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급성장 印尼 “新品보다 지난 제품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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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화장품 급성장 印尼 “新品보다 지난 제품 적합” 화이트닝 인기…동일가격 정책·제품소개 뷰티어드바이저 중요

기사입력2016-07-05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류를 등에 업고 인도네시아 화장품시장을 공략하라. 인도네시아 화장품 마케팅 전문가 나성민 대표(함께함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화장품 산업 규모는 2013년 기준 약 10억달러로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매년 화장품 시장이 15% 내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한류 마케팅 전략을 활용한다면 2억5000만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의 시장 잠재력은 무한하다.

보건산업진흥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년 화장품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세계화장품 시장 규모는 2598억달러, 전년대비 4.3% 성장했다. 향후 2019년까지 3300억달러까지, 연평균 4.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화장품 시장규모 및 증가율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또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시장 규모 상위 15개 중에서 중국, 일본, 한국, 인도를 제외하면 미국을 포함 북중남미 그리고 유럽 국가 일색이다. 인도네시아를 포함 아시아와 중동 국가는 찾아 볼 수 없다. 아시아와 중동시장은 선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란 의미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전체 인구의 88%가 무슬림이지만 이슬람교를 국교로 채택하지 않아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복장과 화장은 다른 이슬람 국가와 비교해 자유롭다. 경제력이 조금만 뒷받침된다면 화장품 시장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존재하는 셈이다.

주요국의 화장품 시장규모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세계 화장품 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4.4%, 인도네시아 시장은 연 평균 15%로 4배 가량 빠르다. 여기에 한류 열풍까지 가세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기업의 성장 전망은 밝다. 한류를 활용한 한국기업의 마케팅과 함께 화장품 수출은 이미 시작됐고, 점차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진행한 ‘인도네시아 화장품 유망시장 진출 성공방안 세미나’에서 ‘함께함트’ 나성민 대표는 “인도네시아에서 유통되는 화장품 중 수입제품은 전체의 13%를 차지한다”며 “이중 한국화장품 수출 규모는 2014년 기준 460만달러”라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 기업이 인도네시아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산 화장품 수출 순위

<자료=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한국화장품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나 대표는 ▲무결점 피부, 화이트닝 제품 ▲다양한 행사, 친숙한 브랜드 만들기 ▲한류를 적극 활용한 마케킹 등 3가지를 제시했다.

◇무결점 피부, 화이트닝 제품=화장품 시장에서 특히 인도네시아인들은 화이트닝 제품에 열광한다.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유전적으로 피부색이 갈색이고 열대기후 탓에 인도네시아 여성의 85%가 어두운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여성 사이에서 흰피부는 상류층·귀족층 등 사회적 지위를 상징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흰피부 또는 뽀얀 피부로 만들어주는 제품이 인기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제품은 화이트닝 기능이 우수한 화장품으로 현지에서 평가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스쿨 오브 케이 뷰티(Schooi of K-beauty)라는 동영상을 제작, 라네즈 제품을 이용한 뷰티 노하우와 화장법을 매월 라네즈 인도네시아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의 방법을 통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모델은 송혜교인데, 라네즈 제품을 사용하면 인도네시아 여성들도 무결점의 하얀피부를 가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다양한 행사, 친숙한 브랜드 만들기=인도네시아는 몰 안에 쇼핑, 문화, 여가시설이 모여 있어 몰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이 형성돼 있다. 따라서 몰 안에서 화장품 매장을 갖추고 몰 내 큰 로비나 행사장에서 메이크업 시연 등과 같은 이벤트가 잦다.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은 민감한 제품이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인 소비자 공략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인형 메이크업’이란 주제로 인형과 같은 메이크업을 시연하는 워크숍, ‘결점없는 한국인 피부’라는 주제의 워크숍 개최 등 잠재고객인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다가가고 있다.

◇한류를 적극 활용한 마케킹=LG생활건강은 인도네시아에 50여개의 ‘더 페이스 숍’을 운영하고, 화장품 모델로 인도네시아인이 아닌 한국의 아이돌 가수 수지를 전면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라네즈 모델, 송혜교의 경우와 함께 한류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의 좋은 예다. 이외 모 케이블 방송사에서 진행한 ‘뷰티한류’ 프로젝트 역시 한류를 적극 활용한 경우다. 이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헤어·메이크업 패션 전문가 4명은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인들에게 한국의 트렌드와 기술을 전달했다.

아모레퍼시픽사 등 몇몇 기업의 특정 제품이 선전하고 있지만 한국의 화장품 기업에 인도네시아는 미개척지나 다름없다. 연윤열 원장(할랄산업아카데미 교육원)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 기업의 인도네시아 수출량은 전체 화장품 수출규모의 0.4%에 불과하다. 베트남(1%), 싱가포르(2%), 태국(3%)과도 비교된다.

기업별 인도네시아 진출 현황

<자료=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신대륙이나 다름없는 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기업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단기간 내 승부보다는 5년 이상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접근해야 한다는 인도네시아 마케팅 전문가의 지적이 있다. ‘인도네시아 화장품 유망시장 진출 성공방안 세미나’에서 인도네시아 화장품 유통마케팅 기업 카레나社 듀지타 리아나 팀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화장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이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5년까지는 투자단계로 보고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서 접근하라는 얘기다.

이외에도 듀지타 팀장은 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제품 ▲가격 ▲유통 ▲뷰티어드바이저 등 4가지 전략을 강조했다.

◇제품전략=그는 “아시아에서 유행이 가장 늦은 곳이 인도네시아”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에서 유행하는 최신 제품으로 진입하기 보다는 한국에서 출시된 지 6개월에서 1년이 지난 제품이 적합하다. 예를들어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아직 리퀴드형 파운데이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유행하는 쿠션파운데이션 제품을 내놓으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신제품을 자주 출시하기 보다는 분기별로 1개가 적당하다. 또, 습도가 높고 더운 인도네시아 기후특성을 고려해 성분과 텍스처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끈적임이 많은 크림제품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조언이다.

◇가격전략=듀지타 팀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화장품은 고가에 속한다”며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10달러에서 20달러 사이의 가격이 가장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동일한 1개 제품에 대해 동일한 가격정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소규모 코스매틱 숍에서나 백화점에서나 가격이 동일해야 소비자가 신뢰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유통전략=듀지타 팀장은 “유통채널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화장품의 주요 유통채널은 백화점이나 종합화장품 매장이며, 중산층 여성들이 주요고객이다. 주력제품이 1~5개로 소규모라면 미니마켓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미니매장은 번화가에 위치해있고 젊은층의 이용빈도가 높다. 단독매장은 신규브랜드나 프리미엄브랜드가 주로 이용하는 유통채널로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소요된다. 따라서 자신의 기업이나 제품의 타깃층에 맞는 유통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뷰티어드바이저=듀지타 팀장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뷰티어드바이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뷰티어드바이저는 화장품 매장에서 고객에게 화장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판매직원으로 이들과의 유대관계에 따라 매출액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뷰티어드바이저는 매출액의 15~20%의 수수료를 가져가는데 매출액에 따라 이직률도 높아 갑자기 이직할 경우 곤란해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