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유로↑ 수출업체, 인증수출자 자격 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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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6천유로↑ 수출업체, 인증수출자 자격 얻어야 한·EU FTA 관세 감면혜택…中企, 사전판정제 통해 특혜적용 확인

기사입력2016-12-15 14:58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세관과 함께 하는 FTA돋보기 ②한·EU FTA…인증수출자(수출업체)

특정 국가간 무역증진을 위해 물자나 서비스 이동을 자유롭게 인정하는 특혜무역협정이 FTA(Free Trade Agreement)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모든 회원국에 ‘최혜국대우’를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최혜국대우는 어떤 상품에 최저관세율이 있을 경우, 이를 다른 나라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12월 현재 52개국과 총 15개의 FTA를 발효했다. 특히 지난해 발효된 한·중 FTA로 전체 교역에서 FTA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7%까지 확대되면서, 기업이 FTA를 활용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FTA 원산지규정이 복잡하고, 전문인력과 정보도 부족해 이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관세청이 발표한 ‘기업규모별 FTA 수출활용률’을 보면, 대기업은 79.3%인 반면 중소기업은 63.9%만이 FTA를 활용한다. 이에 중기이코노미는 서울세관과 함께 국가별 FTA를 살펴보고, 중소기업에 필요한 대응방안을 취재·보도한다.

EU는 세계 최대규모의 고소득 선진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EU(28개국)의 GDP 규모는 2014년 기준 18조2000억달러로 세계 최대 단일경제권이다. 그 규모가 미국(17조4000억달러)과 중국(10조3000억달러)보다 크다. 전세계 1인당 국민소득 상위 20위권 가운데 13개국(룩셈부르크, 스위스, 노르웨이, 덴마크 등)이 포함돼 있어 구매력도 있다. EU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우리나라 제3대 교역국이며, 투자 신고액 누계기준으로 보면 한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경제권이다.

2011년 7월 한·EU FTA 발효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의 무역수지는 적자를 벗어나고 있다. 발효 직후 EU 재정위기와 이란제재 등 대외요인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됐지만, 최근 EU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자동차와 FTA 수혜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다. 선박, 승용차, 자동차 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선박(-37.8%) 수출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5.6%)과 축전지(41.6%)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초 최대규모 철구조물(10억2000억달러)과 해양구조물(2억7000억달러) 수출이 전체 수출증가를 이끌었다. 한·EU FTA 발효 후 5년간 수혜품목 수출은 12.5% 늘었으며, FTA 발효 전 2.25%였던 한국의 EU 수입시장 점유율은 2.43%로 1.8%p 증가했다.

우선 농림수산물의 수출증가가 눈에 띈다. 농수산식품의 관세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총 수출규모는 1억7000억유로다. 전체 수출금액 대비 1% 수준에 불과하지만 FTA 수혜품목으로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발효 5년차인 2015년 7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주요 수출증가 품목은 조제(가공)품(88.1%), 라면을 포함한 인스턴트 면류(34.2%) 등이다.

화장품 수출도 비약적이다. 지난해 EU 화장품 수출증가율은 전년대비 67% 상승했다. 한류 확산에 따라 우리 제품 선호도가 늘어난 것이다. 아이 메이크업, 립글로스 등 색조 화장품이나 파우더류 등에서 수출증가세가 뚜렷하며, BB크림이나 마스크팩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화학공업제품도 연차를 거듭할수록 EU 수출이 증가했다. FTA 5년차인 2015년 7월부터 2016년 2월까지 FTA 수혜품목 수출은 18.1% 증가해 경쟁국인 일본(2.4%), 중국(8.5%), 대만(3.2%)을 압도했다.

산업별 FTA 활용 현황을 살펴보면, 연차별로 활용률이 가장 높은 산업은 플라스틱 고무 및 가죽제품과 기계류다. 4년 평균 89.5%의 활용률을 보이고 있다. 연차별로는 85%→89%→92%→92%로 증가추세다. 반면 활용률이 가장 낮은 산업은 농림수산물로 4년 평균 58.5%에 그쳤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활용률은 46%→51%→60%→77%로 늘고 있다.

영세 中企, ‘사전판정제도’ 활용해 특혜관세 적용여부 확인

EU는 원산지증명 발급시 자율증명제도와 수출국 관세당국이 검증하는 간접검증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수출자는 수출국 해당기관(세관, 상공회의소)에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아 수입자에게 제공하고 협정관세율을 부담한다. 수출자로부터 원산지증명서를 제공받은 수입자는 EU에 원산지신고서(Origin Declaration)를 제출해야 한다.

특혜관세대우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 수출자는 자국법에 따라 자율적으로 송품장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수기로 작성하는 경우에는 잉크를 사용해 대문자로 작성). 또 수출자는 공급자 또는 생산자의 진술서와 해당제품의 원산지 지위 그리고 원산지의정서 요건을 충족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관련서류를 사전에 갖추고 관세당국이 요청하면 제출해야 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다만 6000유로 이상을 수출하는 업체가 한·EU FTA에 따른 관세 감면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관세청으로부터 원산지 ‘인증수출자’ 지위를 얻어야 한다. 업체별, 품목별로 취득이 가능하다. 인증수출자로 지정되면, 관세당국으로부터 ‘세관인증번호’를 부여받은 후 원산지증명서를 수입자에게 제공할 때도 부수적인 서류제출이 면제되는 등 혜택이 주어진다. 2011년 3770개사가 인증수출자로 지정된 이후 매년 약 1000개사가 인증수출자 지위를 얻고 있다. 5년간 유효하며 완료 30일 이전에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

원산지증명은 수출국 관세당국에 의해 발급된 날로부터 12개월 동안 유효하며, 특혜관세대우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그 기간 내에 수입국 관세당국에 특혜대우 신청을 해야 한다.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해 필요한 품목분류, 원산지 등에 대해 의문이 있는 경우, 무역업자의 신청에 의해 관세청이 심사해 알려주는 ‘사전판정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특혜관세신청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줄여 영세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도입했다. 품목분류, 원산지 등에 관한 사전판정결과는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하며, 관세청의 사전판정결과에 대한 이해관계인의 재심 또는 불복청구권도 보장한다.