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처벌 강화해야한다는 정부…은폐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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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산재처벌 강화해야한다는 정부…은폐 해결책은 “처벌만 외칠 것이 아니라 산재 적극 찾아내야 한다” 의견도

기사입력2016-10-20 19:04

박소라 기자 (sora@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간담회에서 이 장관은 “한국 재해율이 선진국 대비 높다”며 산재 처벌 강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기이코노미

“산재 양벌규정 완화는 어렵다. 오히려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법 위반으로 인한 산재 발생 시 책임자를 처벌하는 법을 고쳐달라는 중소기업계 건의에 대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답변이다.

2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간담회에서 이 장관은 “한국 재해율이 선진국 대비 높다”며 산재 처벌 강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안전에 대해서만큼은 중소기업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주들이 나서야 근로자들도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뀐다. 꼭 좀 당부드린다”고도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 71조에서는 직원의 위법 행위로 산재가 발생한 경우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대기업은 관리책임자인 공장장·현장소장이, 중소기업은 대표자가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다. 사업주는 산재 예방을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면책 받을 수 있다.

사용자 쪽에서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콘트리트공업협동조합 심옥주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제조업에서는 불가피하게 산재가 발생하는데, 양벌규정으로 중소기업 대표가 처벌을 받을 경우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고의로 낸 사고가 아니라면 처벌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며 양벌규정 삭제를 요구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 때문에 산재 은폐가 발생한다고도 했다. 심 이사장은 “원하청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다 산재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원청은 패널티를 준다. 그러니 중소기업은 산재를 보고하지 않는 등 형사적 리스크를 감내하더라도 하도급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산재 발생 사업장은 대규모 정부 발주 건설사업 입찰이 제한된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을 강화하며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료율을 올린다. 양벌규정으로 전과 기록이 남은 기업주는 정부포상 시 추천 제한, 취업 제한, 피선거권 및 협동조합 임원 선임 제한, 출입국심사 강화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처벌 강화가 산재를 음지로 밀어 넣는다는 견해도 있다.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는 “하청업체는 원청과의 계약을 유지해야 하므로 산재 발생에 예민하다. 이는 하청 산재 근로자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의사를 만나서도 집에서 다쳤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제도 개선 요구도 나왔다. 근로자가 회사의 확인을 받아 근로복지공단에 급여를 청구하는 기존 방식을 바꿔, 담당의사가 산재를 판정하고 신고와 급여청구를 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정 노무사는 “정부의 정책 목표를 재해율 수치 낮추기가 아니라 산재 피해사례를 능동적으로 발굴해 적극적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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