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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소진원칙’ 피하고 지재권 보호받으려면
계약서에 제한조항 포함하고, 포장·라벨에 재가공·재판매 제한 명시
- 기사입력2016-07-17 15:04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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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A사는 컴퓨터 데이터를 메모리로 전송·관리하는 방법으로 특허를 내 세계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지적소유권자가 계약기간 동안 타인에게 저작물을 사용할 것을 허락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다국적 반도체 제조기업 인텔(Intel)과 체결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인텔은 A사의 특허를 이용해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칩셋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다.
권리소진원칙에 따르면, 지재권 소유자는 제품을 판매했을 때나 기술을 양도했을 때 그 제품이나 기술의 권리를 다시 주장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특허 소유자가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제한조항을 포함하면 권리소진을 막을 수 있다.<자료=위키피디아>그러나 최종계약서에는 인텔제품을 이용해 컴퓨터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에는 라이선스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조항을 포함했다. 대만 전자회사 콴타(Quanta)는 A사의 특허를 사용한 인텔과 다른 업체의 제품을 조합한 다른 모델의 컴퓨터를 제조했다. A사는 특허침해를 받았다고 판단,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미 연방 대법원에 따르면, 인텔이 다른 업체에 한국기업의 특허가 포함한 부품을 합법적으로 판매했을 경우 한국기업의 특허권리는 소진됐다. 인텔과 한국기업 간 맺은 라이선스 계약서에 특별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콴타나 다른 업체에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미국 수출과정에서 국내업체와 해외업체 간 특허권 사용을 둘러싸고 ‘권리소진원칙’과 관련한 소송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수출업체들이 특허권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권리소진원칙(Doctrine of exhaustion of rights, First sale doctrine)이란 지식재산권이 포함돼 있는 제품을 재활용하거나 해당 제품을 복사(복제)해서 사용하는 경우와 같이 재판매를 위해 마련된 원칙이다. 상품이나 기술이 지재권 소유자의 손으로부터 벗어나 합법적으로 제3자에게 이전되는 경우, 원 지재권 소유자는 자기 권리를 소진하고, 제3자에게 배포권을 허락한 것으로 간주한다.즉 지재권 소유자는 제품을 판매했을 때나 기술을 양도했을 때, 그 제품이나 기술의 권리를 다시 주장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책을 구매한 후 더 저렴한 가격으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해도 작가가 재판매 행위에 대해 방해할 수 없고 침해라고 주장할 수 없는 것과 같다.그러나 특허 소유자가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제한조항을 포함하면 특허권리가 소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한국기업들이 미국 내 미국 지재권이 포함된 제품을 재가공하거나 재판매할 경우 제한조항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계약서를 폭넓게 작성하지 말고, 여러 계약서가 있을 경우 한 계약서를 위반해도 다른 계약은 유효하다는 조항이 있는지 유심히 봐야 한다. 제한조항이 존재한다면 권리소진원칙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위반하면 안된다. 만약 제한요건을 어길 경우, 특허침해가 될 수 있다. 미국의 특허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천문학적인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미국 지재권이 포함돼 있는 제품을 한국기업이 미국 안에서 판매하는 경우, 제품 포장과 라벨(label) 등에 재가공·재판매 제한을 명시해야 제3자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미국 국내시장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미국 특허 등의 지재권을 출원, 등록한 제품을 판매하면서 일회용 사용 제한과 같은 제한요건을 부여하고자 하는 경우 해당 내용을 해당 제품의 포장과 라벨 등에 명시하지 않으면 제3차 특허침해로부터 보호받기 어렵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