기술력과 성장성은 있지만 일시적인 경영지표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까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한 청장은 이어 “지난 10월 범정부 차원에서 ‘성실 실패자’와 재기 지원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 내년부터 신보·기보 등을 통해 연대보증을 완전히 면제하는 등 창업 및 재도전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며 “시중은행에서도 다각적인 평가를 통해 기업들의 실패이력 보다는 성공가능성을 보고 옥석 가리기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평가를 일률적으로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술력, 사업성 등 미래잠재력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만큼 다양한 평가기법을 통해 신중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